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암 떡밥은 마치 턀갤의 타라스크인 거 같다.

종체 뒤지지를 않음.




아무튼, 나는 결국 '용암에 빠지면 사람이 죽느냐?'의 이야기는, 그것이 현실적이냐 마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걸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처럼 몰입할 수 있느냐 아니냐, 그런 분류라고 봄.


D&D의 초인들과 비슷하면서 우리가 가장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캐릭터로, 헐리우드 히어로 무비 주인공들이 있다.

그린 랜턴, 휴먼 토치, 엘 디아볼로, 마사엄마... 모두 절대 현실에서 존재할 수 없는, 강력한 능력을 가진 인물들이지.

자, 그렇다면 문제는 간단하다. 이 히어로들을 용암에 빠트리면 어떻게 될까?


슈퍼맨을 용암에 빠트리면, 아마 손쉽게 빠져나오겠지.

하지만 배트맨을 빠트리면... 어떻게 될까?



내 생각에는, 배트 유틸리티로 어딘가에 매달려서 간신히 살아남았다는 게 가장 그럴듯한 전개다.



그러니까, 실상 같은 영화에 등장한 두 주인공이라고 해도, '어느 쪽이 그럴싸한가'의 영역은 조금씩 달라지는 판인데,

사람마다 '아 이 정도면 그럴싸해' 라고 여기는 지점은, 전부 다를 수밖에 없지.


배트맨 이야기를 계속 해 볼까.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의 배트맨과 배대슈의 배트맨은 액션 연출이 상당히 다르다.

배대슈의 배트맨은 다양한 장비들을 이용해서 적들을 추풍낙엽처럼 쓰러트리는 화려한 액션이 부각되는 반면,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의 배트맨은 케이시 파이팅 메소드에 기반한, 묵직하지만 어딘가 어정쩡한 액션 연출이 주를 이루지.


그런데 사실 대한민국에서 무술 좀 배운 재벌 2세가 강박증의 발로로 밤에 나가서 깡패들 때려잡는 일을 하기 시작했다면,

아마도 놀란의 배트맨처럼 싸우는 쪽이 좀 더 그럴듯하지 않을까?

솔직히 아무리 뭔 슈트 입고 있다고는 해도, 배트맨이 갑자기 슈퍼맨을 뻥뻥 날리는 것도 싫어할 사람들은 싫어하겠지.

앞의 구출 장면에서 보여줬던, '배트맨스러운' 다채로운 액션들은 확 죽어버렸잖아.


마찬가지로, '검술의 초고수라서 날아오는 화살도 쳐내고, 골렘의 관절부도 노려 벨 수 있다!' 라는 느낌의 캐릭터가,

갑자기 슈퍼맨처럼 용암에 빠져도 근성으로 버틴다면, 이건 누군가에게는 당혹스럽게 느껴질 거야.



개인적으로, 용암의 문제는 로봇물에서의 현대병기와 비슷한 위치라고 생각한다.

분명 현실에 거대로봇은 존재하지 않고, 그러니까 뭔 설정을 해도 논리적으로 지적을 하는 것은 불가능함.

하지만 꽤 많은 밀덕들이, 로봇만화를 보고서 '어이 잠깐, 이건 좀 너무하잖아' 라는 심정을 토로하지.


왜냐하면, 밀덕들은 몰입감을 느낄 수 있는 지점이, 우리보다 조금 더 좁기 때문인 거야.


결국 문제는 몰입감이다. 사람마다 '음, 있을법한 이야기군' 하고 몰입감을 넘길 수 있는 지점은 전부 다 달라.

심지어 같은 물리법칙을 따르는 세계 안에서라도,파이터의 HP와 로그의 HP는,

슈퍼맨과 배트맨의 HP만큼이나 다르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


특히 내 친구처럼, 윈터 솔저 보고서는, 내가 무슨 목인장이라도 되는 것마냥

"영화에서는 대충 이런 식으로 제압을 하는데(나: 아아아악!), 내가 도장에서 배운 대로라면 이 쪽이 더 낫다고...(나:아아아아아악!)"

영화 안에 나온 액션 합을 하나씩 전부 분석해 보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이런 쪽에는 민감하겠지.

사실 나만 하더라도, 캡틴 아메리카보다 육체적 능력이 월등한 PC라면,

솔직히 어떤 식으로 '액션'을 묘사해야 할지 머릿속에 그림이 안 그려지는 판이란 말야.




그러니까, 그냥 팀별로 적당한 타협점을 잡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