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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씨구, 출력과 산란광의 파장을 보아, 240MW라... 정확히 내가 예상한 대로였다. 즉, 우리는 최소 순양함이 포함되어 있는 적 분함대에 의해 몰리고 있으며, 우리가 적외선 센서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최소한의 추진만을 했다는 가정 하에, 지금까지 뿌려진 포드들의 위치를 통해 우리의 위치를 약 0.03광초 범위 이내로 유추할 수 있을 테고. 젠장맞을, 저 정도 출력의 레이저포라면, 2광초 내의 거리에서, 각속도 1/1000초/초로 그어줘도 우리 함선에겐 치명적이다.

다행인 점이라면, 포격은 우리에게도 약간의 정보는 제공한다는 것이다. 관측 포드가 파괴된 형상, 까마득한 진공 속에서 외롭게 떠다니던 원자 몇 개를 레이저가 스치고 지나가면서 발생한 미약한 복사광... 이런 것들을 사용하면 레이저의 궤적을, 다시 말해 한 30초 전쯤의 적함의 위치 확률분포를 표시해 줄 수 있다. 이것을 연달아 배치하면, 마찬가지로 적함이 관성 항행하고 있다는 가정 아래에 현재의 위치 확률분포 구할 수 있다. 범위가 좀 넓은 게 문제지. 일단 전술 AI가 표시한 적함의 예상 위치 확률분포를 전방위 홀로그램에 투사한 다음, 즉시 조타장에게 명령했다.

“자이로만을 사용해서 함수(艦首)를 위치 확률분포 중심점으로 반전. 전면투사면적 줄인다.”

“함, 함수 반전!”

조타장, 정신 차리시게. 자네 손가락에 우리 스물세 명 목숨이 걸렸소. 그래도 함선 운용 대부분이 자동화된 덕에 죽을 사람은 100년 전의 1/5로 줄어들었으니 긴장 좀 풀어도 좋을 텐데.

자이로가 맹렬히 돌아가자, 용골에 부담이 가는 듯한 끼기긱 소리가 배의 동체를 타고 울렸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무리하게 자세제어용 추진기를 사용했다가는 적에게 탐지될 가능성이 컸다. 다행히도 우리 배는 빈약한 무장에 걸맞게 가늘고, 표면도 매끈한 축이었다. 기수를 제대로 적함에 향하고 있을 경우 RCS 및 센서에 의한 탐지 확률은 1/3 미만으로 떨어지며, 레이저에 의한 피격 확률은 더 낮아진다. 작은 배가 살아남으려면 장갑에 의존하지 않는 방법을 찾는 수밖에.

현재 알라라크의 관성 침로와 함수 방향이 이루는 각도는 약 60° 정도로, 그나마 희망적인 부분이었다. 90°를 넘어갈 경우 가속도를 변화시켜 예측사격을 막는 회피기동을 할 때, 속도를 깎아먹게 되는 불상사가 있으니까. 현재 항성을 기준으로 한 항행속력은 3000km/s, 0.01c. 추진계의 추력을 생각해 보자면 조금 더 속도를 늘려도 문제될 것은 없겠지만, 전술했다시피 지금 탐지될 여지를 만드는 것을 위험하다.


예전에 내가 판단대에 써서 내려다가 포기했던 스페이스 오페라 단편 초고에서 발췌.



기본적으로 내 머릿속에 있는 '머리 싸움이 있을 수 있는 우주전'의 양상은 이 정도인데

일단 이런 거의 문제는

1. 3차원이다. 2차원이라면 맵이라도 쓰지, 3차원이면 진짜 홀로그램 투사기가 개발되기 전에는 직관적으로 그려지지도 않음.

2. 벡터 연산이 매 턴마다 몇 개씩 나온다.

3. 세계관이 좀 막 나가기 시작하면 상대론적 효과를 고려하기 시작해야 한다.

4. 함선의 형상과 보고 있는 방향에 따라 RCS가 변하고, 적외선 발생량도 달라지고...


...이런 고로 무리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