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wod 라인들의 첫 타자인 거머리: 장송곡(Vampire: the Requiem) 2판이다. 코어룰북은 순서대로 했지만 이번엔 그냥 적당히 리뷰할거임.
레퀴엠은 마스커레이드의 정신적 후속작이라고 할 수 있음. 리뷰를 하기 전에 두 개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짚고 넘어가야겠는데
공통점
인간성과 야수성의 갈등, 신세대와 구세대의 갈등이 작품의 메인 주제
뱀파이어들은 섹시하고 간지나는 존재들로, 여러 혈족(클랜)마다 다른 비술(디시플린)을 가짐
뱀파이어들의 기본 약점은 대부분 존재(태양빛에 약함, 불에 약함)
인간에게서 피를 빨아서 얻는 비타에를 주요 자원으로 사용
포옹의 기본 메카니즘이 동일(피 다 빨아낸 다음에 피 넣어주면 뱀파이어, 덜 빨고 피 넣으면 구울, 걍 빨면 빨림)
워울프, 체인질링, 데몬과는 달리 변신 메커니즘이 없음
차이점(좌측은 탈춤판, 우측은 장송곡)
세대에 따라서 철저히 능력의 한계와 힘이 존재 VS 그런 거 없다. 혈력(Blood Potency)라는 파워 스탯(주문력+마법저항)이 존재하긴 하지만 올릴 수 있음
각 혈족(Clan)은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 VS 혈족은 그냥 비슷한 새끼들이 모인 것. 한 혈족은 그냥 비슷한 종류일 뿐 그 이상의 의미는 없음
세력들은 전세계 스케일로 놀고, 카미릴라와 사바트의 대립이 강함 VS 뱀파이어는 다섯 개의 혈맹(Covenant)으로 나뉘지만, 각 혈맹은 지역구. 혈맹끼리 대립하지는 않음.
안티델루비안이 부활해서 너희를 다 쳐죽일 거야! VS 그런 거 없다.
카인이 아벨을 죽이자 대천사가 한 명씩 와서.... VS 뱀파이어는 잠에 들면 꿈에서 망상딸을 치기 때문에 정확한 역사는 몰라여~ 데헷~
혈족 외에도 혈맥(Bloodline)이라고 작은 분파들이 있다 VS 혈맥은 뱀파이어 개인이 직접 만들수도 있는 상위 전직 개념
주제
장송곡의 테마는 세 가지인데, 하나는 레퀴엠+마스커레이드이다. 넌 뱀파이어로서 저주받은 운명이고, 결국 타락해서 야수에게 삼켜질 것임. 이 이야기는 그 전까지 니가 어떻게 이 저주받은 생을 보내는지에 대한 이야기, 장송곡임. 그걸 하는 도중에 넌 철저히 인간 틈에 들어가 가면무도회를 펼쳐야 한다. 두 번째 테마는 옛것과 새것임. 뱀파이어들은 불멸의 존재인 동시에 현대 사회의 최상층 포식자야. 세 번째 테마는 자비와 모독. 플레이어들은 피를 빨아야만 살 수 있는 언데드지만 인간성을 위해서 몸부림친다
뱀파이어란?
플레이어들은 섹시하고 간지나는 괴물인 뱀파이어를 맡아서 플레이하게 됀다. 뱀파이어는 5개의 혈족과 정치적 세력인 5개의 혈맹으로 나뉘는데(번역은 네이버 블로그 dㅇㅛㅇb을 참고)
혈족에는
사람을 유혹하고 조종하는 서큐버스 다에바
가장 단단하고 전투적인 야만인 강그렐
그림자 속에서 지식을 모으는 모사꾼 메크헷
끔찍한 외모를 가지고 공포를 일으키는 망령 노스페라투
뱀파이어와 인간 양쪽을 지배하는 군주 벤트루
혈맹에는
고리타분한 뱀파이어 사회를 뜯어 고치려고 하는 카르시안 운동권
피의 신과 괴물들을 섬기는 이교도 마녀집회
흡혈귀가 되었지만 기독교적 신앙으로 이들을 이끌려 하는 성창의 성소
노력과 도전을 통해 용의 사리를 이해해 흡혈귀를 벗어나려 하는 드라큘 수도회
뱀파이어들을 철권 통치하려 하는 천하무적회
혈족과 혈맹을 평가해 보자면 혈족은 그저 그렇지만 혈맹은 특이함. 카르시안 운동권과 천하무적회는 그저 그렇지만 나머지 셋은 각자의 개성이 확연한 걸 알 수 있다.
