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아래에서 템플릿 만드느라 고통 받는 갤럼이 있길래, 옛날에 쓴 거 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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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특정 장르 플레이 전반을 커버하기 위함이 아니라 개별적인 캠페인 특성에 따라 어떻게 템플릿을 짤지에 대한 내용 위주라서 좀 놓치는 부분이 많을 듯. 또한, 대분류에서 소분류로 전개해 나가며 템플릿에 들어갈 요소들을 구체화하는 방법론을 따르고 있다. 무협 캠페인의 예를 통해 진행해 보겠음ㅇㅇ
1)플레이하고자 하는 캠페인의 장르에 있어서, PC들로 쓰일 법한 주인공들이 갖고 있는 공통된 아이덴티티를 추출해내라
예를 들어, 광신적이고 무자비한 '사파'의 득세를 좌시하고 싶지는 않지만 기존 '정파' 무림의 위선과 억압성에도 환멸을 느끼고 있는 아웃사이더 무림인들을 PC로 해서 민초들을 마교니 뭐니 하는 패거리들로부터 보호하는 한편 자신들을 구파일방으로 대표되는 기득권을 위협하는 불안요소 취급하는 정파의 추적과 감시를 피해 도망치는 무협 캠페인을 한다고 치자고. 어떤 주인공들이 나올 거 같냐?
기본적으로 정사 모두로부터 따돌림당하는 아웃사이더들이다 보니, 큰 조직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캐릭터들은 좀 안 어울림. 명문 정파의 주목받는 후기지수였지만 지금의 정파는 사파 못지 않게 타락했다고 판단하여 문을 떠난 젊은 고수라거나... 어떤 계기로 인해 개심한 전직 마교 소속 살수라거나... 고적한 암자가 아니라 민초들 가운데서 그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중생제도를 이루려다가 파계해서 쫓겨난 승려라거나... 등등. 우선 이런 캐릭터들에게 어울릴 만한 '명예원칙:협' '의무감' '동정심' '맹세' 같은 것들을 골라내 둘 것. 좀 더 입체적인 캐릭터가 나오길 원한다면 '광포' '질투'(정의를 세우는 건 내가 아니면 안돼) ' '과대망상'(나는 썩어빠진 무림을 개혁하기 위해 옥황상제의 호장군으로부터 선택받았어) 같은 좀 부정적인 단점들도 괜찮다. 첫 단계이니 정신적 단점만이 아니라 PC들이 가질 만한 건 이거저거 다 집어 넣어 둬도 된다. 어차피 앞으로 차차 빠질 거임ㅇㅇ
2)무예 룰북에 제시된 대로, 캠페인에서 적용할 사실성 정도와 파워 레벨을 구분해 1)에서 추출된 아이덴티티들을 정리해라
캠페인에서 원하는 것이 지구를 부수며 노는 드래곤볼인지 역시 초인적이지만 사람 여러 명과 지형 정도만 부수며 노는 북두의 권인지 한정적으로 하늘을 날며 불을 뿜고 노는 의천도룡기인지 이 단계에서 사실성과 파워 레벨을 확실히 해둘 것. 고유 공격의 피해량은 몇 정도를 상한으로 할 것인지, 해악 중에서는 무엇이 허용되고 무엇이 안 되는지 등이 여기에서 결정된다. 그게 정해지면, 2)에서 추출된 아이덴티티들 장점과 기능들 중 그에 어울리는 것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전부 치워둔다. 1차 다이어트.
3)캠페인에서 주로 다뤄지는 주제와 자주 나올 법한 장면 위주로 PC들의 역할을 구분해라
템플릿의 뼈대가 짜이는 중요한 절차. 위와 같은 플레이를 하면서, 갈등 해결을 위한 방편으로 주로 전투에 의존하고 전투를 통해 '깨달음'을 얻어 나가는 과정이 주로 부각될 예정이라면 그에 걸맞게 높은 ST, 고수의 제자, 고속 사고, '발경' '어기충천' 등을 비롯한 전투용 장점과 기능들, 기타 초상능력들을 추출해 두고서 '전투에서 캐릭터들이 어떤 역할을 맡는가'를 주된 기준으로 해 분류해 둘 것. 칼 한 자루와 기동성으로 만사를 해결하는 '검객'이라거나(...화산파?), 철사장과 철포삼 등 외공 위주로 연마해 막강한 파괴력을 발휘하는 '역사'라거나, 내공을 연마하여 삼매진화를 일으키고 이기어검을 구사하는 '도사'라거나(무당파?), 자기보다 강한 고수라 해도 사용 무공의 약점이나 심리적 헛점을 찔러 순살할 수 있는 '살수'라거나 하는 식.
