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적당히 생각나는 대로 아래 잡설에 답변. 일단 저것들이 문제점인 건 맞다.
1. 탐사자들이 일에 뛰어들 동기나 의지
항상 고민되는 문제고, 그래서 사소한 일로 시작하거나, 혹은 외부에 쉽사리 발설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고 시작하는 게 추천됨. 외부에 쉽사리 발설할 수 없는 상황...의 예를 들어보자면 "벽 속의 쥐"에서 델 라 포어 가문의 조상은 자기 가문이 인신공양과 식인을 벌여온 사교도 집단이라는 진실에 직면해서 일가족을 몰살하고 영국을 떠났고, 진실은 가문 내에서만 비밀리 전래했었음. 일단 이 문제에 대해서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이런 걸 깔끔하게 처리한 쪽은 델타 그린. 일단 플레이어들은 모두 델타 그린 요원이라는 전제로 출발하는데 뭐 까라면 까는 거 아니겠냐? 정작 CoC는 7판에서도 유괴범들 추적하는 걸로 도입부를 여는 시나리오를 내는 거 보면 이런 거 생각은 확실히 부족한 듯. 아니 왜 예술가나 학자 같은 이들이 경찰 놔두고 유괴범 추적에 굳이 얽혀야 함?
2. 캐릭터 스킬 구성의 자유도 문제
원래 총기 / 탐색 / 듣기는 개쩌는 스킬 맞음. 그래서 일단 어느 캐릭터나 저 스킬들은 어느 정도 갖고 시작하는 거임. 다만 캐릭터 / 시나리오 전개에서 어느 정도 큰 틀을 맞추려면 시나리오의 뼈대와 캐릭터 생성을 어느 정도 연계시키는 게 편함. 대략 "어디서 뭘 할 거다..." 같은 식으로 시나리오 도입부를 이야기해 놓거나 반대로 캐릭터를 보고 어느 정도 시나리오에서 걔들의 "직업"이 쓰일만한 곳을 찾는 거지. 그리고 원래 CoC 자체의 직업 메커니즘은 "현실적인" 직업을 구현하는 쪽으로 방향이 주어져 있기 때문에 정작 플레이용으로는 Min/Max가 잘 안되는 것도 한 몫함. 예를 들어서 원작에서도 "광기의 산맥에서"의 주인공은 지질학자인데 딱히 자신의 지식을 활용해서 이득을 봤다거나 하는 부분은 안 나왔고, "시간의 그림자" 주인공은 경제학자였다?
3. 광기에 대한 처리
"왜 조금 놀란 거 가지고 정신병에 걸리냐"고 한다면 룰북에 나온 이성 까이는 사례를 제시해주면 됨. 정신을 차려보니 생매장 되어있거나 친구가 끔살당하는 걸 보면 0/1D6 까이고 자기가 고문당하면 0/1D10 까이니까 그 이상으로 이성이 날아가는 상황은 결코 "조금 놀라는" 수준은 아닐 거다 이거지. 광기로 인한 효과... 의 경우는 원래 룰북에도 그냥 안 굴리고 키퍼가 정할 수 있다고 나오니까 그렇게 하면 돼.
4. 탐사씬은 도망가도 전투씬에선 도망가지 않는다
좀 그런 경향이 있는데, 그럴 때는 대개 "제물"을 갈아넣거나 수나 질에서 "압도"시켜서 대등한 싸움을 할 수 없다는 걸 보여주면 됨. 예를 들어서 막 상대는 수십단위로 몰려든다거나 혹은 집채만한 괴물이 온다거나... 물론 그래도 정신을 못 차리면 그냥 싸우면 된다. 대신에 굳이 죽이지 않고 의식불명을 활용해서 줘패서 생포한 다음에 "제물로 바쳐지기 전에 탈출"을 유도하거나 적의 본진 내부에서 플레이어들이 사보타주를 하는(대개 그러다 죽겠지만) 방향으로 시나리오 노선을 좀 우회해야겠지. 혹은 "동행시켜 둔" NPC를 제물로 소모하던가. 그리고 총 든 다수의 사교도들이나 마법 쓰는 사교도는 웬만한 신화생물만큼 무서울 수 있다.