특수 규칙
특수 규칙들은 그냥 피 빨면 마나 회복한다랑 뱀파이어 약점 서술. 그리고 이제 포옹해서 대자 만드는 것도 영구 정신력 포인트가 사용돼서 마음대로 못한다. 비술들은 뱀파이어하면 생각나는 정도. 개인적으로는 탈춤판 때의 많고 많던 디시플린들이 그립다. 대신 이제 혈맹에 들어가면 각각 카르시안의 법칙, 흑마술, 황천 기적, 용의 사리, 맹세라는 특수능력을 슬 수 있게 되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인간성 수치인데, 1판에서 인간성은 도덕성을 대체해서 시시했다면, 여기서 인간성은 온전성을 대체하는 수치로 단순히 나쁜 짓을 하지 마라가 아니라 얼마나 인간과 동떨어져 있는가가 되었다. 한마디로 이제 도둑질이나 상해가 인간성을 깎는게 아니라, 니 친족이 죽는 걸 봐서 불멸의 존재라는 걸 자각하기. 인간은 죽었어야 될 사고에서 살아나기. 인간이 식사하는 모습을 봐서 피의 저주를 느끼기. 너 때는 없었던 문화가 확산되는 걸 보기. 이런 걸로 인간성이 깎임. 이 규칙은 정말 훌륭한 규칙이라고 생각한다.
적 세력
탈춤판에서부터 이어져 내려온 전통이지만 뱀적뱀. 즉 뱀파이어의 적은 뱀파이어임. 물론 가끔은 법뻔뻔이 연구자료 얻으려고 쳐들어오거나 애미없는 프랑켄슈타인이 난동을 피우긴 하고, FBI 초능력부에서 뱀파이어를 추적하기도 하겠지만 기본 전제는 뱀적뱀. 하지만 레퀴엠에는 특이한 두 종류의 적을 더 추가했는데 각각 VII와 스트릭스.
VII는 뱀파이어를 사냥하는 뱀파이어로, 광기에 물들어 다른 친족들을 사냥한다. 이들은 뱀파이어를 죽이고 꼭 VII라는 문양을 남겨,
스트릭스는 2판에서 새로 생겨난 존재들로, 뱀파이어들의 친척들임. 올빼미 그림자의 모습과 인간의 모습을 오가는 이들은 영체로, 뱀파이어가 사람이 언데드가 되었다면 이들은 처음부터 언데드였다. 스트릭스는 뱀파이어들을 집요하게 추적하며, 마찬가지로 인간을 사냥한다.(단, 이들은 피를 매개체로 삼지 않고도 인간의 생명력을 강탈 가능), 게다가 영체라서 총과 칼도 통하지 않음.
