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건 던전월드 뿐만 아니라, 아포월드 기반 룰 전체에 해당하는 이야기이긴 한데.
던전월드는 아포월드랑 비슷하면서도 사실상 분위기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의외로 이걸 망각하기 쉬운 것 같다.
이를테면, 아포 월드의 컨셉 자체가 '세상이 대충 망하고 난 뒤...' 라서 매드맥스랑 북두의 권 같은거 떠올리기도 쉽고, 하나를 얻기 위해서는 다른 하나를 잃어야 한다는 상황을 플레이어들이 비교적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데,
던전 월드의 경우엔 대강 이야기 나왔다시피 본래 양덕들이 돌죽 같은거 하려고 만든 룰인것 같음. 실제로 그런거 하기에도 정말 좋은 룰이고. 근데 막상 던전월드 세션 돌아가는거 보면 일본식 라노베풍 판타지 활극물을 하거나, 좀 더 나가서 자캐딸을 하는게 더 많은 것 같음
물론 아포월드 기반 룰 자체가 서사에 뛰어나다던지, 이야기를 구성하기 쉽다던지, 규칙을 숙지하는게 그닥 힘들지 않다던지 하는 말은 다 맞음.
근데 그렇다고 해서 그게 아무 장르나 다 돌려도 되는 룰이라는건 아니고, 그런 의미에서 던전월드는 본래 사용의도랑 맞지 않는 게임플레이가 주요 메타가 되었기 때문에 평가절하를 받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건 기본적으로 룰이 구리다거나, 같이 하는 사람들의 역량이라거나 그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함.
던월은 안한지 좀 오래되긴 했는데, 예전부터 들었던 생각이다.
첫줄 개공감. 고대해가 괜히 소동레벨을 "올리라"고까지 하는데는 이유가 있음
근데 솔직히 말하면 나도 댄저씨다보니 게임에서 이기는 것을 우선적으로 추구하지, 손해보는 상황이 썩 익숙한건 아님.
그래서 아포 월드 계통 룰을 할 때는 더욱 더 게임의 분위기를 그런 쪽으로 푸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함. 아포월드는 주제나 방향성이 워낙 명확하게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그게 비교적 쉽게 되는데, 던월은 그렇게 잘 안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음
읽다보니까 좀 공감이 가네
그럼 던월로 장편 돌릴때도 돌죽처럼 돌리는게 좋아?
뭐, 꼭 그런건 아니고 반지의 제왕 같은거 하고 놀아도 됨. 다만 아포월드 계통 규칙의 테마(?)라고 할 수 있는 '뭔가를 얻으려면, 뭔가 사건이 발생해야 한다'에 충실하려면, 분위기 자체가 밝고 꺄삐한것보단 다소 비정해야 하지 않을까?
여행을 떠난 모험가 열 명 중 두세명만이 살아 돌아오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북쪽 변경 / 지난 수십년 동안 살아있는 사람의 출입을 허용한 적 없는 오래된 마법사의 무덤 / 늪지 한가운데에 있는 요새와의 연락이 갑자기 끊어졌고, PC들은 진상을 조사하러 간다 뭐 이런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