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얘기 나와서 잠깐 말했었는데, 여기 나오는 놈들도 다 이상한 애들이라 심심해서 소개해봄. 참고로 정상적인 플레이에는 절대 쓸 일 없다. 괜히 이거 보고 써볼 생각은 포기하는 게 좋다. Lair of the Hidden 캠페인을 할 게 아닌 한은 말이다. 그냥 웃긴다고 보고 넘기면 그만인 내용임.


 전 게시물에서 얘기했지만, 후네아도라 성에는 12명의 인코누가 모여산다. 얘들이 인코누 수장급. 그런데 얘들은 16세기에 살루브리 메두셀라를 보호하기 위해 트레미어 클랜과 12인 vs 트레미어 클랜 전체로 맞짱을 뜨다가 밀려서 니칸우르아누(Nikanuuranu)라는 Earthbound를 소환했다. 참고로 Earthbound는 태초에 루시퍼 때문에 타락해 악마가 된 타천사들. 그런데 Demon: the Fallen에 나오는 놈들과는 달리 무저갱을 탈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한테 빙의한 게 아니라 본체 그대로 대지에 깃든 채 봉인된 애들이라, 존나 강력한 파워를 낼 수 있다. 인코누는 니칸우르아누의 도움으로 트레미어 클랜을 개바르고 쫓아냄. 하지만 계약이 좆병신처럼 처리된 탓에 성에서 나가지도 못하고 계속 계약을 매 해마다 갱신해야 하는 상황에 놓임. 계약이 유지되고 있는 동안 니칸우르아누는 12인의 디시플린을 8점 선 내에서 뽑아다 쓸 수 있다. 즉 자기 원래 파워인 Lore of Light 5, Portal 5, Pattern 2에 더해서, Blood Sorcery를 제외한 오리지널 13클랜의 디시플린들을 전부 8점씩 갖고 있다는 얘기. 그 계약은 각 12인마다 별도로 맺어져 있는데, 그 대신 니칸우르아누는 일정한 긍정적인 효과와 부정적 대가를 요구하고 있다. 사실상 이 계약으로 니칸우르아누는 12인의 인코누 중 대부분을 통제 중. 하지만 악마도 좋아서 여기 온 게 아니라 인코누에 의해 강제로 소환되서 사역 중인데다, 뱀파이어들의 힘과 더러운 성질머리 때문에 지금 상태를 별로 내켜하고 있지는 않다. 서로가 서로를 고문 중임.


 아래는 12인의 인코누 중 일부임. 캠페인 내용은 어쩌다 성에 들어오게 된 쪼렙 뱀프들이 얘들이랑 같이 성 안에서 놀다가 점점 미쳐가고 분위기 험악해지면서 막장사태로 번지는 거.


1. 아사마이트 클랜의 압달쿳바(Abdalkutba): 6세대 아사마이트 비지어. 엄밀히 따지면 '아사마이트'가 아니라 '바누-하킴.' 기원 후 1세기경에 포옹된 바누-하킴 비지어 카스트임. 인간이던 시절에는 홍해에서 향신료 장사하던 아버지 밑에서 자랐는데,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권세가와 혼약을 맺은 아버지의 바람과는 달리 모험심이 강하고 미지의 세계를 동경하며 학구열이 강한 젊은이였음. 가출해서 점성술 배우다가 장로 아사마이트의 눈에 들어서 포옹됨. 비지어 카스트는 바누-하킴 전사 카스트와는 달리 일종의 클랜 내부 법관들의 역할이라 뱀파이어의 고대 전통과 율법에 대한 지식을 갖추어야 했고, 압달쿳바의 모험심과 지식욕이 시선을 끌었던 것. 특히 압달쿳바가 처음 천착한 주제가 당시에 돌던 골콘다에 대한 전설이어서 후일 인코누가 될 뱀파이어들과 일찍부터 엮였었음. 하지만 후일 이슬람 팽창 시기부터 클랜이 이슬람 색을 띄게 되자 배척을 받기 시작함. 결국 대부분의 메두셀라들이 잠든 후 완전히 무슬림들로만 가득 차게 된 "산"으로부터 이교도 취급을 받아서 중동을 떠나 정식으로 인코누들과 합류.