개인적으로 적들은 빌런 로스터가 늘어났다고 생각해서 좋다. 크로스오버가 쉬워지니 다른 라인 캐릭터나 적들도 쉽게 등장시킬 수 있고, 그리고 뱀적뱀에서 벗어난 스트릭스도 약간 뻔한 감이 있지만 간지나는 적이라고 생각
파워 레벨
WoD가 크로스오버를 허용한 이상 반드시 비교하고 넘어가야 될 파워 레벨이다. 일단 뱀파이어는 1판 시절에는 정면승부론 전투형 냥꾼한테 쳐맞고 질 수 있을 정도로 약했지만, 꾸준한 버프 덕에 2판에서는 중위권임. 정확히 말하면, 지금 wod의 파워 밸런스는
상위권-메이지 최고존엄, 콩라인 가이스트
중상위권-데몬, 미라
중위권-뱀파이어, 워울프, 프로메테안, 체인질링
하위권-헌터, 인간
으로 제법 안정화된 상황임. 중위권 애들은 비교적 특화 분야가 뚜렷해서 여기서 티어를 나누기가 힘들어. 장점과 단점을 말하자면
장점: 정신계, 사회적 힘. 워울프랑 메이지가 힘있다고 뱀파이어한테 깝치다간 걔네들이 사는 곳 개발업자한테 가서 피 좀 빨고 구울로 만들고, 시청 공무원들도 구울로 만들거나 정신계 비술 좀 써 주면 다음 주에 걔네 본거지가 불도저로 밀리는 꼴을 볼 수 있음. 마나 회복 능력도 탁월함. 비타에는 피 좀 빨면 금방금방 차기 때문에 체인질링이 글래머 구하려고 동네 사람들 놀래키느라 고생하는 동안 뱀파이어는 자기 능력을 두 세번 더 쓸 수 있음. 총탄에도 저항력이 있어서 동네 경찰한테 맞아 죽지는 않음
단점: 그렇게 워울프랑 메이지 본거지를 밀었다간 다음날 밤에 집 잃고 빡돈 워울프가 맞다이를 신청하고 맞아 죽는 수가 있음. 건드린 메이지가 공간 법사면 뱀파이어들끼리 하하호호 하는데 지구 반대편으로 통하는 포탈이 열려서 시원하게 태양광 3초 조리 당하고 가루가 돼버림. 밤에는 신나게 돌아다녀도 낮에는 자야 돼서 활동 시간이 1/2고 총탄에만 저항력이 있어서 칼 빼들고 온 말레우스 말레피카룸 소속 무기술 5 헌터한테 초자연체란 이름이 무색하게 썰릴 가능성이 있다.
총평
이제 거머리: 장송곡의 장단점을 정리해 보면
장점:
혈맹들의 설정이 괜찮다.
인간성 수치는 1판과는 비교도 안 되게 재미있게 변했다.
룰적 정합성이 좋고 편리하다.
빌런 로스터가 더욱 다양해졌다.
단점: 단점은 좀 길게 말해야겠음. 왜냐하면 난 레퀴엠을 nwod 라인 중에서 제일 싫어함. 왜냐고? 왜냐면 이건 전작인 마스커레이드랑 너무 비교가 많이 돼서 그렇거든. 막말로, 내가 왜 마스커레이드를 놔두고 레퀴엠을 해야 함? 혈맹 설정이 괜찮지만 솔직히 마스커레이드 클랜들의 포스에 비하면 딸리잖아. 인간성이랑 빌런 로스터는 좋긴 한데 그것만 가지고 이걸 고를 순 없음. 룰적 정합성? 사실 마스커레이드는 owod 중에서 룰의 문제점을 제일 덜 느끼는 룰이야. 좋아서 그런 게 아니라, 워울프는 전투형 룰이라서 싸움 한 번 할 때마다 전투 규칙의 병신성을 느껴야 하고 메이지는 마법 쓸 때마다 노답 룰에 한숨을 쉬지만 뱀파이어는 그런 게 적거든.
아 그러면 다른 것도 그렇지 않냐고. 워울프, 메이지, 체인질링도 그러지 않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문제점은 이거야.
다른 룰들은 주제의식이나 방향성이 다른데 레퀴엠은 마스커레이드와 주제와 방향성이 똑같아.
워울프를 보자. 아포칼립스의 주제는 크게 2가지야. 첫 번째는 환경보호고 두 번째는 전쟁이지. 가루우들은 어머니 가이아를 지키는 전사로 웜과의 끝없는 전쟁에 나가서 싸워.
포세이큰은 이 주제를 변형시켰지. 얘네들의 주제는 첫 번째가 과거의 죄악이고 두 번째가 경비야. 가루우가 지고 있는 전쟁에 나서서 이길 수 없는 싸움을 한다면 우라타는 조상이 합참의장을 쏴죽인 죄로 전방에 끌려가서 평생 이등병으로 북한군 오나 안오나 뺑이치고 살아야 함. 뱀파이어? 두 룰의 주제는 똑같아. 세대갈등, 그리고 "야수가 되느니 차라리 야수가 되느라." 이런데 왜 내가 레퀴엠을 할 이유가 생김? 룰적 문제가 불편하면 트랜슬레이션 가이드 쓰면 되지.
