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고치는 고스톱이 무슨 재미냐

서로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드립을 착착 받아주는 계획하지 않은 멋진 장면이 더 좋다


턀갤러들의 선택은?

난 후자가 훨씬 재밌다고 생각하지만 그만큼 어렵다고 생각함.

기본적으로 갖고있는 기반지식이 비슷한 급은 되어줘야하니까.


예를들어 칼리프의 군대가 기독교도들을 박해하는 다마스쿠스의 땅을 홀로 말을 타고 가던 잉글랜드 십자군 기사가 길 너머에서 무슬림 기사와 마주치는 장면이 있다고 치면

둘 다 플레이어고 약간의 긴장감이 도는 분위기로 묘사됐을때 플레이어와 마스터 둘다 여기서 장면이 잠깐 있고 어쨌건 합류해서 같이 파티를 맺을건 알지만 그 과정이 어떤지는 그 자리의 누구도 모르는 상태임.


서로 싸우다가 상대의 무용에 감탄해 그만 싸우고 동행할수도 있겠다

아니면 둘이 싸우는 도중에 도적들이 난입해서 두 기사가 등을 맞대고 싸우게될까?


등등 여러가지 상황을 머리속으로 그리고 있는데 무슬림 기사가 갑자기 사도신경의 한 구절을 외우고는 검을 꽂아넣는거지.

그때 말없이 검을 들고 노려보던 잉글랜드인 기사가 꾸란의 한 구절을 외우면서 검을 집어넣으면 이게 이렇게 될거라고 다 합의해둔 장면에선 얻을 수 없는 카타르시스가 있거든


물론 꾸란이나 사도신경의 구절을 외우지 않고 선언만으로 처리할 수도 있지. "저는 꾸란의 한 구절을 인용하면서 그의 앞에서 검을 집어넣어요" 같은.

근데 직접 대사로 RP했을때만큼 강렬하진 않음.


당연히 굉장히 어렵고 맞추기도 어려워서 알피지 몇년하면서도 열번 내외로밖에 못겪었지만 그만큼 인상깊은 장면이 나오기 때문에 나는 캐릭터 만들때 생길 수 있는 상황들을 미리 생각해두고 거기에 어울릴법한 대사들을 미리 시트에 적어두는편임.

그런 대사들은 갑자기 생각해낼순 없는거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