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물건은 전에 누가 소개한 거 같은데 찾아보니 안 보여서 좀 길게 적어보는 Cthulhu by Gaslight 3판.(2012년 발매)
1890년대... 그러니까 빅토리아 여왕 시기의 영국을 다룬 서플먼트로, 사실상 1890년대 세팅의 핵심 서플먼트임.
빅토리아 시기의 캐릭터
기본적으로 CoC 6판 캐릭터 생성법과 유사한 방식으로 생성하고, 따라서 판본이 바뀐 지금은 그냥 귀찮으면 7판 룰북의 캐릭터 생성 방식으로 대체하면 됨. 다만 몇 개가 좀 다른데....
스탯
여성의 경우 성차별적 옵션(Sexist Option)으로 SIZ와 STR을 1씩 까서 좀 더 "여성적인" 다른 스탯에 투자 가능.
직업 및 사회적 지위(Social Class)
기본 직업들 외에도 승합마차 마부(Cab Driver)라든가 뭐 그런 식으로 1890년대에 볼 수 있는 직업들이 나오고, 몇몇
직업은 기본 스킬 구성이 바뀌기도 함. 예를 들어서 전에도 아무거나 잘 찍는다고 했던 딜레탕트는 1890년대에서는 기본적으로
찍어야 될 게 Credit Rating 빼고 아무 것도 없어져서 거의 아무 스킬 조합이나 한계치까지 투자할 수 있는 잉여초인이
된다.... 따라서 그런 게 안 내킨다면 캐릭터 생성시 옵션은 적절히 기본 룰북과 비교한 뒤에 제시하는 게 좋음.
또한 어느 정도 신분 개념이 존재하던 시대이니 만큼 각 직업들이 상류층 / 중산층 / 빈곤층 중 어디에 속하는가도 제시되어
있음. 다만 상류층 금수저라고 편한 건 아니어서, 높으신 분들은 "천한 일"을 함부로 하지 않는 사회 풍조와 본업에 바쁘기 때문에
탐사자 캐릭터가 상류층이면 이것저것 남들 눈치를 봐야해서 고통받고, 반대로 빈곤층은 별로 안 좋은 환경에서 주로 어렵고 힘든
일을 해야하는 위치임. 게임 내적으로는 상대보다 사회적 지위가 높으면 대인 스킬을 사용시 일반적으로 보너스를 받지만, 반대로
상대가 빈곤층 범죄자 / 무정부주의자 등 그런 거 알게 뭐냐는 입장의 캐릭터라면 차이나는 사회적 지위만큼 역으로 패널티를 먹게
됨.
특성(Trait) - 추가 룰
캐릭터에 붙여 줄 수 있는 추가 룰. 7판의 동명 룰하고는 다른 거임. D6 / D10을 1개씩 굴려 나오는 숫자 조합에 따라 무작위 설정이 가능한데, 이게 복불복임. 따라서 이걸로 안
좋은 특성이 붙었을 때는 다시 굴린다 / 특성을 아예 없는 걸로 무시한다 / 특성을 유지하는 대신 키퍼가 추가로 스킬 포인트를 더
주는... 뭔가 겁-스 같은 식으로 처리하는 방법이 제시되어 있다. 딜레탕트 탐사자를 만드는 사람이 그럭저럭 견딜만한 패널티
받고는 그거 유지할 테니 스킬 포인트 달라고 제안하는 모습이 떠오를 법한 룰.
스킬 변경점
몇 가지가 바뀌거나 추가된다. 일단 1890년대에 있던 것들에 대한 스킬이 추가되고, 없거나 희귀한 것들에 대한 스킬은 제약을 먹음.
승합마차 운전(Drive Carriage) - 추가 스킬
영국은 1896년까지 자동차의 속도를 규제했기 때문에 기차와 마차가 돌아다니는 시대가 타국보다 상당히 오래 갔다는 사실에서 나온
스킬. 물론 미국같이 멀쩡히 자동차 돌아다닐 만한 동네를 배경으로 한다면 큰 의미는 없어짐. 여담으로, 마차간의 추격전을 설명하는
룰도 따로 나온다... 7판 룰북과 비교해서 쓰면 될 듯.
열기구 운전(Pilot - Balloon) - 추가 스킬
제대로 된 비행기가 없으니 날고 싶으면 열기구를 타는 거 말고 방법이 없음.
전자제품 수리(Electrical Repair) - 스킬 변경
모든 캐릭터는 직업 상관 없이 기본 1%로 시작함. 제대로 된 전자제품을 봤어야 고칠 줄 알지....
중장비 작동(Operate Heavy Machinary)
대체로 기차 같은 건 이 스킬을 사용해서 몰아야 함. Pilot 그런 거 아니다.