 그나마 제일 정상적인 등장인물. 아사마이트스럽지 않게도 암살자의 면모와는 거리가 꽤 멀고, 그보다는 중세 중동의 만물박사 이미지임. 디시플린도 아주 고르게 갖추고 있음. Auspex 7, Celerity 7, Dominate 5, Fortitude 6, Potence 5, Presence 4, Quietus 7. 이 정도면 바깥에 나가면 카마릴라나 사바트 최고위 간부급보다도 강한 장로 중의 장로지만... 후네아도라에서는 중상급 정도. 인간이던 시절부터 자기 자신이나 주위 환경에 쉽게 질리고 허무감을 느끼던 타입이라 떠돌던 거였는데, 그 성정이 뱀파이어가 된 후에는 초자연적인 세계에 대한 관심으로까지 확대됨. 골콘다를 추구하는 것도 인격도야나 열반을 위해서가 아니라 뱀파이어의 근원을 파악하기 위해서. 즉 지속적으로 자기 관심과 주의를 외부로 돌리지 않으면 참을 수가 없는 타입. LotH의 nPC들은 전부 다 미친 스트레스를 수세기째 간신히 참고 있는 꼰대들이어서 각자 '자폭 버튼'을 갖고 있는데, 얘한테는 외부세계를 상상할 수 있는 매개물인 지금까지 모아둔 유물과 기록물을 다 불살라버리거나, 계속 Fernweh를 자극하면 미친다.


2. 브루하 클랜의 이쉬무나마쉬(Eshmunamash): 성에 있는 놈들 중 최강자. 기원전 16세기 페니키아의 의사-성직자 출신 브루하 5세대. 이미 고대에도 어디서나 알아주던 괴물. 어느 정도냐면 양차 포에니 전쟁 이전에 브루하 클랜의 3세대인 트로일한테 대놓고 카르타고의 과도한 인신공양에 대해서 반박해서 트로일이 물러났을 정도. 하지만 트로일이 문제를 시정하겠다고 해놓고 아무 일도 안 해서 스스로 사건을 조사한 결과, 트로일이 바알리들과 한 패가 됐다는 것을 깨달아서 로마로 건너감. 로마의 벤트루들이 카르타고를 무너뜨릴 때 가장 큰 도움을 준 인물. 카르타고를 사실상 자기 손으로 부순 후 유토피아에 대한 꿈을 접고 허무주의에 젖었다가 사울롯을 만난 후 골콘다를 추구함. 그 후로 인코누가 됨.


 압달쿳바가 제일 정상적인 인물이라면, 이쉬무나마쉬는 제일 위험한데 제일 등장비중은 적은 놈. 후네아도라의 모든 뱀파이어들이 얘 눈치를 본다. 얘가 한 번 빡치는 순간 성 안 모두가 전멸이고, 설혹 그러지는 않는다 해도 악마 니칸우르아누와의 계약이 깨질 것이기 때문이다. 니칸우르아누와의 계약에서 이쉬무나마쉬는 가장 큰 힘을 제공한 인물이고, 그 대가로 일주일 중 절반의 시간 동안 거의 의식이 없는 상태로 지낸다. 이 시간 동안은 프렌지에도 안 빠지고, 휴머니티 판정도 안 함. 거기에 더해서 이쉬무나마쉬 본인도 별로 깨서 활동하고 싶어하지 않는 꼰대이기 때문에 계약을 연장하거나 고대지식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면 대두분 토퍼에 빠진 상태로 지낸다. 이쉬무나마쉬 입장에서도 이 상태는 도움이 되는 것. 그 탓에 얘는 유일하게 '자폭 버튼'이 없는 등장 인물이고, 상호작용하는 nPC라기 보다는 극적인 순간에 사용되는 플롯 장치다. 하지만 일단 깨서 활동하기 시작하면 후네아도라 성은 언제나 지옥이 될 가능성이 있다. 어트리뷰트 수치 중 외모를 제외하면 7점 미만이 없다. 디시플린은 자잘한 거 빼고 5점 이상만 Auspex 5, Celerity 8, Dominate 7, Fortitude 8, Obeah 5, Potence 8, Presence 8.