5. 단서의 처리
조낸 공감되는 부분. CoC를 하는 놈들이 모두가 크툴루 신화에 대해서 잘 아는 것도 아니고, 안다고 해도 단서를 보고 "추리"한다는 거 자체가 쉽지 않은 부분임. 일단 단서를 보는 거 자체도 판정에서 실패하면 뽀록이니 쉽지가 않고. 다만 강행 / 대성공 개념이 있고, Idea Roll 같은 게 있는 지금이 구판의 "한 번 실패하면 끝"인 체제보다는 낫다고 생각함. 일단 구판에서 단서를 관리할 때 쓰던 방법을 몇 가지 제시해 보면...
일단 단서 자체를 대놓고 공짜로 쥐어주는 대신에 추가적인 조건이 있어야 써먹을 수 있게 하는 방법이 있음. 예를 들어서 내용을 이해할 수 없게 적힌(암호화되었든 다른 언어로 쓰인 거든) 일기장이 책상 위에 놓인 방에 탐사자들이 들어가서, 별 판정 없이 그냥 일기장을 챙겨 나온다고 치자. 그러면 일기장 자체는 이제 얘들 손에 있으니까 이걸 읽을 방법을 찾는 시도 자체는 계속해서 여러 번 할 수 있음. 그럴 능력이 될 거 같은 NPC를 수소문해서 찾아간다거나 할 수 있겠지. 실패한다면 NPC의 입을 빌려서 또 다른 시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 되고. 혹은 아예 내용은 패스해버리고 그 NPC가 사교도들이나 신화생물과 한패였다는 전개를 바탕으로 진행해 볼 수 있고....
혹은 아예 단서를 얻을 기회를 여러 개 던져주고 하나 얻어걸리면 그걸 바탕으로 전개를 풀어나가는 방법도 있음. 예를 들어서 그냥은 못 읽는 일기장 / 사진 / 열리지 않는 상자가 있는 방에 탐사자들이 들어간다고 치고, 거기서 상자를 무사히 여는 데 성공하면 대놓고 최단 루트로 가고, 상자를 열지 못하고 파손시키거나 하면 일기장이나 사진을 가지고 정보를 찾아야 하게 전개한다는 거임. 물론 모두 실패하면 새로 단서를 던져줘야 한다는 건 변함이 없다..... 그래도 단서를 못 찾고 빌빌대는 게 빡친다면 아예 NPC를 통해서 대놓고 단서를 줘 버리면 됨. 물론 개연성이 없어보일 수 있는데, 그 부분은 사실 사교도나 신화생물이 탐사자들을 "낚기 위해서" 떡밥을 던진 거라고 전개하면 된다. 그 NPC가 한패일지 아니면 같이 낚인 걸로 칠 건지는 키퍼 마음이고.
그래서 답은 잘 모르겠으면 "원정대" 시나리오를 뛰는 거라고 생각함.
동기나 의지 - 원정대는 문명 세계를 떠난 상태인데 뭘 어떡하겠음? 문제가 생기면 자력으로 처리하던가 도망갈 수 밖에 없음.
스킬 구성 - 캐릭터 구성 전부터 "원정대"에 대해 명시하고, 문제가 없을 때는 각 탐사자들이 "과학적 조사"나 기지 정비 등에 스킬을 쓸 기회를 줌.
전투에서의 미도주 - 어차피 오지에 나온 원정대는 문제가 터지면 그걸 해결하고 문명 세계로 돌아가던가, 그냥 도망치거나, 거기서 죽을 수밖에 없음.
단서의 처리 - 남극 아닌 이상 현지인을 가이드로 고용할 수 있는 거 아니냐? 막히면 NPC를 써. 예를 들어서 늙은 주술사 같은 NPC 말이지.
광기에 대한 처리 - 이건 이런 시나리오라고 해서 딱히 다를 요소는 크게 없으니 패스.
조언은 개추야
오 도움되는 내용 ㄱㅅㄱㅅ
단서의 처리는 임기응변이 중요한듯. 아무리 잘 계획해놔도 플레이는 절대 그렇게 흘러가지 않으니까
ㅇㅇ 임기응변이 중요할 수밖에 없음. 그래서 아예 단서를 공짜로 주는 대신 100% 써먹으려면 추가 조건이 필요하게 만드는 게 유용하단 거. 그 추가 조건을 해결하는 걸 NPC에게 맡기면 키퍼가 단서의 내용을 확실히 건네줄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