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이야기를 꺼내려니까 어디부터 해야할지 막막하네

일단 가죽의 제조 공정 이야기부터 하고 그 다음 중근대 유럽 가죽 옷 이야기 할게

시간상 가죽 옷 이야기 꺼낼 수 있으려나 모르겠네


간혹 흰 소는 하얀 가죽을 뱉어내고 검은 소는 갈색 가죽을 뱉어낸다고 생각하는 애들이 있는데

뭐, 그렇다고 할 수도 있고 아니라고 할 수도 있지


한국이야 그냥 다 통틀어서 모피, 가죽이라고 칭하지만, 유럽 애들은 가죽의 분류가 세부적으로 나뉘거든

일단은 영어만 따지면 가공하지 않은 모피는 Fur라고 한다.



자, 이 상태가 Fur. 우리가 알고 있는 가공하지 않은 생 모피지.

그런데 이 상태 그대로 쓸 수 있는건 아닌거 알지?

왜냐면, 이 대로 나두면 가죽에 붙어있는 살 때문에 가죽이 썩기 시작하거든.

(본래는 제혁공장에서 작업중인 가죽 사진 첨부했다가, 혹시 구더기 보고 토하는 애들 나올까 싶어서 지움)


때문에 무두질 작업을 거치는데, 무두질의 첫번째 작업은 소금에 절이는거야.

위에 설명했듯 가죽에 붙어있는 살과 가죽 내의 수분(주로 피) 때문에 가죽이 썩거든

그래서 소금에 절인 후 말려서 물기를 다 빼는 작업을 거쳐.

이 작업 중의 가죽을 보면 썩기 시작한 가죽에 구더기가 우글우글 생기는걸 볼 수 있음.

이렇게 해서 얻어낸 가죽은 원피(原皮)라고 하고 영어로는 Skin이라고 한다.


이 원피로 두번째로 해야하는 작업은 탈모야.

응, 그 탈모. 탈모 갤 애들이 제일 싫어하는거.

영어로는 Dehairing 이라고 하는데, 한국어로는 탈모 작업이라고 한다.

전용 약품을 드럼통에 넣고 며칠씩 회전시켜서 털을 뽑는다.


털이 다 뽑힌 가죽에서 살점과 분리하는 작업을 하는데, 이건 제육작업(Fleshing)이라고 하지.

그 다음에는 가죽 표면을 벗겨내고, 가죽 속에 있는 진피층만 남기는 작업을 하는데 이건 할피작업(Splitting)이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이 셋을 다 합쳐서 그냥 제육작업이라고 통칭하기도 하는거 같더라.


그럼 다시 무두질(Tanning)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무두질에는 크롬 약품이나 기름, 솔 벤트 등을 사용해서 약품을 먹이고

동물성 가죽을 식물성 가죽으로 변화 시켜서 가죽을 뻣뻣한 유연하게 만들고 오래 보존할 수 있도록 내구성을 준다


지금 처럼 약품이 없던 시절에는 생선 기름 같은 각종 기름이나 나무 뿌리에서 채취한 탄닌, 잿물, 새나 가축의 똥, 으깬 동물의 뇌(腦) 등을 사용했다.

(명품 브랜드의 경우 현재도 나무뿌리에서 채취한 탄닌을 약품 대신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가죽은 본래 색이 남는다)

 

이 과정을 거치고 나면, 사용하는 약품의 종류에 따라 갈색/회색/흰색의 가죽이 남게되지

이 무두질 과정이 끝나야 "피혁"이라고 부른다.



이 피혁을 생산하면 생산 공정이 끝나는게 아니라

여기서 표면을 깎아 내고(Shaving), 염색하고(Dying), 기름을 먹이고(Fatlquoring), 탈수(Sammying), 주름펴기(Setting), 건조(Drying), 표면 염색 후 코팅 작업(Coating)을 해야 진짜 가죽이 탄생하는거.



(이게 기름 먹인 가죽)


시발 별것도 아닌거 설명하는데 깨끗한 사진 찾느라 개고생했네...

궁금하면 영어로 구글링해보면 양놈 생존주의자/사냥 애호가들이 직접 무두질 하는 과정 찾을 수도 있고

아니면 양놈들 제혁 회사는 우리나라 제혁 회사랑 달라서 홍보에 신경쓰기 때문에 직접 제혁 과정 같은거 비디오로 공개하니까 궁금하면 찾아봐라


아... 이거 쓰다가 뭐 얘기하려고 했는지 까먹었다.