3. 세타이트 클랜의 펜트웨렛(Pentweret): 여기서부터 슬슬 정신나간 놈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기원전 2세기에 포옹된 6세대 세타이트로, 본래는 이집트의 그리스 식민지 관료임. 인간이던 시절부터 남의 지배를 받고 눈치나 봐야하는 외국인 앞잡이 처지인 자신을 비관했지만, 굴하지 않고 음모와 비밀스러운 배신으로 고향의 해방을 추구했음. 그러다가 세타이트 장로의 눈에 들어 포옹됨. 그 후로도 세타이트 클랜의 철학적 지향점인 '해방'을 추구했지만, 기독교 시대에 박해받고 추종자들이 전원 사망하는 실패를 겪음. 그러다 사울롯을 만남. 결국 진정한 해방은 음모와 정치만으로는 이룰 수 없다는 사울롯의 말(과연 말만 했을까?)에 설득되서 골콘다를 추구하기 시작함. 그렇다 보니 얘에게 있어서 골콘다는 '해방'을 위한 길임. 뱀파이어의 저주, 인간의 정신적 한계, 의식적 구속 등으로부터 해방하기 위한 길의 갈래 중 하나가 골콘다라고 생각하는 거. 그래서 펜트웨렛은 언젠가 골콘다를 이루고 나면 클랜에 돌아가서 그 방법을 클랜과 공유할 생각을 갖고 있음.


 여기까지만 얘기하면 좋은 사람처럼 보이지만, 사실 싸이코임. 진정한 해방을 위해서는 도덕적인 구속으로부터도 벗어나서 순수한 정신상태에 들어서야 한다는 세타이트 철학을 골콘다에 접목시키고 있음. 그래서 다른 인코누에게도 은근슬쩍 접근해서 "골콘다에 이르기 위한 실험"이라며 악행을 정당화시켜주거나 종용하기도 함. 이미 노스페라투 장로 중 하나는 얘 말 듣고 자기 도덕관에 대한 실천지를 바꿔보겠다고 이상한 짓 하다가 휴머니티 0이 되고 괴물처럼 날뛰다가 나머지 인코누들에게 살해됨. 다행스럽게도 계약이 파탄나지 않고 대체자를 찾아서 어떻게든 위기는 모면했지만. 그 후로 다들 펜트웨렛을 천하의 개쌍놈 취급하지만, 워낙 아는 것도 많고 말도 잘해서 남들이랑 그럭저럭 지내고 있음. 얘는 12명의 인코누 계약자 중 유일하게 니칸우르아누에게 계약으로 복속된 자가 아님. 악마는 계약을 맺을 때 인코누들과 개인적으로 텔레파시를 통해 계약을 맺어서 힘을 얻기 위한 무언가를 강요했는데, 펜트웨렛만은 말빨로 니칸우르아누의 진의를 간파하고 역으로 속여서 자기한테 제약을 걸지 못하게 했음. 심지어는 반대로 악마에게서 나머지 11인에게 걸린 제약에 대해서 알아냄. 디시플린은 Auspex 2, Fortitude 2, Obeah 2, Obfuscate 6, Presence 6, Serpentis 6, Thaumaturgy 7.


 그럼에도 불구하고 펜트웨렛은 깊숙한 곳에서부터 자기 자신이 가장 골콘다에 근접했고, 12인 중 가장 영적으로 계몽됐고 자유로운 자라고 생각하는 오만이 있음. 이 오만이 자기보다 열등한 자들에게 자극을 받거나, 그 스스로가 공포나 절박함을 느껴 무언가를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면 맛이 감.


 4. 말카비안 클랜의 데메트리오스(Demetrios): 6세대 말카비안. 기원전 4세기에 안티오키아에서 태어난 그리스인. 젊어서 이미 세상을 떠돌며 많은 것을 익히고 경험한 현자였고, 늙어서 고향에 왔다가 Sire가 될 뱀파이어를 만남. 하필이면 그 뱀파이어에게 "세상의 진리를 직접 깨닫기에는 삶이 너무 짧다"고 한 게 화근이 되서 포옹을 당해버림. 뱀파이어의 추악한 본능에 시달리고, 말카비안의 광기에 시달리는 와중에도, 언젠가는 이 모든 시련을 극복할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믿고 버티며 온갖 짓을 다 해봄. 종교도 계속 바꿔보고, 비의도 배워서 집전해보고, 철학도 배우고, 나중에는 Ordo Aenigmatis(Order of Enigmas)라고 하는 말카비안 장로들의 결사에 가입해서 말카비안 클랜의 광기와 예언을 통제하려는 시도도 해봄. 그러다 결국 사울롯을 만남. 아무래도 미친놈이라 그런지 사울롯을 볼 때부터 광기가 걷히고 수백년만에 마음의 평화를 찾았다며 골콘다 배우기를 먼저 청함.


