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d류는 물론이거니와 심지어 dnd와 정 반대의 대척점에 서있다고 여겨지는 wod에서조차 민맥싱은 자주 보임.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게임들은 어떤 캐릭터를 생성하건 초반에 주어지는 기회자원은 동등하게 주어짐. 거기서 뭘 얼마나 찍고 어떤 특화로 가느냐로 캐릭터의 개성이 갈라지는 편이고. 그 과정에서 올라운더형 캐릭터 (소위 잡캐라고 불리는) 를 만들어서 어떤 상황에도 유연하게 대응은 가능한 캐릭터를 만드느냐, 아니면 특정 분야에서만큼은 고효율을 자랑하는 특화형 캐릭터를 만드느냐로 의견이 분분히 갈림.


근데 이게 꼭 전투의 효율때문에만 민맥싱을 하게되는가? 사실 난 아니라고 봄.

알피지에서 그 행동이 얼마나 인상적인가는 롤 플레잉도 좌우하지만 판정의 성공 유무를 절대 무시할 수 없음.

교섭굴림을 실패해놓고는 알피 잘했으니 성공했다고 주장할 수 없는것처럼 말임.


그렇다면 어떤 굴림이건 60프로 확률정도로 성공하는 캐릭터랑 한가지 전문분야만큼은 100프로 확률로 성공하는 캐릭터중 어느쪽이 더 강한 인상을 남기냐면 난 후자라고 생각함.

알피지는 현실이 아니고 현실처럼 불명확한 기준과 한없이 긴 템포로 흘러가지 않음.

엄연히 끝이 있고, 그 템포도 매우 짧으며 대부분의 한계와 현재 위치가 수치로 명문화되어있는 게임임.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주인공이나 등장인물들이 어떤 상황에서 그날 기분따라, 갑자기 가치관이 어물쩍 변해서 선언이 중구난방이 되곤 하던가?

반대로, 현실에서 어떤 상황에서도 아랑곳않고 융통성없이 한가지 신념만을 밀고나가면서 예외없이 한가지 노선만을 추구하면서 살던가?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알피지는 현실이 아니고 현실의 작법대로 흘러가지도 않음. 오히려 드라마 시리즈의 작법에 가까움.

온갖 복잡다단한 입체적인 캐릭터성을 표현할 시간이 현실만큼 넉넉하지 않음.

보통 그런 캐릭터를 만들겠다고 주장하면서 이도저도 아닌 캐릭터 만들어온 사람들은 캠페인 중간까지 자기도 캐릭터성을 어떻게 확립할지 감을 못잡아서 중구난방으로 오락가락하다가 큰 인상도 못남기고 잊혀지곤 함.

한가지 측면을 강조한 캐릭터들을 평면적이라고 얕보거나 꺼리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그렇게 느껴지지도 않거니와 캐릭터의 이야기도 중간에 길을 잃지 않고 훌륭하게 안착해서 하나의 스토리를 완성하는 경우가 더 많음.



그 과정에서 민맥싱이 도움이 되냐고? 엄청나게 되지. 다른건 몰라도 이 분야 하나만큼은 플레이어나 마스터나 누구나 내 캐릭터를 떠올린다는게 생각보다 큰 메리트임.

그게 은연중에 자기가 캐릭터 묘사를 할때 가이드라인이 되어주기도 함.

반대로 말하자면 다른 부분은 도움을 받아야 한단 뜻이기도 해서 다른 스폐셜티를 선택한 피시들에게 의지하거나 부탁을 하게됨. 여기서 피시들간의 상호작용이 일어나게되고.

올라운더 캐릭터는 이 거래가 보통 필요가 없거나 거래성공률이 낮음.

왠지는 카리스마 20찍은 전문화캐릭에게 교섭을 부탁할건지 카리스마 13찍은 올라운더 캐릭에게 부탁할건지 생각해보면 답이 나옴.


상호작용을 한다는건 서로의 캐릭터가 가진 욕망을 이해하고 그걸 제공해준다는 의미인데 보통 플레이어들끼리 서로 상호작용을 활발히하는 캠이 잘됐던 내 경험으로는 긍정적이라고 봄. 대체로 망한 캠들은 피시들끼리 서로 원하는게 없고 관심도 없어서 마스터가 개인세션xn명하던 캠들이 망했던거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고.


+

단점으로 인한 패널티는 받는거 없는데 장점들로 인한 꿀은 꾸준히 빨지않냐는 이야기도 보여서 추가함.

자기 캐릭터가 구르고 고난을 겪는게 좋다고 말하는 플레이어조차 자기 캐릭터가 뛰어들 시궁창의 타이밍과 주변환경과 그 때의 캐릭터의 상황을 자기가 모르거나 동의하지 않는 상황에서 주어지는걸 싫어함.

그게 당연한거임. 사람은 누구나 이득을 얻는것보다 리스크를 회피하는 방향을 택하니까.

그 단점을 꼭 마스터가 플레이어가 스트레스를 받을만큼의 패널티로 부여를 할 필요가 있나? 적당히 꿀 빨게 두면 안되는건지?

좀 더 정리해서 말하자면 캐릭터의 단점은 플레이어에게 그만큼의 처벌로서 부여하려고 존재하는게 아니라고 봄.

그 단점을 통해 이야기를 더 창출하기 위한 다른 면모임.

그렇다면 그 단점으로 인해 엄청 심각하고 고통스럽지 않은, 플레이어가 감당할만하고 즐길정도로 편한 정도의 시련을 주는게 뭐가 나쁘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