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 1인체제가 마스터에게 많은 부담을 주고 마스터-플레이어간 정보의 차이를 가지는건 사실임.

정보의 차이는 곧 권력의 차이고. 여기에 부자유를 느낀 사람들에 의해 합의제 플레이어가 생겨남.


아마 이 떡밥은 확실한 해결책이 나오기 전에는 계속될거임.

1인 마스터 체제인가, 여러명이 보조하는 합의제의 형태인가.

룰들도 이 떡밥을 보완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고민중이기도 하고.


다만 합의제가 아직도 소수파인 이유는 알피지의 서술권에 대한 분배는 해결할 수 있었어도 다른 중요한 부분을 해결을 못해서라고 봄.

미지의 경험과 탐험하는 재미 말임.


대부분의 미디어는 끝까지 컨텐츠를 즐기기 전에는 전체적인 윤곽을 완전히 알기 어려운 구조로 이뤄져있음.

미리 스토리를 다 알고 보는 영화나 드라마, 게임은 재미를 반감시키기 마련이잖음.

난 스포일러 상관없는데? 하는 사람 분명히 있지.

하지만 영화나 드라마 게임은 내러티브 이외에도 몇가지 즐길거리가 더 있단게 티알피지와의 차이임.

비쥬얼이라던가.

몇번 본 영화나 드라마라도 인상적인 장면을 다시 보기위해 재탕 삼탕 뛰기도 하잖음.


티알피지는 반면에 비쥬얼도 존재치 않고 반복해서 즐길만한 컨텐츠도 없는 놀거리임.

오직 상상만으로 그 공간을 채워나가야하고 이야기 구조도 모두의 참여를 위해서 엉성하게 짜기때문에 외부의 시선으로 봐서는 두서없고 빈틈투성이임.

그런데도 계속 티알하는 사람들이 있는건 자신이 그 안에 뛰어들어서 직접 체험한다는 장점 때문인거지.


그렇다고 '뭐야, 체험이라면 같이 만들어가는게 참맛이잖아? 참여형이 역시 옳네!' 라고 생각하면 안됨.

여기서 말하는 체험은 내가 모르는 것에 뛰어들어서 경험하는 탐험을 말하기 때문임.

해외여행을 가는데 내가 사는 동네만큼 이미 알만큼 알아서 신비감이고 뭐고 없다면 여행가는 재미가 상당히 반감되지 않겠음?

사람은 원래 늘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동물이라 중요한 문제임.


마스터 1인체제는 이런 놀랍고 새로운 경험을 계속해서 제공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고 한명에게 쏠리는 부담과 권력에도 불구하고 플레이어들이 선호하는데는 이 재미를 충족시켜주기 때문임.


여기서 나온게 '그럼 모두가 예상하지 못하는 합의제를 하면 되겠네' 하고 나온 피아스코같은 룰인데.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이 있지.

피아스코 영업하던 사람들이 늘 하던 말이 있었잖음.

막장을 하고싶다면 피아스코, 하루 생각없이 즐겁게 놀고싶다면 피아스코.


웹툰이나 드라마에서 시청자 의견에 막 휘둘리느라 전개가 뒤틀리는 거 몇번 봤을거임.

조아라나 문피아같은데서 연재하는 소설들도 댓글로 ~하면 하차합니다 같은 협박성 댓글들 때문에 휘둘리는 경우가 많고.

이야기를 만드는덴 일관성이란게 필요함. 그 일관성은 창작자가 가진 지식기반과 취향에서 비롯되는거고.


그런데 모든 사람들이 그걸 싱크로를 맞춰서 일관성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냐면 난 좀 회의적이다.

양보해서 기반지식까진 서로 어느정도 맞출 수 있다쳐도 취향은 절대 불가능함.

취향이 같은 사람은 없거든.


결국 이야기는 이것저것 섞이고 일관성을 잃게되면서 일관성이 없어도 되는, 혹은 없는게 미덕인 방향으로 흘러가게됨.

그게 막장스토리인거지.

그리고 막장은 장기적으로 끌고가기 어려움. 단발성이고 드립성의 이야기로만 끝날 공산이 높음.

잠깐 한두번 즐기기엔 좋을지도 모르지.


그런데 사람은 즐거움을 추구하기도 하지만 일관성있게 뭔가를 쌓아나가는 재미도 못지않게 추구하거든.

일시적이고 한순간의 즐거움이야 가끔 찾긴해도 거기에 쏠리는 흥미 또한 한시적이란거임.

지속적으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뭔가를 이뤄내는 성취감, 이게 내것이다 라는 소유감에서 느끼는 재미가 더 오래 지속되고 관심을 갖게됨.


이 부분들을 한큐에 해결해줄 획기적인 합의제 아이디어가 티알하는 사람들에게건, 룰북만드는 회사에게건 나올지도 모르지.

아직 난 그게 뭔지 모르겠다만. 아마 룰북 회사들도 아직 모르니까 이것저것 해보고있겠지.

근데 솔직히 난 이 근본적인 욕구를 충족시켜주는건 1인 마스터체제가 압도적으로 잘한다고 보고있고 차라리 1인 마스터 체제에서 플레이어의 발언권을 한정적으로 풀어주는게 더 편한 방법이라고 생각함.


피아스코, 평온한 한해가 판매율이 높단건 요즘 보드게임 시장이 룰이 복잡하고 전략을 짜서 하는 하드한 보드게임들이 밀려나고 단순하고 외우기 쉬운 캐쥬얼 보드게임들이 강세로 치고올라오는거랑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함. 하드유저들보단 캐쥬얼 유저들을 더 불러오는게 시장에 도움이 된단거지.

언제까지 댄저씨 WOD저씨들 데리고 서플팔아 장사하겠냔거야.

하지만 캐쥬얼만 가지고는 충족이 안되는 재미도 있는법이지.



개념찬 세줄요약

1. 모르는걸 알아가며 느끼는 흥분과 놀라움에서 오는 재미가 중요한 거신데 합의제는 그 재미를 저하시킨다

2. 모두가 참여하며 그 결과를 모두가 아무도 모르면 막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3. 그럴바에야 1인 마스터체제로 가는게 나음. 사람들이 다 그거 하는덴 이유가 있는거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