 그래도 원래는 광기를 통제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다는, 나름 온건한 집착의 소유자였는데, 니칸우르아누와 계약을 맺으며 병신이 됨. 니칸우르아누는 말카비안의 힘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그의 광기도 강화했는데, 그 탓에 골콘다에 대한 환상이 너무 커져서 점점 내면의 야수를 억누르기 시작함. 그리고 데메트리오스는 야수가 억제되며 점점 프렌지하는 일이 적어지면서 자기가 골콘다를 이룬 거라고 믿게 됨. 그래서 모두에게 자기가 골콘다를 성취했다고 광고하고 다니고, 다른 애들한테도 골콘다에 이르게 도와주겠다며 선생질을 시도함. 그래서 비슷하게 훈장질하고 다니는 펜트웨렛을 매우 싫어함. 다른 인코누들은 대부분 데메트리오스가 돌았다고 생각하지만 딱히 말은 안 함. 당연하게도 '자폭 버튼'은 자기가 골콘다를 이룬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거. 쪽팔려서 돌아버린다. 디시플린은 Animalism 5, Auspex 5, Celerity 2, Dementation 7, Dominate 3, Fortitude 7, Obfuscate 6, Presence 4. 여기에 스토리텔러 재량에 따라 7점까지 추가 가능하고, 전용 디시플린도 갖고 있다.


5. 살루브리 클랜의 마티엘(Mahtiel): 6세대 살루브리. 원래 기원 후 3세기에 어린 나이로 로마의 노예가 됐다. 흔치 않은 여자 검투사로 키워졌는데 의외로 오래 살아남으며 아마존이라는 검투사명으로 꽤 승승장구함. 그러던 어느 날 사미엘의 자식인 에즈라엘이 그 명성을 듣고 직접 보러왔다가, 이 여자가 분노로 가득찼음에도 불구하고 본성은 선량하다는 것을 파악해서 돈 주고 노예주인으로부터 삼. 마치 콰이곤 진이 아나킨 스카이워커 사듯이. 그 후 직접 해방시켜주고 글도 가르치고 정신교육도 시킨 후, 동의를 얻어서 포옹해줌. 에즈라엘은 사미엘의 자식인 메두셀라로 최후까지 진 사미엘의 계율(이후까지 남는 건 전부 변질된 축소판)을 알고 있는 자여서, 얘도 고대 전통에 따라 완전한 의식을 치르고 살루브리 전사 카스트의 모든 힘을 얻었다(Track of Blood나 Blessing of the Name 등). 마티엘이라는 이름은 포옹을 받은 후에 얻은 거. 다만 에즈라엘은 워낙 짱인 메두셀라라 직접 마티엘을 가르치지 않고, 자신의 다른 자식인 고대 그리스 출신 뱀파이어인 로스리엘에게 교육을 맡겼다. 로스리엘과 마티엘은 오랫동안 함께 지냈고, 사실상의 연인으로 지냄. 


 다만 사울롯이 트레미어에게 디아블러리 당한 후 둘의 관계도 틀어졌다. 청동기 시대에 포옹된 로스리엘은 이미 짬을 쳐먹을대로 쳐먹어서 사울롯의 죽음에도 복수를 거절했지만, 마티엘은 복수를 위해 트레미어와 싸워야 한다는 파벌에 속했던 거. 결국 둘은 헤어진다. 그런데 복수는 또 다른 폭력을 부를 뿐이라며 떠났던 로스리엘이 후네아도라 근처에서 트레미어에게 살해될 때 도움을 청하기 위해 '피를 나눈 연인(..?)'인 마티엘을 소환했고, 마티엘이 그를 찾아 후네아도라로 왔을 때 로스리엘은 이미 죽어있었다. 그 후 로스리엘의 동료들인 인코누와 합류했다가, 얼떨결에 갇히 후네아도라의 소환의식에 동참해서 같이 갇힌 것.


