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재밌게 했었다
시간관계상 장기플은 돌리기 어려웠지만 사실 나올 수 있는 테마가 장기로 가기엔 매너리즘에 빠질 리스크가 있었지.
순례자라고 스스로를 부르는 프로미티안들은 자기들끼리만 알아볼 수 있는 마크같은게 있음.
oWOD에서 헌터들이 자기들만 읽을 수 있는 표식을 지하철이나 뒷골목에 남겨서 '여기 뱀파이어 잘돌아다님' '근처에 이단심문관들 있음' '조심하시오'
같은거 남기듯, 프로미티안들도 그런 비슷한걸 남겨서 이정표로 삼아.
우리 파티의 캐릭터들은 각자 그걸 보고 따라가다가 길에서 하나둘씩 만나게되서 동행한 파티였는데,
미국 남부의 어느 소도시에서 몸을 쉬기로 했음. 마을사람들은 이방인이라고 캐릭터들을 존나 경계했음.
왜냐면 최근 그 동네에 살인사건이 있었거든. 그냥 사고로 죽은게 아니라 보란듯이 배를 갈라서 장기자랑을 하고 죽은 시체라 분위기가 흉흉했음.
다른 파티원들은 아;여기 분위기 안좋은데 조용히 그냥 나가서 노숙하자..하고있었는데 프랑켄슈타인 계보인 캐릭터 한명이 마을의 한 소녀가 자꾸 눈에 밟혀서 조금만 더 있다가자 하고 설득함. 프랑켄슈타인 캐릭터의 몸이 여러명의 시체를 기워서 만든 거라 그 시체들 중 하나가 그 소녀에게서 뭔가를 느끼는 모양인지 이유없이 정이 가고 신경이 쓰이는 모양이었음.
그리고 뭐 머물면서 힘쓰는 일이라도 돕겠습니다 하고 열심히 그 타운사람들 일을 도와주면서 조금씩 사람들에게 신뢰도 사고 소녀도 첨엔 무서워하다가 조금씩 접근해오고 훈훈한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었음. 그런데 WOD가 어디 그렇게만 흘러가나. 소녀가 납치당한거임.
마을은 난리가 났음. 그리고 사람들 사이에서 이방인들 때문이라는 흉흉한 분위기가 번져나가기 시작하는데 이건 사람들이 우디르급 태세전환을 해서 그런게 아니라 룰적으로 이유가 있음. 프로미티안의 계보마다 한곳에 오래 머무르면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디스콰이어트라는 현상이 다른데 유대교 골렘인 타무즈가 오래 머물면 주위 사람들의 마음속에 우울함이 가득차게되고 갈라테이아가 오래 머물면 갈라테이아의 아름다움을 독점하기 위해서 서로 죽이고 음해하고 찌르고 하는 집단 히스테리가 일어남. 이토준지 토미에 시리즈 암? 딱 그거 생각하면 됨.
그리고 프랑켄슈타인 계보는 폭력과 분노로 사람들이 쉽게 폭발하게되는거였을거임. 내가 한 계보가 아니라 잘 모르겠다.
사람들이 거의 린치할거같은 느낌이었음. 안그래도 성경들고 돌아다니는 목사 한명이 사람들 선동하고 있었거든.
이렇게 될걸 알고있었는데도 사람들이 태세전환하니까 짜증나더라.
그래도 프랑켄슈타인이 자기가 가서 소녀를 찾아오겠다고 함. 나랑 다른 캐릭터는 프랑켄슈타인보고 그냥 나가자고 설득했지만 듣지 않았음.
난 속으로 아 이거 다른 초자연체 나올 각인데...하고 어쨌거나 쭐래쭐래 따라갔는데...
추적하고 수사해서 갔더니 살인범이 그냥 인간이었던거임.
스탯상으로야 프로미티안은 인간따윈 그냥 손가락 두개만으로 턀갤러들이 닭가슴살 찢듯이 확찢할수있음. 뱀파이어도 찢는데 인간쯤이야.
여기서 프로미티안의 최고지상명제인 '인간이 되고싶어요' 를 설명을 좀 해야하는데
개념 소개글에서 나왔듯이 프로미티안들은 피노키오가 인간소년이 되고싶어하듯 (우리 플에서 이 피노키오에 대한 메타포가 자주 나왔음)
마그스 오푸넘 이라는 위대한 변화과정을 겪게되는데 뱀파이어의 골콘다나 메이지의 어센션처럼 궁극적으로 도달하려는 초상임.
이걸 위해선 해야하는 체크리스트들과 권장하는 주의사항들이 있음.