무기 / 장비 / 화폐 등
일단 룰북의 1890년대 관련 자료와 여기 나오는 자료를 비교해 사용하면 별 문제는 없어 보이는데... 화폐 쪽에는 한 가지 문제가
있다. 이 서플먼트는 1890년대 영국 배경이라 화폐 단위가 파운드화임. 1파운드 = 5달러 환율 기준으로 환산해서 사용하면
된다고는 하는데 영국은 실링이나 페니같은 병맛나는 화폐단위가 그 밑에 더 있으므로.... 1실링 = 0.25달러 / 1페니 =
0.02달러라는 사실도 기억해 두면 좋다. 대충 빈곤층이 연간 80~90파운드로 생존 문제를 땜빵할 수 있는 수준의 가치임.
빅토리아 시대의 영국
영국의 리즈시절...이기 때문에 19세기 초반에 영국이 상당히 많이 식민지를 챙긴 상태임. 예를 들어서 1850년대에는 무굴 제국을
갈아버리고 인도를 아예 식민지화했고, 캐나다가 영연방 자치령이 되었고, 아직 오스트레일리아도 이놈들 영역이고... 중국에도
아편전쟁으로 진출했고 뭐 그러던 시절임. 따라서 그런 식으로 영국이 아니더라도 "영국 식민지" 배경이면 이거하고 지역 서플 섞어서 갖다 우려먹으면 됨.
주요 실존 인물
CoC에 엮을만한... 혹은 이 시대의 영국에 큰 영향을 끼친 실존 인물들 소개. 당연히 홈즈는 여기에는 안 나옴.
주요 가상 인물
앨런 쿼터메인, 셜록 홈즈, 네모 선장, 드라큘라 백작, 지킬 박사, 모로 박사, 도리안 그레이, 푸 만추, 그리핀(투명 인간), 챌린저 교수, 모리아티 교수, 반 헬싱 교수, 필리어스 포그, 셜록 홈즈, 왓슨 박사, 오페라의 유령, 스프링힐드 잭, 흡혈귀 바니 .... 젠틀맨 리그 찍어도 되겠다. 아마 흡혈귀 바니 빼고는 다들 알 듯. 또한 3판에서는 전에 우려먹던 "시간 여행" 떡밥이 거의 배제됨.
런던 및 그 주변
영국의 수도는 런던이니까 런던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소개를 하고 있음. 어디에 뭐가 있고 주요 건물은 어떻게 생겼나 평면도 그려주고 뭐 그런 식으로... 또한 영국의 더러운 안개에 대해서도 룰적인 설명이 되어 있다.
교통 / 통신
기본적으로 철도 / 전보가 흥하던 시대. 전화 같은 것도 있지만 런던 같은 데서나 잘 먹히는 물건이라는 제약이 있음. 우편 / 신문
/ 잡지도 당연히 있다. 또한 메세지를 전달하러 돌아다니는 파발꾼을 고용하는 사례도 아직 볼 수 있음.
범죄
잭 더 리퍼가 사람을 잡아죽이면서 대대적으로 알리긴 했지만 일단 이 동네 빈곤층 거주지 치안은 영 아님. 거기다 아이들나 여자들이 인신매매되서 "영국 여성에 대한 유럽의 노예 매매"가 문제가 되기도 했고, 닭싸움이나 투견을 통한 도박도 성행했고.... 키퍼가 원한다면 좀 더 깔끔한 분위기로 모리어티같은 악당 두목을 만들 수도 있음. 아, 그리고 이 시대에는 남성간의 성행위도 불법이야.
오컬트
이
시대는 오컬트가 리얼 미친듯이 흥하던 시대임. 일단 강령술이 매우 대중적이어서 거기 빠져드는 사람들도 많았고, 오컬트 관련 단체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게 헬레나 블라바츠키(Helena Petrovna Blavatsky)여사의 신지학
협회(Theosophical Society)와 황금 여명회(Hermetic Order of the Golden Dawn). 신지학
협회부터 설명하자면 강령술을 연구하던 집단이고, 이 집단의 수장인 헬레나 블라바츠키는 오컬트를 논할 때 빼 놓으면 안 되는
인물임. 일단 지금도 수 없이 우려먹히는 아카식 레코드가 원래 이 아줌마가 창안한 아카샤 개념의 산물이거든.... 황금 여명회는
헤르메스주의를 기반으로 오컬트적인 연구를 하던 집단인데 사실 얼마 못 가고 내분으로 다투고 분할되고 뭐 그랬다... 다만 알레이스터 크로울리가 여기 몸담은 전적도 있고 해서 대중적인 인지도는 높은 편. 그 외에도 영국 내에서 시나리오 떡밥으로 쓸만한 실존 지역들과.... 전에 소개한 막장 동네인 세번 강 유역을 적당히 다룬다.
신화생물
신격체가 다수 굴러다니는 동네인 세번 강 유역도 다룬다고 언급한 데서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해도 될 거 같은데... 그래도 그 외에 추가된 애들만 설명.