 순수한 물리적 전투로는 후네아도라 내에서도 상위급이다. 니칸우르아누는 이처럼 막강한 마티엘로부터 분노의 힘을 얻기 위해 지속적으로 꿈을 꾸게 만들고 있다. 그 꿈은 노예 상태로부터 해방되서 로스리엘와 처음 관계를 맺어가던 인간~어린 뱀파이어 시절의 기억들. 하지만 꿈은 깨기 마련이고, 일어나면 마티엘은 로스리엘이 죽고 자기는 아무 도움도 주지 못했다는 현실에 분노한다. 니칸우르아누는 바로 이 분노에서 마티엘 몫의 힘을 얻고 있다. 마티엘은 이 분노를 피하기 위해 자주 토퍼에 빠진 상태에서 유계를 떠도는 중. 자폭 버튼은 로스리엘의 죽음에 대한 진상이 드러나는 것이다. 사실 로스리엘의 죽음에는 12인 중 제일 짬찌인 아나스타지가 관계되어있기 때문. 이게 드러나는 순간 마티엘의 수세기 묵은 향할 길 잃은 복수심이 아나스타지에게로 투사될 거고, 둘 사이의 관계는 12인의 관계를 도미노 효과로 전부 파탄내게 된다. 또 다른 문제는 파티엘의 피지컬이 워낙 막강해서, 얘를 안정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이쉬무나마쉬를 깨워야 한다는 거. 데메트리오스를 제외한 다른 인코누들과의 관계는 무관심하거나 싫어하는 것 뿐.


 피지컬 어트리뷰트 7/5/7에 Melee 6, Auspex 5, Celerity 6, Dominate 3, Fortitude 6, Obfuscate 4, Potence 6, Presence 5, Valeren 6. 거기에 사미엘의 규율로 얻는 Blooding 의식의 힘과 고유 디시플린들이 좀 있다.


6. 벤트루 클랜의 크레테우스(Cretheus): 각각 5세대 벤트루. 크레테우스는 B.C. 5세기 고대 그리스 출신의 특출난 소피스트였다. 그러던 중 어느 큰 보상이 걸린 경연대회에 나갔는데, 하필 이게 전설적인 메두셀라인 미트라가 개최했던 대회. 미트라가 미트라교를 조직하고 지배체계를 구상할 때 새 조언자가 필요해서 쓸 만한 놈을 찾고 있었던 것. 운이 좋았던 건지 없었던 건지는 몰라도 크레테우스는 미트라의 마음에 꽤 들었었다. 미트라는 자기 동맹들을 통해 크레테우스를 잘 키워서 여러 도시를 돌며 신비주의와 전설을 배우고, 특히 Dur-An-Ki라는 고대주술까지 익히게 해줬다. 문제는 크레테우스가 소문난 악질상사인 미트라를 못견뎌 했다는 것. 특히 미트라가 토퍼에 들어간 후 그가 맡겨놓은 미트라교의 교세가 기독교에게 완전히 작살나면서 그는 어디로든 도피를 하고 싶은 심정이 됐다. 세속의 조직화와 통치라면 아주 신물이 나는 상황이 된 것.


 결국 크레테우스는 남들 꼬드겨서 노예 만들라고 미트라교의에 스스로가 심취해버렸다. 그도 청빈과 신의와 성실 등으로 더 고차원적인 존재가 되서 세속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망이 점점 커진 것이다. 심지어 그는 주술로 다른 세계의 영적 존재들과 소통하면서까지 세상을 등지고 싶어했다. 그러던 중 그는 우연히 사울롯과 만났는데, 사울롯은 그에게 걸린 미트라의 피의 구속을 제거해주고 골콘다의 비전을 제시했다. 사울롯이 말 몇 마디로 정말 많은 사람들을 이상한 길 걷게 했는데, 크레테우스는 그 중에서도 특히 상태가 안 좋은 경우였다. 아무리 부정해도 본성은 미트라가 본 그대로 벤트루스러운 놈이었던지라 크레테우스는 사울롯의 모든 말을 받아적으며 골콘다에 이르는 길을 체계화시켜서 기계적으로 따르기만 해도 성취할 수 있는 방법론을 얻길 원했다. 후일 사울롯과 헤어진 후 그는 모큐르를 따라다니며 똑같은 짓을 했다. 사실 이놈이 인코누가 되서 살루브리들을 보호하려고 한 것도 진의는 그들로부터 얻은 파편화된 정보를 체계화시켜 지식으로 바꾸다 보면, 언젠가는 골콘다에 도달하는 올바른 방법론을 구할 수 있으리라는 것이었다.