재밌는건 이 마그스 오푸넘의 체크리스트중에 반드시 자기와 같은 자식을 한명 창조할것 이라는 조건이 있단거임.
그게 프로미티안들이 이 땅위에서 절대 없어지지 않는 이유일지도 모름.
프로미티안들은 잘 모르는데 이 마그스 오푸넘을 전부 달성해서 인간이 되는데 성공하면 프로미티안이던 시절의 기억은 전부 없어짐.
그렇게 인간으로 살다가 다시 프로미티안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고.
암튼 주의사항중 하나는 인간을 해하면 안된단거임.
마그스 오푸넘의 길을 걷는 프로미티안들에게 있어 인간성이란 신성하고 동경의 대상인데 살인범이랑 마주치니까 딜레마가 발생함.
인간이란 아름답고 완벽해보이는 동경의 대상이었는데 구역질이 날만큼 사악한 인간을 마주치면 그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함?
저런 자도 인간이란 이유로 해치면 안됨? (ㅇㅇ 안됨)
거두절미하자면 살인자는 소녀를 납치했던 곳에 불을 지르고 도망쳐나와선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프랑켄슈타인은 소녀를 구하기 위해서 변성술이란 초자연적 능력을 쓸 수밖에 없었음. 프로미티안들은 누구나 가슴속에 연금술적 불꽃을 품고있음. 이름을 까먹음. 이 불이 영혼을 가진 인간들과 달리 프로미티안들을 움직이고 생각하고 느낄수 있게 해주는 원천임. 당연히 자연은 이 연금술의 불을 부자연스럽다고 생각해서 매우 싫어하고.
평소엔 이 불꽃을 가려서 인간처럼 겉모습을 위장하지만 변성술은 이 불꽃을 이용해서 사용하는거라 능력을 쓸때는 빼도박도 못하게 위장이 다 걷혀짐.
소녀를 안고 불속에서 걸어나오는 동안 사람들은 프랑켄슈타인이 본래의 시체를 기워서 만든 끔찍한 모습인걸 목격했고 겁에 질림.
프랑켄슈타인의 황무지화 효과때문에 먹구름이 가득 끼고 천둥번개가 마구 치고 있고, 디스콰이어트 때문에 사람들은 횃불이랑 샷건을 들고 극도로 분노하고 흥분한 상태였음.
살인자가 득의양양해서 사람들을 선동하고 저 괴물들이 소녀를 죽이려 했다고 하는 동안 우리는 사람들을 해칠 순 없었기 때문에 마을을 도망치듯 떠나야했음.
결국 살인자는 여전히 남아있을테고 소녀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찝찝하게 마을을 떠나오면서 프랑켄슈타인 캐릭터가 울부짖으면서 걸어가는 그런 내용이었는데.
프로미티안이 가지는 테마랑 내러티브가 거의 이런것들의 반복임.
정착하고싶지만 저주받아서 떠나가야하고 그 과정에서 인간에 대한 회의를 품지만 다시 인간이기에 볼 수 있는 희망이나 아름다움을 보면서 순례길을 끝없이 걸어가는.
장기까진 좀 패턴이 반복될거같고 단기로 하기엔 이 테마를 제대로 살리기 어려우니 중기플정도면 괜찮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거랑 별개로 전투스펙은 존나게 존나 쎔.
요괴인간 맞네 뭐!
아재....왜곡된 시대착오....
암튼 피노키오나 영화 AI같은게 참고가 많이 된다고 생각함
올ㅋ 실제로 돌린 사람 볼 줄이야. 그리고 마그넘 오푸스임 마그스 오푸넘이 아니라. 연금술적 불꽃은 아조쓰
그리고 기억이 대부분 없어지지만 남는 경우도 있어
se//아 그렇지. 용어 헷갈림. 정정 ㄳ
근데 이 플 얘기 좀 더해줄 수 있냐? 마스터 누구고 네가 한 계보랑 정제법. 그런 거
ㄴ 인증되고싶진 않아서 자세힌 말할순 없음. 암튼 전투캐가 하고싶다면 답은 페럼이란건 확실히 느꼈다
아 이거 쓴 거 만으로도 인증이니 얘기 좀 해주라 개 궁금함
내가 주로 찍었던건 일렉트리피케이션이었음. 이왕 현대배경이다보니 전기를 쓰고싶어서. 파티원들이 전투할때마다 허겁지겁 콘센트 찾는것도 좀 웃겼음 ㅋㅋㅋ 암튼 전기다루는게 어울리는 계보는 아니었는데 골목길이나 사무실같은데 갈때 영화 콘스탄틴처럼 주변 전구랑 가로등이 깜빡거리다가 꺼지면서 어두워지고 그 덕에 만나는 인간들이 캐릭터들 모습을 볼 수 없어서 무사히 넘어가고 하는식의 드라마틱 용도로 썼던건 기억난다. 전투는...원래 전투에 어울리는 계보는 아니었어서.
