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에테르(Aether)란 그리스인들이 "위쪽 하늘"을 채우고 있다고 믿은 물질으로, 4원소설에서는 공기 = 에테르라고 봤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이게 천체 주변에 있으면서 천체의 "무한한" 운동의 동력원이 되는 거라고 여겨서 이걸 제5원소(Fifth Element)라고 칭함. 그리고 이게 좀 폼나게 말하는 다른 표현이 바로 퀀티센스(Quintessense)다. 애시당초 퀀티센스 자체가 제5원소의 라틴어 표현인 Quinta Essentia에서 나온 말이거든. 그리고 "야 그걸 그럼 지상에서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발상이 연금술의 시초가 됨.
하여간 에테르에 대한 관념은 이걸로 출발했는데... 점차 5원소설이 반박당하고 그러니까 단어의 의미가 좀 바뀌어서 이제는 "Something Invisible"스러운 뭔가가 있을 거 같으면 에테르라고 말해 보는 시대가 됨. 예를 들어서 뉴턴도 자기 이론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모든 공간에 다양한 밀도로 에테르가 차 있어서 그런 거" 식으로 설명을 했었음. 그래서 빛이 파동이라는 게 밝혀진 후에는 "야 그럼 그걸 전파하는 매질이 있겠네?"라고 해서 이걸 또 에테르라고 명명하고, 그다음에는 전자기 현상에 대해서도 이걸 갖다 설명하려는 시도가 나오면서 광학과 전자기학이 접목되는 계기가 됨. 그러다 "에테르(빛의 매질)의 존재를 입증하자!"라는 나름 좋은 의도로 마이켈슨-몰리 실험이 이루어졌는데...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근데 그래서 SoE는 왜 Aether가 아니라 Ether인 거야?
영국제라서 그런 듯.
Αἰθήρ라고 쓰기 힘들어서.
그리고 여담인데 그리스 신화에서 다루어지는 아이테르의 성질은 그나마 플라톤이 티마이오스에서 유비적으로 설명한 데까지가 상통하는 얘기고, 아리스토텔레스 자연철학 넘어가면 이미 지칭하는 대상이 달라지던 거로 기억함. 중세 스콜라 철학과 연금술로 넘어가면 한층 더 달라지고. 그거 때문에 17세기까지도 어떤 우주적인 원리나 힘인가, 혹은 물질화될 수 있는 대상인가에 대해 얘기가 많았던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