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니 TS가 되어 있을 때라고 생각한다.



...아니, 농담이 아니라, 잘 생각해봐.

성별이 하룻밤 사이에 변한다는 건,


내 의식도 하룻밤 사이에 변해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고,

'나'라고 하는 자아의 연속성이 허상일 수 있다는 걸 현실에서 실감한다는 이야기잖아.


사실, 냉정하게 생각해보자면, '하루 사이에 내 몸을 이루고 있는 분자들이 왕창 변해버렸다'라기보다는,

'나 자신이 미쳐서, 남자로 살아간 20년분의 기억을 만들어냈다'일 가능성이 훨씬 더 높지.


만약 그게 아니라면 더 문제지. 한 개인의 성별을, 아주 손쉽게 바꿔버릴 수 있는 초월적 존재가

내 삶에 간섭해 있다는 이야기잖아.

그리고 그 초월적 존재는 나를 언제든지 죽여버릴 수도, 중성으로 만들어 버릴 수도,

우리 사회를 박살낼 수도, 절대악이 될 수도, 절대선이 될 수도 있지.

내가 어떤 행동을 하든, 그 존재로부터 나는 벗어날 수 없다는 거야. 순식간에 세상은 아우슈비츠와 다를 게 없어지지.

어느 순간, 나는 세상에서 사라질 수도 있는 거라고, 그 누군가, '요제프 멩겔레'의 변덕만으로.




그런 의미에서,

부조리함으로 가득하고, 자신의 정체성조차 한 순간에 사라져 버릴 수 있는 세상에서,

어떻게든 한 명의 사람으로서 살아가고자 발버둥치는 주인공의 모습을 그리는,


TS 문학이야말로 진정한 실존주의의 후계자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