하면서 느꼈던건 플레이어들 누구도 디스콰이어티즘을 안찍었었음. 뭔가 다른 쿨한 변성술들이 더 많았고 디스콰이어트가 있어야 진짜 프로미티안이지 하는 생각들이 있었던듯. 근데 플레이 난이도는 지옥같이 어려워짐. 한 장소에서 사흘 이상 머문적이 없다....물론 디스콰이어티즘 있어도 오래는 못머물겠지만 무슨 정처없는 방랑자도 아니고 정착을 못하니까 스토리가 심화되고 오랜 시간을 들여서 한 장소에 소셜적으로 투자하고 하는건 엄두를 못냈음. 이게 짧은 템포의 에피소드들을 옴니버스식으로 엮는 로드트립형 스토리를 만들어서 단타로 치고 빠지기엔 호흡이 괜찮았는데 만약 조금 더 인간들과의 관계성을 깊게 다루고 미묘한 문제들을 쓰고싶다면 한명쯤 있는게 좋을거같음. 안그러면 오래 머문곳이 북두의권스럽게 막장화됨
근데 프로미티안 소개글에 달린 댓글처럼 첩보물이나 전쟁물같은 거점을 두고 반복해서 미션을 하는 구조의 캠에 어울리냐면 난 좀 회의적임. 그런 구조의 캠페인은 워울프가 훨씬 잘할 수 있고 어울리거든. 프로미티안은 거기에 어울리는 구조는 아니라고 봄. 아까도 말했듯 피노키오나 원작 프랑켄슈타인 소설같은 구조가 제일 하기 편하고 또 그러라고 만든 룰같음
ㄴ ㅇㅋ 감사. 도움 많이 됐어. 찍어 보자면 혹시 스타넘 오시리안? 디스콰이트먼티즘도 스타덤 계열인데 찍지 그랬냐.
생각해보니 장기적인 위장 신분 유지가 필요한 첩보물엔 안 어울리는 거 맞겠네. 냉전이든 열전이든 분쟁 지역을 떠도는 이야기를 하려면 블랙 옵스 물이 좀 더 적당... 아니, 다시 생각해보니 이런저런 현실적 제약을 생각하면 이것도 많이 힘들 거 같다.
그땐 아마 데몬이 없었겠지만 스파이 물엔 역시 데몬이 제일 어울림. 아니면 뱀파이어 정도
난 프로미씨언 보면서 제일 처음 떠오른 게 사람들에게 배척 받는 아웃사이더 히어로물이었거덩. 종특 상 노숙하며 떠돌아다니거나 몸 숨기고 정착하기 좋은 폐건물들이 많은 퇴락한 대도시를 배경으로 하면 꼭 로드 트립형이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고정된 지역에서 이야기를 진행하는 것도 가능해 보였고. 물론 글 쓴 게이가 말한게 정석에 더 가깝다는덴 동의.
58.121//애시당초 군대건 스파이건 한곳에 오래 소속되는 종류라서 좀 힘들듯. 그리고 사람을 해치면 안되는데 분쟁지역에서 뭘 하겠어
그러고보니 공식으로 냈던 프로미씨언 세팅 배경도 카트리나로 시궁창 된 직후의 뉴올리언스였던 거로 기억
218// ㅇㅇ 그래서 그냥 힘들단 판단이 나오더라고. 익명 게시판이 이래서 좋네. 아무렇게나 썰풀기 좋으니까 예상치 못한 피드백도 얻고.
결국 외부세계와는 오랜 시간에 걸친 관계유지가 어렵다보니 같이 순례하는 캐릭터들끼리 관계설정을 탄탄하게 해두는게 프로미티안을 재밌게 즐기기 위한 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함. 메이킹 단계에서부터 파티원들끼리 가치관의 차이와 인간과 인간이 되기 위한 여정, 그들의 정체성과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등을 상이하게 다르게 설정해서 대립과 협력이 극적으로 부각되도록 설정해주고 서로 적극적으로 얽히면서 드라마틱한 씬을 만드는게 좋아보임
그런 점에선 드라마 워킹데드도 훌륭한 리퍼런스임. 한곳에 오래 머무를 순 없고 신뢰하고 믿을만한, 이야기거리가 나오는건 대체로 서로의 이야기란 점에서.
시발 그거 좋겠다. 역시 실제로 돌려본 놈이 뭔가 달라도 다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