반대로 개인 레벨에 있어서의 전투는 비중이 적고 대화(선문답)를 나눈다거나, 비급을 해독한다거나 기관을 해체한다거나 해서 중요한 정보를 조사하는 게 위주인 캠페인이라면(논무에서 패한 쪽은 실제 대결에서도 제 실력을 못 낸다거나 하는 장면은 무협지에서 꽤 흔하지) 위와는 달리 전투에서의 역할이 아니라 '캐릭터의 사상적 기반'에 따라 분류를 나눠라. 살생금지라거나, 초자연적인 마귀라거나 강시라거나 하는 놈들에게 강하다거나, 내공 연마 수준이 가장 높다거나(룰적으로는 '음유' 재능 상한을 제일 높게 지정하는 걸로 처리하면 될 듯) 하는 특색이 있는 '불교'라거나(소림사나 아미파 캐릭터가 여기 들어가겠지),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한다거나 신선이 되고자 한다거나 하는 특색이 있는 '도교'라거나 하는 식으로 나뉘고 선택할 수 있는 무공 종류도 전부 이러한 분류에 따라 제약이 걸리고.
4)마무리
3)에서의 역할 구분을 함으로써 템플릿의 뼈대는 대충 잡혔을 거임. 지금까지의 과정에서 추출된 것들을 특성치, 장단점, 테크닉, 기타 초상 능력, 기능으로 구체화하여 각 역할들에 배분할 차례. 해당 역할에 있어, 플레이하며 가장 자주 쓰이게 될 기능과 해당 역할의 개념 상 없어서는 안 되는 기능들이 주기능을 차지한다. 무기를 비롯한 전투 기능들이 당연히 우선적으로 주기능들을 차지할테고 자신이 사용하는 무공에 대한 이론적 지식들이 여기에 속하게 됨. 보조 기능으로는, 기능 성격 상 주기능에 속하는 기능들과 연관이 있는 부차적 기능들(의술에 능한 무당파 도사 캐릭터라면, 주기능에 '전통 의술'을 넣고 부기능으로 '약학' '진찰' 등을 넣는다는 식)과 무공과는 관련 없지만 못지 않게 중요한 세속적 기능들(개방이라면 '은밀행동' '구걸' '관찰' 등)들이 부기능에 들어간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캐릭터의 개인적인 과거 행적이나 취미 등을 반영하는 배경 기능들이 몇 개('게임:장기'라거나, '시'라거나) 정도.
5)점검 사항
*꼭 필요하다 싶은 것만 들어가 있는가?
템플릿은 개별성보다 보편성에 입각해 만들어짐. 해당 장르의 픽션들을 자주 봐두는 건 도움이 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거기에서 제시된 대표성 있는 요소들을 취합하기 위한 작업이지 특정한 픽션 속 캐릭터를 재현하기 위한 게 아니다. 템플릿이 지나치게 세부적인 것까지 규정하게 되면 만드는 사람은 만드는 사람대로 작업량이 너무 많아 지치게 되고, 그걸로 캐릭터를 만드는 사람도 개성을 불어넣을 여지가 없어진다. 템플릿으로 대표되는 특정한 '전투 포지션' 또는 '이념'은 어디까지나 그에 속하는 캐릭터라면 누구나 갖고 있을 법한 핵심적인 요소들만을 모아둔 것임ㅇㅇ
*특정 템플릿이 다른 템플릿을 잡아 먹어 버리지는 않는가?
한 템플릿이 그것이 대표하는 개념 상 다른 템플릿과 차별화가 잘 되지 않거나, 혹은 다른 템플릿의 상위호환적 성격이 강하다거나 하지 않은지 확인해 봐라. 플레이어가 하기에 따라서는 템플릿 간의 영역이 중복되거나 해도 알아서 서로 균형을 맞출 수도 있긴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플레이어의 역량이 받쳐줘야만 가능한 거고, 룰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룰로 해결하는 게 좋음.
*CP 계산하기 편한가?
의외로 중요하다(....) 국문 2판 이후로 0.5CP라거나 하는 개념이 없어지고 기능 난이도마다 들어가는 CP값도 계산하기 쉽게 바뀌어 한결 나아졌지만 그래도 이거 저거 더하고 빼다 보면 헷갈리다가 못해 머리가 멍해지면서 저게 숫자 1인지 알파벳 I인지 작대기 그림인지 구분이 안 되는 지경이 된다. 16CP보다야 15CP나 20CP 쪽이 군더더기 없고 기억하기도 쉬움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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