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소개할 물건은 좀 오래된 물건인 남방의 공포(Terror Australis).

좀 아는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고대 서양에서 남쪽에 있다고 믿었던 "미지의 남방 대륙(Terra Australis Incognita)"을 갖고 친 드립성 이름이고, 저기서 유래한 국명을 가진 국가...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호주 배경 서플. 대략 80년대 후반에 나온 물건이라 지금 보기엔 좀 많이 묘한 구석도 있지만 알게 뭐야.


배경
당연히 1920년대 호주가 배경인데... 태평양덕에 조낸 개깡촌이다. 일단 1920년대에는 장거리 항공편이 구려서 배 타고 입국하는 거 말고는 방법이 없고, 국제전화도 안 들어와서 외국과는 전보로 교신해야하고, 항공우편도 당연히 없음.


도시

시나리오 도중에 멜버른같은 도시들이 간략하게 설명되어 나오는 거 말고는 딱히 묘사 안 함. 80년대 서플이라 신경을 덜 쓴 것도 있겠고, 또한 이 서플먼트에서 다루는 주요 배경이 도시가 아니라 호주의 대자연 내지는 알체링가(Alcheringa)에 주로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도 한 몫함. 그러다보니 니알랏토텝의 가면 캠페인의 호주 시나리오에서 간략하게 도시 설명하는 게 이거보단 더 나을 지경. 사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고...


교통/통신수단

일단 각 주별로 교통수단은 그럭저럭 있고, 국내 항공편도 좀 있음. 다만 전화는 전국적인 교신이 안 되고 지역 내에서만 주로 통하는 상태라 전보로 교신하는 게 전국적인 통신수단임. 


사회상

이것도 호주 사투리하고, 어보리진들이 자연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나 그런 거 말고는 설명이 안 나옴. 뭔가 미친 거 같지만 전부 사실임. 그냥 적당히 미국이나 영국같은데 배경 서플이나 룰북 갖고 때우라는 거겠지 뭐.....


알체링가(Alcheringa)

이 서플의 진짜 내용물. 대략 "꿈의 시간(Dreamtime)" 정도로 번역 가능한 호주 원주민들이 믿던 "이세계"의 개념이고, CoC에서는 호주의 드림랜드로 간주됨. 다만 그래도 좀 중세급 문명이라도 있던 다른 동네 드림랜드와는 달리 이 동네는 사람이 제대로 산 적이 없는 호주가 배경이라 그런지 최소 4만년 전 시간대와 연동되어서 다른 데 드림랜드와는 대놓고 따로 놀고 있기 때문에 들어가면 드림랜드 특유의 제약에 걸려서 리얼 어보리진 수준의 기술만 남는다.... 드림랜드를 키퍼가 하자고 꼬시면 대개 총 같은 거 뺏고 마구 굴리려는 거라는 수작임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설정. 기본적으로 한 번에 여기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은 한정되는데... 현실 시간으로 체크하는 거고 알체링가에서는 "기본적으로는" 현실 1시간이 1주일이므로 딱히 디메리트는 없는 거 같다. 물론 키퍼가 주작질을 좀 해 볼 수도 있고. 누가 전에 케냐 서플갖고 파크라이 드립 치던데 이걸로는 파크라이 프라이멀이 되려나 싶다.


특징

일단 외지인은 다른 곳에서 드림랜드를 들락날락 했어도 여기는 그냥은 못 들어가는 반면에 어보리진들은 별 패널티가 없이 그냥 드림랜드 가듯 하면 됨. 외지인이 처음 알체링가에 들어가려면 아티팩트를 사용하거나 어보리진 쪽의 도움이 필요함. 심지어 알체링가와 현실세계가 연결된 통로로도 외지인들은 자력만으로는 못 들어감. 거기다가 알체링가 버전의 드림랜드 지식(Dream Lore)가 따로 존재해서, 이건 크툴루 신화와 별 관계도 없고, 통상 드림랜드 지식과도 연계가 없음. 또한 꿈의 노래(Dream Song)이라는 스킬이 있는데, 내부 시간대가 미친듯이 변하고 있는 경우 어느 정도 "안정화" 시킬 수 있음. 물론 이거도 외지인 놈들은 0%로 시작해야 함 ^^ 대놓고 "개같으면 어보리진 캐릭터를 파티에 넣거나 NPC의 도움을 빌리세요"라고 어필하는 내용이다...