로고그(Rhogog)
그레이트 올드 원. 크툴루가 하스터와 아웅다웅하다 흘린 피의 산물이라는 떡밥이 있는 존재로, 가운데 큰 눈알이 박힌 커다란 참나무의 형상을 하고 있음. 주변에 다가오는 생물을 가지로 난도질하고 그 피를 빨아먹어서 성장이 가능함.
소인족(Little People)
아서 매켄(Arthur Machen)의 작품에서 나오는 소인족. 인류의 먼 친척뻘인 영국 원주민인데 다른 민족들과의 경쟁에 밀려 산골 지하 등에 숨어든 종족으로, 지상인들에게 적대적임. 몰래 애를 바꿔친다거나 여성을 공격한다거나 뭐 그런 CoC 기준으로는 찌질한 짓 위주로 깨작거리는 편인데, 모이면 그래도 무섭고 법사캐도 좀 나온다. 의외로 영어도 조금 할 줄 아는 편인 듯.
야수인종(Beast Folks)
H.G 웰스의 "모로 박사의 섬"에 나오는 모로 박사가 동물을 갖고 마개조해서 반인반수로 만든 종족. 동물을 갖고 만든 거라 인간보다 좀 세긴 한데 역시 총이나 신화생물 앞에는 답이 없다. 거기다 H.G 웰스의 다른 작품에 화성인이 나오기 때문에....
화성인(Martian)
이
서플먼트의 사실상 최종보스. 지구 침공하고 2주쯤 지나면 감기걸려서 골골대다 죽는 걸로 전개가 잡혀있고, 트라이포드도 다리 하나
망가지면 끝인 구조인데... 그럼 왜 최종보스냐.... "저 다리 하나 망가지면 끝인" 트라이포드는 사실 다리 하나 내구도가
인간은 확찢하는 신화생물들 맷집 수준이고, 이놈이 쏘는 열선은 75mm 야포급 화력인데 사거리는 그 이상이고, 판정 실패시 즉사하는 독으로 취급되는 독가스도 살포함. 그러다보니 1890년대 수준으로는 대량의 폭발물이나 군부대가 동원되지 않으면 한 대도 못 잡을 게 확실한 괴물로봇임.
시나리오
2판까지는 홈즈가 활약했다만, 3판에서는 "홈즈? 소설에나 나오는 찐따라 모르겠는데?"가 되었다.
자칼들의 밤(Night of the Jackals)
수단에서 일어난 마흐디의 봉기를 진압한 영국군 부대 소속 군인들이 이집트 유물과 미라를 좀 빼돌렸는데, 거기에 유물과 미라를 노리는 이집트계 사교도들도 수작을 부리고 뭐 그런 시나리오. 사실 미라는 원래 고대 이집트에서 잘 나가던 사교도의 미라인데 "이교도들의 손에 시체가 들어간 뒤에야" 부활할 수 있다고 해서 지금껏 방치하다 이제 부활 조건이 갖춰지니까 부활시키려 발악하는 것.
불태워진 남자(The Burnt Man)
귀족 3형제 중에 둘이 사고로 죽자 막내가 재산을 물려받은 뒤 끔살당하고 불태워지는 사건이 발생함. 그 이후 과부가 된 막내의 아내가 남편의 유령이 나온다면서 남편을 죽인 범인을 찾아달라고 의뢰해서 시작되는 시나리오. 사실 소인족들이 신성모독에 격분해서 저지른 사건인데, 문제는 걔들 입장에서는 신성모독의 장본인을 끔-살했다고 해서 뒤처리가 끝난 게 아니라는 거고, 그래서 소인족과 투닥거리게 된다.
어라? 제가 갖고 있는 일어판 크툴루 바이 가스라이트에는 '요크셔의 괴사건'이라는 이름으로 홈즈 형제가 등장하는 시나리오가 있는데 다른 걸까요?
소설 속 인물들이 등장하는 게 꺼림칙하면 이름을 바꿔서 등장시키라는 가이드도 있는데, 일본어판 오리지널 시나리오일까요…….
2판까지 활약했다니까...? 1판~2판에서는 요크셔의 공포(Yorkshire Horror) 시나리오가 실렸는데 3판에서는 짤림.
http://www.yog-sothoth.com/wiki/index.php/The_Yorkshire_Horrors
이걸 보니 원래 2판에 등장했던 시나리오를 넣은 건가 보군요.
일어판도 기본은 3판 기준이라서 헷갈렸습니다 ~_~
2012년 이전에 구한 거면 2판 일어본이겠지. 3판은 6판 룰북 끝물인 2012년에 나온 물건이라....
위에서 말한 것처럼 3판 베이스로, 영문판의 The Night of the Jackals, The Burnt Man은 그대로 싣고 덤으로 이전의 요크셔의 호러를 같이 넣은 모양. 은근히 서비스가 좋네요…….
과연 서비스대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