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WoD 소개가 올라오길래 끄적끄적.


뱀파이어나 늑대인간같은 고전적인 애들 말고도, nWoD로 플레이할 수 있는 팬메이드 종족이 별게 다 있음. 그 중에서도 인기있고 자주 언급되는 걸로는 세계의 법칙을 무시하는 매드 사이언티스트 컨셉의 '지니어스'(Genius: The Transgression), 태초의 거대한 바다괴물의 후예인 '레비아탄'(Leviathan: The Tempest)...뭐 그런 것들. 그 중에서도 튀는 팬 서플리먼트가 마법소녀물을 굴리기 위한 종족인 '프린세스'임. 


처음에는 "ㅋㅋㅋㅋWoD로 마법소녀물 개웃길듯ㅋㅋㅋㅋㅋㅋ"하고 농담으로 시작된 프로젝트였다는데, 생각해보면 마법소녀물의 기본 플롯은 WoD의 어반판타지 세팅이랑 신기하게 잘 맞아떨어짐. 어느 날 초자연적인 힘에 각성해서, 정체를 숨기고 무시무시한 괴물들과 싸우는 이야기니까. 이 서플리먼트도 마법소녀물의 그런 기본 스토리라인을 그대로 따라감. PC는 어둠에 의해 멸망하고 꿈의 세계에 갇혀버린 고대 마법왕국의 여왕들로부터 계시를 받아서, 신기한 마법의 힘을 얻고 동료들과 함께 어둠의 세력을 마구마구 줘패면서 꿈과 희망을 전파하고 다님.

물론 이게 WoD니까 그렇게 쉽게쉽게 흘러가지는 않지. 근본적으로 선한 희망의 존재들이라서 멘탈이 툭하면 깨져나가고, 일상을 유지하는 건 점점 더 힘들어지고, 어둠의 존재들은 이미 한번 이겨서 세상에 우글거리는데 프린세스들의 힘은 아직 약함. 그러니까 마법소녀물 중에서도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같은, 클리셰 비트는 칙칙하고 멘탈나가는 이야기에 적합한 룰임. WoD니까.


이 룰의 재밌는 점은 마법소녀물에서 나오는 걸 웬만하면 다 할 수 있다는 거임. 변신하면 복장이 바뀌고, 능력치가 올라가고, '의장'(Regalia)이라는 아이템이 나타나서 이걸로 싸우거나 음악 연주하거나 할 수 있음. 변신하면 장애가 치유되거나, 성별이 바뀌는 것도 가능. 마스코트 동물(시키가미)을 데리고 다닐 수도 있고....희망을 완전히 잃어버리고 흑화해서 어둠의 존재가 될 수도 있음....


프린세스는 '계시'(Calling)랑 '기원'(Invocation)으로 구분됨. 계시는 프린세스로서 맡는 역할(전사-챔피언, 지도자-그레이스, 치유자-멘더, 학자-시커, 예술가-투르바두르)이고 기원은 섬기는 여왕(조화와 나무의 클로버, 공동체와 땅의 하트, 지식과 물의 다이아몬드, 자유와 바람의 스페이드, 사랑과 불의 소드). 여왕의 뜻대로 행동하지 않으면 그 영역 주문을 못 쓰는 정도인데, 계시에 어긋나게 행동하면 온전함을 대체하는 '믿음'이 팍팍 까여나가기 시작함. 선한 존재인 프린세스가 어쩔 수 없이 나쁜짓을 하면 또 믿음에 회의를 느껴서 멘탈이 깎임. 거기다가 잔인한 장면을 보면 '예민함' 굴림을 해서 실패할때마다 디버프를 받음. 마음이 아파지고, 현실도피하고, 무모해지고. 그렇게 점점 정신적으로 무너져나가는 걸 즐기거나, 그러면서도 희망을 위해 싸우거나, 그러는 게 프린세스 룰의 핵심임.


설명은 이쯤 하고, 개인적으로 몇 세션 해보면서 느낀 거


장점: 정말 마법소녀물다움. 서양 룰이지만 일본식 마법소녀물 이해도가 높아서, 할 수 있는 게 많다. 

단점: 룰이 애매한점이 몇 군데 있고, 주문은 많은데 다들 활용도가 좀 애매함. PC 연령/성별에 따라 꿈과 희망을 외치기 좀 쪽팔림.



내가 티알 경험이 많은 건 아니지만, 적어도 내 생각엔 이 장르에 관심이 있다면 재밌게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