 무엇이든 논리적으로 구성짓고 체계화시켜 통제할 수 있으리라는 지극히 벤트루스러운 그의 오만은, 결국 그가 다른 인코누들과 함께 트레미어 클랜과 대적하게 됐을 때 건드리면 안되는 것을 건드리게 만들었다. 크레테우스는 한참 Dur-An-Ki를 배우던 중 어느 강력한 Earthbound의 진명을 알아냈고, 바로 이 악마, 니칸우르아누를 소환해서 트레미어들을 상대하기로 했던 것. 하지만 오만한 크레테우스는 자신이 소환할 대상이 악마라는 사실을 숨긴 채 그저 고대의 강력한 정령을 소환한다고만 나머지 인코누들에게 말해두었다. 그의 리더십 덕분에 모두 처음에는 크레테우스의 제안을 받아들였지만, 정작 소환의식이 진행되자 악마와의 계약에 동의한 건 펜트웨렛 뿐이었다. 하지만 이미 의식이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인코누들은 우왕좌왕하다 계약에 응해야 했다. 유일하게 마티엘만이 니칸우르아누를 공격하려 했지만 크레테우스가 직접 개입해서(아마도 정신계 디시플린으로) 계약에 응하게 만들었다. 그 탓에 다른 인코누들은 크레티우스를 펜트웨렛 이상의 쌍놈으로 본다. 그 탓에 크레테우스의 카리스마와 지식, 마법기술, 계약 집전자로서의 지위에도 불구하고, 인코누 중 절반은 크레티우스를 병신취급함.


 크레테우스는 니칸우르아누의 소환자이자 의식의 집전자여서 비교적 적은 대가를 치른다. 대신 악마는 크레테우스에게 역으로 자기를 소환하고 계약을 매개한 대가를 제공하고 있는데, 그건 바로 여러 하위신들과 천사들, 악마들, 정령들에 대한 정보와 이름을 알려주는 것. 그 덕분에 크레테우스는 트레미어의 7인회보다도 훨씬 강력한 마술능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악마는 크레테우스 모르게 그의 자식이자 라이벌인 또 다른 12인 일원인 힐데릭(Hilderic)과의 계약일환으로, 힐데릭이 크레테우스가 알고 있는 정령은 니칸우르아누 자신만 제외하고 다 똑같이 소환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힐데릭은 후네아도라 내에서도 반 크레테우스 파벌이어서 여차하면 둘이서 성 내부에 온갖 정령들을 소환해서 싸움을 벌이게 된다. 크레테우스와 힐데릭의 자폭 버튼은 서로 연관되어있다. 크레테우스는 누구라도 자기 지적 우월성을 조롱하거나 논리적 오류를 조목조목 지적하면 개빡쳐서 못참게 된다. 힐데릭은 크레테우스를 언젠가 꺾고 Sire와 대등한 자리에 서는 게 꿈인데, 크레테우스의 자존심상 힐데릭한테 굽힐 가능성은 절대 없다. 그런데 힌데릭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크레테우스가 병신이 되는 꼴을 보면 힐데릭은 맛이 간다. 그런 거 치고는 이미 힐데릭 본인이 니칸우르아누에게 속아서 크레테우스를 병신으로 만들고 있지만...


 디시플린은 Auspex 5, Dominate 7, Fortitude 6, Presence 5, Quietus 2, Thaumaturgy 8. 참고로 자기 잘났다고 자뻑에 취했다가 존나 정신병자에 과대망상증 환자가 됐는데, 혼자 시간날 때마다 하는 게 Dur-An-Ki로 안테딜루비안들이랑 주요 메두셀라들 위치 찾는 거다. 그 이유는 게헨나가 닥칠 때 그들을 막아야 한다고. 당연히 안테딜루비안 위치는 하나도 못찾았는데, 몇몇 메두셀라들의 위치는 파악하고 있음. 악마랑 계약맺고 500년 동안 Thaumaturgy 8로 디비네이션 썼으니까 모르는 게 이상하지. 자기 Sire인 미트라의 위치도 열심히 찾고 있는데, 현대 들어서 받는 신탁은 "미트라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지만, 파괴되지도 않았다"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