결론: 난 레퀴엠이 바뀌어서가 아니라, 안 바뀌어서 싫어함. 그런 주제에 좋은 설정은 다 쳐냈어. 똥겜이냐면 그건 아닌데, 마스커레이드와 비교했을 때 할 메리트가 없어.
거머리 리뷰는 여기서 끝났고, 다음은 멍멍이: 찐따들 리뷰로 돌아오겠어. 막 쓰느라 문체가 오락가락 하는거 양해 바라고. 궁금한 거 있으면 댓글 남기삼.
신판은 룰은 좋은데 설정이 별로라서 싫다는 말을 봤어요. 신판 룰에 구판 설정을 접합해서 할 수는 없는건가요?
글에도 언급되어 있는 Translation guide. 구버전이 존재하는 라인마다 하나씩 있어. 오닉스 패스 공식이고 구버전에서 신버전, 신버전에서 구버전 다 지원함.
ㄴ 굳이 컨버전하자면 못할것도 없긴하다. 그리고 설정은 글쎄... 구리다 구리다하는데 그거 플레이하면서 와닿지는 않음. oWOD에서는 사바트-카마릴라라는 거대한 두 세력의 격돌이 있지만 nWOD에는 그렇지 않다. 하지만 정작 oWOD에서도 코테리와 팩으로서 실제 플레이는 그 두세력간의 전쟁을 만끽할수 있느냐? 라고 물으면 대답이 곤궁해진다. 근본적으로 oWOD에서도 PC는 대게 피라미드의 하층민이며, 결국 nWOD나 oWOD나 강자의 체스말로서 살아남기위해 발버둥치며 흘러내리는 떡고물로 연명하는 신세이므로.
천하무적회 ㅋㅋㅋㅋ
인빅투스보다는 천하무적회가 더 낫지않냐. 바로 와닿음 ㅋㅋㅋ
어차피 체스말인 PC들의 입장에서는 체스판이 얼마나 넓은지는 별로 상관 없다는거군요. 별로 인기가 없는 건 그냥 낡아서일까요?
음...... 사실 뱀파이어가 더 그런 면이 없잖아 있음. 워울프나 메이지는 정말 이게 글로벌 스케일의 싸움이라는 게 확 느껴지는데 뱀파이어한테는 그런 스케일을 느껴줄 뭔가가 없잖아. 안티델루비안은 세기말 시나리오 안 할 거면 걍 진심 만년떡밥이고.
스트릭스는 거미리 친척이라기보다는 무슨 거머리 상위종 같네. 스트릭스도 레이스로 돌리면 플가능?
결국 뱀파이어 캠페인의 행동반경은 도시니까... oWOD라고 PC들이 뉴욕에서 LA를 넘나들며 거대한 워게임을 하게 아니거든....
스트릭스는 영체라서 하기 힘들 듯. nwod에서는 영체는 스탯이 정신/신체/사회 세 종류가 아니라 그냥 한 종류임. 물론 시스템은 혈력 대신 영력(Shadow Potency)가 있는 등 제법 비스무리하게 구현이 됐는데. 그리고 레이스 포지션인 가이스트는 진짜 둘이서 하나인 캐릭터라.
고렇군. 스트릭스는 가이스트 적으로도 쓸 수 있겄네.
사실 TRPG 잘 모르는 사람에게도, '카인의 자손으로서, 세계를 뒤편에서 지배하지만 혈통의 속박과 인간성의 상실에 고뇌하는 도시 흡혈귀'라는 이미지는 이미 클리셰화되어 버려서 함부로 바꿀 수도 없겠다는 생각이 드네얌. 거꾸로 이 이미지를 수많은 판타지들이 차용한 게 현실이고...
그건 한번도 생각 안 해봤지만 가능할 것 같음. 가이스트의 역할이 이승과 저승의 중재자니까. 얘네들도 언데드고, 접점이 있을 수도?
헠
개추야 개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