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어 길동이가 롤을 한판한다고 하자.


시작하고 3분만에 탑, 미드, 정글 다 죽고 5분만에 0 대 7 뜨면 20분 칼서렌 치고 빠르게 리겜이 가능함.


꼭 롤이 아니어도 게임은 삘이 안온다 싶거나 팀이 별로면 빠르게 접기가 가능함.


게임이 아니어도 낚시, 독서, 그림, 악기 연주, 조립, 요리 등등 왠만한 취미는 시작하고 좀 아니다 싶으면 걍 판접고 다른거 하는게 가능.


낚시는 대 접고 차몰고 딴데가서 영화라도 보면 그만, 영화는 진짜 쓰레기면 욕하면서 영화관 나와도 그만...


근데 TRPG는 그게 안됨. 최대의 단점임.


진짜 정기적인 팀없이 TR하다보면 -사실 팀이 있다고 해도 발생하는 문제지만- 당일 모인 사람들 얼굴만 봐도 아 이판 망했다 하고 느낌이 옴.


그런데 문제가 망판확정이 떠도 판을 접고 딴거를 못해. 


얼굴 철판깔고 "아ㅈㅅ요 급한일이 생겨서ㅎㅎ;" 하고 튀는것도 예의가 아니거니와, 


만약 튄다 해도 판이 워낙 좁아서 남은 사람들이 뭔 작당을 벌일지 걱정되니 뒷통수가 따끔따끔하거든. 


그러면 결국 샤워는 한달동안 안한듯하고 자아는 비대하다 못해 기름으로 터질듯하면서 지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는 사람,


정규교육과정은 이수했는지 궁금해질 정도라 내 앞에 이게 정녕 나랑 같은 호모사피엔스 인가 아니면 허수아비 인가 하는 생각이 드는 사람,


기차화통삶아 먹은듯한 목청으로 주변에 대한 배려심이 없이 온갖 흰소리를 고래고래 꽥꽥 지껄이는 유사인류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는 사람,


자캐, 자작설정 자위에 여념이 없어 다른 사람 시간이나 귀는 신경쓰지도 않는 사람.


등등이 걸려도 이를 악물고 걍 해야함. 그리고 그 판은 즐거운 시간 이 아니라 고통의 시간 됨. 


자리에 앉기는 했으되 정신줄의 절반은 놨고 괜히 주변 사람들 시선이 신경쓰임. "소곤소곤...헐데박 억떡계 저런 사람들이 있찌?" 


옆에 앉은 트롤들이 우가우가 거리지만 유일하게 남은 문명인으로서 품위를 위해 억지로 "아, 예;;ㅎㅎ;;재밌네요ㅎ;" 하면서 괴로움을 삼키지. 


되지도 않는 미친 개드립과 귀여운척과 루니짓, 아무도 안물어 봤는데 혼자서 중중거리는 유사인류 속에 앉아 고행을 하다보면 내가 금쪽같은 주말에


왜 사서 고생을하나 이런 생각도 들고 옆에서 개소리한번 할때마다 괴로움 한번 꿀꺽 삼키면 다음부터는 꼭 주머니에 게비스콘 넣어 다녀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랜선이 빠져서..." 이런 핑계 대고 빠질 수 있는 OR하는 사람들이 부러워지기도 하고.  


결론: TRPG는 손절이 안되서 리스크가 큰 취미다.  




물론 TRPG하는 사람들이 다 찐따라는건 아님. 평범하고 정상적인 사람도 많음. 그런데 보통 웹으로 사람을 구인하다보니까 폭탄이 올지 정상이 올지 구분을 할 수 가 없는게 좀 그렇다는 얘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