 

야생동물

냅 야생동물. 문제는 알체링가의 시간대가 최소 수만년 전이기 때문에 대빵 큰 도마뱀인 메갈라니아나 주머니사자 등 지금은 볼 수 없는 호주 지역에 살던 맹수들이 나옴. 물론 드림랜드니까 플레이어에게 총 그런 거 없으므로 난이도가 개빡세질 수밖에 없음. 잘해야 철제도 아닌 날붙이나 둔기류 들고 싸워야 됨 ^^  


정령들

알체링가나 현실 호주에서 볼 수 있는 정령들로, 대략 어보리진 민담에 나오는 애들. 우리로 치면 도깨비 정도 포지션인 애들 이야기인데, 호주 스케일에 맞춰서 300피트 짜리 얼음 인간이나 그딴 거도 나오기 때문에 그냥 무시하면 좀 많이 곤란하다. 여담으로 뱀 인간들이 어보리진들에게는 "정령" 중 하나로 인식되는 상태인데, 사실 얘들도 대륙의 이동으로 호주가 독자적으로 분리된 이후에는 온 적이 없다가 이후에 지구의 드림랜드에서 알체링가로 넘어온 거라 백인들과 마찬가지로 외지인 침략자 포지션임.


신격체

일단 호주 민담에 나오는 신격체들도 어느 정도 인정하는 분위기. 예를 들어서 무지개뱀(Rainbow Snake)이 니알랏토텝의 화신과 적대관계라던가....


모든 박쥐들의 아버지(Father of the All Bats) = 어둠 속의 출몰자(Haunter In the Dark)

모래 박쥐의 교단(Cult of Sand Bat)이 숭배하는 니알랏토텝의 아바타. 얘를 숭배하는 교단 자체는 폭삭 망했었는데 외지에서 정신줄 좀 놓은 학자가 와서 다시 부활시킴. 일단 CoC에서는 어둠 속의 출몰자와 모든 박쥐들의 아버지를 동일한 아바타로 보고, 원작의 설정에 따라 빛에 약하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쿠르판가(Kurpannga)

"악마 딩고" 정도로 알려진 그레이트 올드 원. 주변을 황폐화시키는 능력을 가진 존재로 딱히 신도는 없음. 스탯은 그레이트 올드 원 치고는 그리 센 편이 아닌데 대신 그냥 옆에 서 있거나 짖기만해도 주변 애들의 스탯을 깔 수 있고, 인간 정도는 물리면 한방에 감. 물리 면역 그런 건 없는 대신 체력을 0으로 만들어봤자 알체링가 어딘가로 물러날 뿐이라는 설정임. 


신화생물

알체링가의 정령들이나 야생동물들 말고도 그럭저럭 있음.


날으는 폴립(Flying Polyp)

원작에서도 여기 산다고 나온 신화생물. 호주 민담에 나오는 바람불면 날려가서 목뼈가 부러질까 두려워하는 정령인 미미(Mimi)들과 얽히는 전개가 좀 나옴.


이스인(Yithian)

원래는 다들 날으는 폴립을 가둬놓고 정신만 빼서 도망갔지만 이 서플먼트의 모 시나리오에서는 안 도망가고 남아있던 애 중 하나가 위에 말한 정신줄 좀 놓은 학자한테 잡혀서 외계인 고문을 당하는 중이라는 설정임. 인텔 같은 데서 한다는 그 외계인 고문 맞다. 


시나리오  

3개가 있는데 가려둠. 사실상 2개인가?


와이림부라의 오만(Pride of Yirrimburra)

와이림부라라는 마을을 배경으로 하는 시나리오. 캐릭터 중 하나의 망나니 친척을 찾아서 여기까지 오는 걸로 시작하는데, 정작 친척은 얼마 못 가 죽어버리고, 최근에는 광산에서 해골들이 발견되고 그런 동네임. 그리고 이것저것 살펴보다보면 사실 이 마을 주민들 중 일부가 신성모독을 저질러서 어보리진과 분쟁을 일으켰다는 사실을 알게 됨. 다만 주민들이 어보리진들의 시체를 잘 감춘 덕에 증거가 없어서 무죄로 끝났다만, 수십년 뒤에 광산을 파다가 그때 감춰둔 시신들이 발굴된 데다가 사실 총 맞고 안 죽은 게 한 명 있어서....


옛 친구 번입(Old Fellow that Bunyip)

"강의 살인마(River Ripper)"라는 연쇄살인마가 돌아다니는 흉흉한 상황이 배경인 시나리오. 특이점은 기본 설명을 안 해주고 "진행하면서 파악하게" 하는 방식으로 나간다는 점 정도?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번입이 나오는데, 이 동네 번입은 조낸 세다....


사막 아래의 도시(City beneath the Sands)

좀 짬되는 플레이어에게 추천하는 시나리오....라는데 그도 그럴 것이 사실 이 물건의 정체는 니알랏토텝의 가면들 캠페인의 호주 시나리오의 "원본"이거든..... 니알랏토텝의 가면들 3판부터는 이 시나리오가 아예 책 내로 편입되고 호주 배경 옵션 몇 개가 더 붙은 "완성본(Complete)" 버전으로 나왔고, 이게 나올 당시에는 "마 쓰까 써라" 정도로 설명이 붙었었음. 또한 여기 나오는 모 NPC는 니알랏토텝의 가면 캠페인 뉴욕 시나리오에서 만날 기회도 나옴. 개인적으로는 걍 니알랏토텝의 가면들 책이 훨씬 최신 버전이니 그걸로 돌리는 걸 추천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