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PC가 NPC랑 연인 사이였는데 (설정이 그랬던거고, 실제로 연애하는 장면은 별로 안 나왔어. 눈꼴시다고 해서) 


pc, npc로 계속 부르면 불편하니까 A랑 B라고 하자 


B는 사실 비밀 조직의 간부였던거야. 위쳐의 소서리스 모임같은거 생각하면 편하겠네. 


우린 당시에는 몰랐지만 A의 파티는 연인이 속한 비밀 조직에 반하는 행동들을 하고 있었고. 


그래서 조직 내에서 입지가 위험해지고, 숙청당할 위기에 처한 B는 A에게 솔직하게 털어놓고 자길 도와달라고 했지.


A는 B한테 홀딱 반한 상태라서, 몰래몰래 파티가 하는 일을 사보타지했어. 


그러다보니 A도 의심을 사기 시작했고, 비밀조직은 비밀조직대로 B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않았어. 


둘 다 아슬아슬하게 버티다가, 결국 B가 난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차라리 날 죽이고 넌 원하는 대로 살라고 한거야.


그 한 마디에 결국 버틸 수 없게 된 A는 B를 배신하고 빈사상태로 만든 다음, B가 가지고 있던 비밀조직의 거점으로 향하는 텔레포트 반지를 이용해서 지부 회의실에 폭탄 테러까지 했어. 

(전 세션에 보상으로 나왔던 네클리스 오브 파이어볼이랑 SM 5를 이용했지)


B는 비밀조직에서 강력한 징계를 받았지만, 복수심에 불타서 A를 잡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어필해서 살아남았지.


A는 여전히 B를 사랑하고 있었고. 


그런데 진짜 좋았던 부분은 그 다음부터야. 파티에 속한 PC중 하나인 C가 A를 위로해준다고 접근했던거지.


C는 별로 연애 감정은 없었지만 연인이 자신을 죽이려고 드는 상황은 A에게 생각보다 굉장히 힘든 경험이었고, 그런 고난을 겪다보니 자연스럽게 C와 가까워지기 시작했어.


결국 C와 연인 사이가 된 A는 B가 보기에는 정말로 배신자처럼 보였지.


이 배신은 B를 죽이는 걸 피하던 A를 대신해서 C가 B를 죽임으로서 완성됐어. A는 어쨌냐고? 허탈한 표정으로 B를 잠시 보더니, C에게 괜찮냐고 물었지.


타오르던 사랑이 식어버리면서 인간이 변하는 모습이 참 좋았던 플레이였어. 


이후에는 어땠냐고? 무난무난하게 진행해서 사술사들의 음모를 박살내고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났지. 


물론 A에게 엿을 먹은 비밀조직은 이를 갈았지만, 엔딩 시점에서 PC들은 저런 조직 정도는 혼자서도 박살낼 만큼 강해진 상태라서, 초반 악역의 비애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