근대 유럽의 가죽 옷이었던가?







중근대 유럽에서는 남성들은 Dublet이라고 하는 가죽 저고리를 입고 다녔는데

위와 같이 염색하지 않은 더블릿의 경우에는 서민들이 주로 입고 다녔다.

우리가 딱 생각하는 유럽 농부의 이미지지?








반면 상류층은 색이 알록달록한 옷을 입고 다녔는데.

이렇게 화려한 색상의 더블릿은 귀족과 돈 많은 상인들이 입고 다녔다.

왜냐면 당시 염료 가격이 엄청나게 비쌌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이 대량 생산 공정, 화학 약품 합성 공정이 개발되지 않았던 시기라

염료를 만들때는 벌레를 잡아서 말려 가루를 내거나, 꽃에서 추출하거나, 광석 등을 갈아서 정액에 섞어 만들곤 하던때라

염료의 생산량 자체가 부족했거든

거기다가 제도적으로 귀족이 아니면 알록달록한 옷을 입는게 금지되던 시기이기도 하고

(유일한 예외는 군인. 그래서 당시는 군인이 선망의 대상이었다.)

상당한 제단 기술이 필요해서 고급 인력 밖에 만들 수가 없었고.


아, 말 나온김에 한마디,

씨발 장작위키 때문에 아밍 더블릿은 더블릿의 한 종류고 갬버슨은 더블릿과 다른 누비옷이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갬버슨 = 아밍 더블릿 = 아케톤 = 패디드 재킷 = 솜내의 = 누비옷

전부 같은 말이다!!!!


씨발 무슨 일간베스트신천지, 오늘의 씹선비, 장작위키, 이글루스, 네덕 죄다 갬버슨이랑 아밍 더블릿이 다른 옷이라고 해뒀는데

둘 다 똑같은거다.

새끼들 문헌 참조까지는 안바래도, 최소한 검색은 해봐야할거 아냐?

구글링하면 제일 위 페이지에 A gambeson (or aketon or padded jack or arming doublet) is a padded defensive jacket이라고 적혀있는데 헛소리야.





이건 Jerkin이라고 더블릿 위에 입는 가죽 조끼다.

마찬가지로 저킨도 가죽으로 만들었고

아.. 더블릿 쓰다가 혼자 열 받아서 길길이 날뛰는 바람에 무슨 말 하려고 했는지 까먹었다.


아무튼 더블릿이랑 마찬가지로 방어구의 용도도 했기 때문에 평민/귀족 가리지 않고 돈 있는 남성들이라면 다 저킨을 입었다.

돈 없는 농노들이야 못 입었겠지만, 어느 정도 자금력이 있는 도시민이나 용병들은 다 하나씩은 갖춰입었다.









마찬가지로 저킨도 위에서 설명한 추레한 저킨은 평민들이 입었고

귀족들은 아래처럼 화려한 색의 저킨을 입었다.

아, 물론 돈 많은 귀족들만.


기사들이든 귀족들이던 가난하고 돈 없는 놈들은 얄짤없다.

세상은 돈이 최고야.




그 중에서도 Buff Jerkin은 16세기 후반에 만들어진 형식의 가죽 코트인데

무릎까지 내려오는 긴 가죽 옷이었다.

후에 Buff Coat라는 명칭으로 바뀌어 17세기 군인들(주로 드라군이나 퀴레시어)이 방탄복 용도로 즐겨 입었다.

올리버 크롬웰의 철기병대도 이 버프코트에 강철 투구를 착용한 기병대였다.

이후에는 경찰복으로 사용되기도 했지.


군복으로서 버프 코트는 18세기까지만 사용되었고, 그 이후에는 사라졌지만

이 소방복 용도로는 19세기까지 꾸준히 사용되었다.

그리고 1차대전이 시작되면서 방탄복 용도로 잠깐 부활했었고.


소방복으로 사용된 이유는, 당시에는 내화성 옷감을 만들 수 없었고

최소한 열기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두꺼운 가죽옷을 입고

거기에 물을 뒤집어 쓰고 소방활동을 했다.


아무튼 19세기에 석면 소방복이 발명될때까지는 미국과 유럽의 소방대원들에겐 버프코트가 소방복의 역할을 했다는거.

아, 근데 내가 무슨 얘기하려고 했더라...? 이런거 하려던게 아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