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image.php?id=39afc021&no=29bcc427b28277a16fb3dab004c86b6fc58f455ca050d53986cde0050e8c289dc9a6708c17c5efc193fe65b264e7e0497f0266a709c1





 http://shop.cokage.net/oma3rdgre.html 에 실린 동인 RPG. 별생각 없이 훑어봤는데 은근히 마음에 들어서 간단하게 리뷰.


 무대.

 현실과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세계. 그 세계에는 책에 요정이 살고 있고, 7세~13세 사이의 아이들은 가장 좋아하는 책에서 요정을 만날 수 있습니다. 아이와 만난 요정은 단짝으로서 함께 즐거운 매일매일을 보냅니다. 때로는 요정과 함께하는 아이만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발생합니다. 요정은 다른 요정이나 현실에 개입할 수 있지만, 인간은 요정에게 개입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요정과 함께 싸우는 스포츠(세계대회도 있다고!)일 수도 있고, 삐뚤어진 아이를 달래기 위한 도전일 수도 있고, 유혹과 위협으로 아이를 속이는 어른과의 싸움일 수도 있습니다.
 아이는 언제나 가장 좋아하는 책에서만 요정을 만날 수 있습니다. 가장 좋아하던 책이 달라지면 새로운 요정과 함께하게 됩니다. 13세가 되어 완전히 작별하게 될 때, 요정은 황금의 책갈피가 되어 영원히 남습니다. 


 규칙.

 아이와 요정 캐릭터를 별도로 작성. 아이는 힘/머리/마음(감수성?)의 3가지 능력치를 갖고, 요정은 거기에 대응하는 용기/지혜/행운의 능력치를 갖습니다. 판정이 필요할 경우 힘/머리/마음 중 적절한 하나를 고르고, 그 능력치 값에 2d6을 더한 결과값이 목표치를 넘으면 성공. 이 능력치들 사이에는 가위바위보 같은 상성이 있어서, 힘은 머리에 지고, 머리는 마음에 지고, 마음은 힘에 집니다.
 용기/지혜/행운도 마찬가지. 평소에는 그리 중요하지 않으나 전투시에는 상성에 따라서 판정에 사용하는 다이스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공격자와 방어자는 자신이 사용할 능력치를 동시에 공개하는데, 공격자가 우월한 상성일 경우 5d vs 0d, 같은 상성일 경우 5d vs 2d, 불리한 상성일 경우도 5d vs 4d로 승부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판정 결과 차이 만큼이 그대로 데미지로 들어옵니다.

 게임은 도입부/발전부/배틀부/결말부로 나뉘며, 발전부는 초등학생이라는 컨셉에 맞추어 다시 학교 파트/방과후 파트/목욕탕 파트로 나뉩니다. 해당 파트에 따라서 할 수 있는 일이 정해져 있습니다. 학교 파트에서 수업을 들으면 세션 동안 특정 능력치가 1 증가한다든가, 학교를 땡땡이치고 딴짓을 하러 갈 수 있지만 선생님에게 걸리면 혼나서 능력치에 페널티가 붙는다든가, 목욕하고 친구와 전화를 걸어 떠들며 사이가 가까워진다든가 하는 식으로. 정해진 회수만큼, 혹은 조건 달성시까지 발전부를 진행한 후 배틀부로 넘어가 결전을 벌이고 게임이 종료됩니다.

 규칙 중에서 가장 특이한 것은 '책'과 관련된 규칙입니다. 이 게임의 준비물에는 필기도구나 캐릭터 시트 같은 것 말고, 각 플레이어가 '가장 좋아하는 책 1권'을 가져올 필요가 있습니다. 일단 요정의 외모나 특성이 해당 책과 깊게 관련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며, 요정은 4개의 스킬을 갖는데 그 스킬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해당 책의 대사나 지문 중 하나를 읽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따라서 스킬과 책의 내용이 일치하거나 연관성이 있는 게 좋겠죠) 또한 자신의 캐릭터가 해당 책을 얼마나 좋아하는가를 어필함으로써 RA라는 포인트를 얻는데, 이 포인트를 소비해서 판정을 재굴림한다거나 다른 사람의 판정에 도움을 준다거나 싱크로 어택(기본적으로 전투에선 요정의 능력치만 사용하지만, 이걸 이용하면 아이의 능력치도 더할 수 있습니다)을 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감상.

 아이와 그 서포터를 함께 제작한다는 컨셉은 『피카부』를, 학생이라 학교 파트가 꽤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점 등에서는 『엘리시온』이 생각나는 작품이네요(물론 『디지몬』이나 『포켓몬』 시리즈도). 실제로 돌려보지는 않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도 따끈따끈하고 즐거울 것 같습니다. 유일하게 걸리는 부분은 공방에서 상성에 따라 결과값이 지나치게 크게 갈리는 점이네요. 능력치가 같다고 해도 상성에서 밀려버리면 주사위 기대값만으로 17.5의 차이가 나버리는데, 이 게임의 최대 HP는 40으로 설정되어 있는지라(정확히는 '40-모든 능력치의 합계'.)…. 이 부분이야 조절할 수 있겠지만.
 
 제작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 그리고 가장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은 역시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스킬 사용에 쓰이는 건 물론이고, RA를 소비해 할 수 있는 행동이 강력하므로 적극적으로 책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어필해야 하죠. 룰적으로 명시되어 있진 않지만 판정의 재굴림이나 응원 파트에도 어울리는 대사나 지문을 읽도록 한다면, 자신의 책을 다른 방향으로 다시 읽게 되는 즐거움이 있을 것 같습니다. 제작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남에게 알리고, 동시에 남이 좋아하는 책에 흥미를 갖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는데 일단 플레이 양상을 그려보면 꽤 그럴듯할 것 같습니다.

 개인 취향으로서는 가장 좋아하는 책이 바뀌면 이전의 요정과도 작별한다는 설정이 조금 마음에 들지 않고(13세에 영원한 이별을 할 터이니 그 이전에는 그냥 가장 좋아하는 책에 따라서 형태를 바꾼다 정도로 충분하지 않을까 싶어요), 이런 설정이라면 주역을 아동으로 제한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물론 전자는 그냥 고치면 되는 부분이고, 후자도 하고 싶다면야 적당한 이능물 게임에다 '스킬 사용시 책의 일부를 읽는다' + 'RA 관련 규칙을 덧붙인다' 정도로 하면 충분하겠지만요. 왜 이런 불만을 갖느냐면… 리플레이에 실린 초등학교 3학년 소녀가 가장 좋아하는 책이 『남자는 불끈불끈(원제 : 망상전사 야마모토)』이라서 너무 큰 위화감이 있었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