턀갤에서도 이미 여러 갤럼들이 비슷한 이야기를 하긴 했는데, 나는 이렇게 봄.
던월에서 괴물을 정의하는 것은 짧은 설명문구와 본능, 그리고 거기에 달린 태그다. 그것들을 해석해서, 플레이를 하는 전원이 이 괴물이 어떤 놈인지에 대한 대강의 공통된 이미지를 잡고 이 과정에서 디테일이 달라지는 거지. 똑같은 오크라도 이 팀에서의 오크와 저 팀에서의 오크는 플레이 내에서의 묘사가 완전히 다를 수도 있음. 심지어 같은 팀이라 해도 저번에 엔딩을 본 캠페인에서 나온 오크가 '대집단, 지능적, 조직적'(혈투사가 갖고 있는 태그지) 등의 태그를 위주로 해석해서 결과적으로 야만적이고 흉포한 유목 부족 같은 이미지였다면 이번에 새로 시작한 캠페인에서 나온 오크는 '신성, 마법적'(광전사와 애꾸눈, 암살수가 각각 갖고 있는 태그ㅇㅇ) 태그를 위주로 해석해서 결과적으로 엄격 진지 근엄한 광신도 집단 같은 이미지가 될 수도 있고. 내가 던월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가 이거임. 태그와 본능의 조합 및 해석에 따라서 같은 괴물로도 전혀 다른 이미지를 낼 수 있고 그게 전부 이야기에 반영된다는 거. 피해나 장갑, HP 같은 숫자들은 그저 게임 플레이를 위해 그 이미지를 구체화한 결과물인 거고. 말하자면, 숫자는 본능과 태그의 해석에 있어 공통된 합의를 이끌어내고 이야기의 일환으로 녹여내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인 거지.
그런데 이 부분에서 어려우면서도 또 던월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저러한 '최소한의 기준인 숫자'조차도, 이야기 내에선 전혀 다른 의미가 될 수 있다는 거. 예를 들어서 똑같이 전투에서 HP 1점 피해를 줬다 해도 동네 대장장이가 만든 철검으로 뒷산 고블린에게 대강 휘둘러서 입힌 피해 1점과 감히 죽음을 거부한 미라에게(던월 책 268페이지의 미라 설명을 보면 '다시 일어난다'고 되어 있음. 평범한 수단으로는 죽일 수 없고, 일시적으로 쓰러뜨리는 게 한계라고 해석할 수 있지) 앙심을 품은 사신이 캐릭터들에게 빌려준 황천의 횃불로 미라를 지져서 준 피해 1점을 비교해 보자고. 이야기 내에서 갖는 의미가 전혀 다르지?
어떨 때는 최소한의 기준이 되기도 하는 숫자가, (그 수치 자체는 똑같다 해도) 어떨 때는 이야기 내에서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음. 던월은 전형적인 '입문은 쉽지만 숙달은 어려운' 시스템이라고 본다. 그리고 그걸 이야기 내의 논리로 자연스럽게 해석해서는 의견통일을 이룰 수 있는 팀이 던월을 잘하는 팀이고(물론 어렵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조건이라고는 생각 안 한다).
답은 Harm Scale이 아니었을까 싶음.
ㄴ뭐야 그게?
AWE의 기본 피해 체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