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걸판 TVA에 대한 평가는... 대충 이렇다.
마이클 베이가 일본에서 태어나 씹덕으로 자라난 다음,
누구나 삶에 한 번쯤 있다는 인생의 역작을 만들 기회를 붙잡아 만들어낸 TV 애니메이션이 있다면,
그게 바로 걸즈 운트 판처 TVA다.
(덤으로 나는 마이클 베이를 꽤 고평가한다, '후속편'이라는 걸 만들지 않는다는 가정 아래에. 솔직히 차 타고 달리는 건 진짜 잘 만들어...)
아니, 정말 솔직히 말하자면, 그 애미뒤진 트랜스포머 3 스토리도 걸판 TVA보다는 치밀하다.
최소한 그건 메가트론이 어이없게 뒤진다는 반전이라도 있었거든.
걸판 TVA 스토리 전체는, 1화를 보면 80%를 전부 예상할 수 있으며,
그 예측불가한 20%는, 상상 이상으로 노잼이었다는 이유로 만들어진 것이다.
좋아, 자신의 내면 트라우마랑 싸우겠군?
연습전에서 패배하되 이외의 모습을 보여주는 전개겠고...
이제 슬슬 누구 한 명 집으로 가겠지.
좋아, 이제 슬슬 스포츠를 인정해주지 않는 부모님이랑 싸울 때고.
좋아, 사실 학생회는 뭔가 비밀을 숨기고 있었다는 게 나올 타이밍이야.
그리고 그건 아마 학교 폐쇄겠지 하하하.
좋아 이제 헤어진 가족과 맞다이 뜰 때다...
장난치냐.
심지어 이 식상하기 짝이 없는 장면들이 그래서 연출이 잘 됐냐면... 하...
전차전 연출의 반의 반만 좀 해줘라, 제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각본가들을 절대로 욕할 수 없다. 진짜로.
내 보기에, 이 각본가들은 캐릭터들 대사들을 다 짠 다음 스토리를 만들기 전에 가사상태에 빠진 게 틀림없다.
손발가락 다 써도 한참은 남는 오아라이 학원 전차도 부원들 하나하나,
그리고 상대 팀마다 두 명씩은 꼬박꼬박 등장하는 네임드들까지.
솔직히 말해 이름 다 외우는 게 불가능할 정도로 많은 캐릭터들을, 대사 하나하나로 전부 각인시켜 놓는다.
예컨대, 미호가 한 마디 말만 하면 전차도 부원 전부다 한 마디씩 대답을 던지는 거.
대사 한 마디 한 마디로, '이 캐릭터가 한 말이며, 이 캐릭터는 이 정도로 또라이에요' 를 어필하는 센스가 경이적이다.
아니, 사실 이 쪽이 멀쩡한 시나리오 쓰는 것보다 수 배는 더 힘들어...
그러니까, 아마 집필 끝나고 나서 링거라도 맞으면서 간신히 목숨을 부지했을 각본가들을 깔 수는 없고...
그냥 미소녀들 캐릭터성을 감상하세요 용도로 소모된 일상 파트와, 총집편 때문에 날려먹은 시간들을 지적할 수밖에 없는데.
하지만 거꾸로 그렇기에, 극장판은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걸판 극장판에는, 유의미한 갈등, 섬세한 감정 묘사, 그리고 영상미가 있어, 전차전을 벌이지 않을 때에도!
인물들의 감정적 변화나 그로 인해 생기는 갈등을 묘사하는 데 신경을 준 것만으로도, 이 작품의 단점을 왕창 메꾼 거다.
특히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그 임시로 옮겨간 학교에서 오리팀 선도부원 세 명이 방송실에서 늘어져 있는 장면.
선도부원 세 명은 그늘진 바닥에 누워 있고, 고함을 지르는 학생회 서기는 유리창이 막고 있잖아.
그니까, 인물들 사이에 어떤 대립이 존재하는지, 미장센 하나로 정말 깔끔하게 묘사해 버린 게 너무 마음에 들어서,
사실 슬슬 전차전 장면들은 기억도 안 나는데, 이 장면은 아직도 생생하다.
전차전에 대한 설명은 생략한다.
마이클 베이+인생의 역작.
걸장판 다섯번은 봤다
전차 + 미소녀 + 학원스포츠물. 나름 재밌게 봤음.
일상파트는 좀 지루하다 싶으면 그냥 휙휙 넘겨서 기억에 안남음. 하지만 전차전 만큼은 정말 잘 만들었어. 걸장판은 극장에서 두번 보고 지금도 가끔씩 보고 있어서 몇번 봤는지 안세어봄.
베이형은 더 록이라는 일생일대의 명작을 찍고 산화한 거다...
더 록 핵명작이긴 한데 크레딧을 까보면 선배들 덕을 많이 봤다는 걸 알 수 있음
덜컹덜컹거리고 바람쐬고ㅜ비누방울보는 맛으로 봤다. 그거면 충분하잖아
스토리는 싸구려지만 오로지 연출만 가지고도 호평을 넘치게 받을 수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