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나는 옛날에 불량중년님이랑 ORPG하면서 만났었음.


 대개 RPG 10년 20년 하는 사람들 보면 대충은 서로 누가 누군지 알잖아? 직접은 몰라도 한 다리 건너면 대충 소식 알고, 뭐하는 사람인지 알고 말이야. 근데 유독 불량중년에 대해서는 얘기를 들을 수가 없다. 얘기 들어보면 분명 컨벤션에도 참석했었고, 버스라잇을 꽤 오래했던 모 TR팀 소속이었던 거 같다는 추측은 있는데 진실은 끝내 알 수 없었음. 자기 프로파일 낮게 유지하는 걸 굉장히 신경썼어서. 당시에 쓰던 네이버 계정도 남의 주민번호였고. 심지어는 활동할 때도 닉네임 바꾸고 다른 사람인 척 하다가 아이피 주소로 걸린 적도 있었지. 그래서 몇 년이나 같이 논 사이인데도 여전히 그의 정체가 뭐였는지 아직도 궁금해하는 애들이 있다. 나도 개인적으로 얘기하면서 들은 개인사가 꽤 많긴 한데 이제는 그게 진짜인지 가짜인지도 모르겠고.


 그렇다 보니 한 번 연락 끊기니까 다시 찾기가 힘들더라. 마지막에 연락했을 때는 러시아로 출장간다고, 오면 D&D 4판 새로 출시된다니 그거나 하자고 했었는데... 다시 한 번 만나서 옛날에 미안했던 거 사과도 하고 얘기도 좀 하고 싶은데 아무래도 요원할 듯. ㅋ 과연 그는 인간이 맞는 걸까? 사이버세계에 존재하는 OR의 정령은 아니었던 걸까? 궁금하다. 하지만 그의 정체가 무엇이든 나는 상관 없다. 그 아재랑 다시 예전처럼 같이 노가리나 깔 수 있었으면 좋겠다.


 슈파. 자정이 되니 갑자기 감수성이 폭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