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찬 보이보드인 '끔찍한' 그레고르는 세심히 짜여진 망토를 밤바람에 휘날리며 성채 위에 위풍당당한 기수(旗手)처럼 올라섰다. 아래쪽에 배치된 횃불들조차도 승리의 열기로 타오르는 장작불처럼 이글거리는 그의 눈빛에 비하면 희미한 빛에 불과해보일 정도였다.

나타시아 백작부인, 암캐들의 어미이자 뼈의 조각가인 그녀는 이제 곧 그을린 잿더미가 될 운명이었다. 백작부인의 구울들은 이미 성의 안마당에 쌓인 고깃덩이가 되어있었고, 그 찢겨진 살들에서 나는 역하고 자극적인 냄새가 올라와 그레고르의 매부리 코를 간질였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백작부인이 겁에 질린 꼴은 매우 아름다웠으며, 추격전은 아주 흥미진진했다. 그리고 백작부인이 흉벽의 막다른 골목에 내몰린 채 최후의 저항을 시도하는 모습은 거의- 예술이었다. 그의... "동맹"은 그레고르의 뜻에 개처럼 보일 정도로 순종했다. 물론 처음에 이들은 몹시 적대적으로 나왔지만, 그레고르의 숙달된 회유는 이 괴물들조차도  달랠 수 있었던 것이다. 지금의 그들은 거의 그레고르의 개들과도 같았다.

이제, 그레고르는 이 계곡의 어두운 카르파티아 산맥 봉우리들을 홀로 다스릴 수 있을 터였다. 그가 원하기만 하면 강에는 물 대신 피가 흐를 것이며, 그가 분부만 내리면 토양은 살로 양분을 취할 것이었다. 그는 큰 소리로 길게 웃었고, 웃음소리는 성의 텅 빈 전당들을 메아리치며 돌아왔다.

이 젊은 뱀파이어의 웃음은 돌들이 떨리는 것 같은 으르르거리는 소리에 중단됐다. 그레고르는 미소를 참으며 돌아보았다. 그의 곁에는 거대한 짐승이 서서 그의 주의를 끌기 위해 목을 가다듬고 있었다. 마치... 어떤 종류의 집사처럼 말이다. 그레고르는 뒤꿈치로 몸을 틀어 돌아서서 그 괴물의 황금빛 눈을 바라보았다.

"저것이 당신께 대항하는 마지막 뱀파이어입니까, 그레고르... 내 보이보드시여?" 짐승의 음성은 거의 인간과 같았다. 거의 말이다.

"그렇다." 그는 얇게 미소를 지었다. "저게 마지막이었다. 이제, 내 충실한 우군(友軍)이여, 우리는 밤의 패권을 장악했다." 그는 강조를 위해 과장되게 팔을 휘저었다. "나를 도와준 대가로 그대가 바라는 게 있을 거라고 생각되는군. 나 또한 기꺼이 그대의 청을 들어줄 것이다. 사실, 나는 그대의 명예를 기리기 위해 연회를 열 생각이다. 이 승리를 완성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의 미소는 칼처럼 날카로웠다. "무엇이 그대의... 욕망에 부합할까? 여자? 아니면 어린 남자 아이들? 포도주? 강철과 연한 살들? 뜨거운 피?"

순간 늑대인간은 검고 흐릿한 상이 됐다. 이어서 그레고르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미처 알아차리기도 전에 그의 팔이 빙글거리며 안마당에 떨어졌다. 그레고르는 언뜻 허공에 높이 치켜든 은제 무기를 보았지만, 그가 상황을 파악하고 반응하기도 전에 그의 머리는 몸으로부터 해방되어 바닥을 구르고 있었다.

"이제, 거머리야, 승리가 완성됐다." 천둥의 발톱(Claws-of-Thunder)은 자신의 승리를 알리기 위해 크고 길게 울부짖었다. 메아리 친 그의 포효가 성 곳곳의 다른 무리로부터 포효로 회답될 때지, 크고 길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