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문제로 자주는 못 하지만,
왠만하면 던월 중~장편을 선호하는 편.
처음으로 중편을 돌렸을 때 일.
첫 플레이에는 그냥 사제에게 편지 배달하는 임무를 줬음.
마법사, 성기사, 전사는 예전부터 사제와 안면이 있는 사이라는 식으로 해서 같이 편지를 배달하러 감.
편지를 배달하러 가는 길에 험난한 여정을 하는데, 식량 지키는 애가 대실패가 뜬거야.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식량 짐을 내려놓자마자 땅이 푹 꺼지면서 아래로 떨어졌다고 했어.
식량 없으면 굶어야 하니까 밧줄써서 조심스럽게 내려가는데, 그냥 가져가게 냅두면 재미없잖아?
그래서 오크 몇마리 등장시켰지.
그래서 떨어진 식량을 가지고 오크과 싸우게 되는데, 또 누군가 대실패가 떴어.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이 구멍은 사실 터널이 여러개 있었는데, 저쪽 터널에서 또 다른 무리들이 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라고 묘사했지. 딱히 생각해둔 건 없었고, 그냥 무리가 추가 된다는 묘사를 하고 싶었던 것 뿐이었어.
어찌어찌 잘 처리하고, 구멍에서 올라와서 마을까지 가게 되었는데,
여기서 갑자기 의문이 생긴거야.
왜 터널이 여러개 있는 구멍에 오크들이 있었지?
그 터널은 어디로 이어지는 길일까?
플레이어들은 여기에 의문을 품고 마을 사람들에게 정보를 모으는 판정을 진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오크들이 여기저기 마을과 도시를 습격하기 위해 터널을 파고 있는 게 되었고,
그냥 삽으로 파면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 워크래프트에 나오는 벌목기같은 걸 쓰는 녀석들이 되었지.
결국 플레이어들은 다시 그 구멍으로 돌아온 다음 탐색을 해서 기계를 사용하는 오크들을 소탕하게 돼.
여기서 전리품 판정으로 보석을 얻게 되었고, 나도 별 생각 없이
"어떤 보석으로 할까요?"
그랬더니
"인디아나 존스에 나오는 그런 두개골 수정."
이라고 하길래 콜했지. 이때만 했어도 플레이어들은 빨리 이 보석을 팔아서 여관에 묵을 여비를 마련하고, 부족해진 식량을 보급할 예정이었어.
그런데 여기서 보석을 2개정도 얻었었거든? 그래서 두번째 보석은 어떻게 생겼는지 묘사하려고 생각하는데, 누가 이러는거야.
"그건 다리뼈 모양!"
"어엌ㅋㅋㅋ 이거 혹시 세트 아니야?"
그 순간 진짜로 그러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오크들이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보석을 모으고 있었던 거지.
이유? 뭐, 다 모으면 무슨 일이 터지겠지. 일단 거기까진 생각 안하고, 앞으로도 그런 보석이 계속 나오는 쪽으로 연출하기로 했어.
두번째 플레이때 PC들은 도시에 도착해서 다리뼈 보석을 우선 팔아버리고 여비로 쓰게 돼.
이번엔 도시에 밑까지 구멍을 뚫은 오크들에 대해 알게 되서, 하수구로 내려가 그들을 퇴치하지.
"이번에도 여러분은 보석을 하나 찾을 수 있었습니다."
"오, 뭔데?"
"흉골 모양의 수정입니다."
플레이어들은 그 순간 '아, 이 마스터가 이 수정으로 뭔갈 할 생각이구나.'라는걸 눈치챈거야.
급 불안해져서, 다리뼈를 되사려고 보석상을 찾아갔는데, 이미 보석상은 누군가에게 납치된 상태였어.
다리뼈는 당연히 없고.
1~2플레이때는 편지배달 임무를 수행하던 PC들은 그 이후로 오크들과 경쟁하면서 뼈 수정 세트를 완성하기 위해 싸우고 정보를 수집하는 이야기가 되었어.
솔직히 뭔가를 모으기 위해 다른 세력과 경쟁하는 이야기 자체는 흔한 클리셰인데,
첫 번째 플레이때 그냥 주사위로 우연히 얻게된 보물에, 농담으로 결정된 외형이, 두 번째 플레이에서 이렇게 발현되니까 더 재미있어했던 것 같더라.
PS
그 이후로 난 전리품으로 저 뼈 수정만 줬어.
저 수정을 팔지도 못 하고, 다른 전리품이 없으니까 돈이 부족해서 식량을 보급할 돈도 없을 정도로 가난해졌지.
결국 플레이 내내 부유하지만 가난한 여행을 하게 되었지...
마법사가 "이거 하나만 팔자. 어차피 우린 다리뼈를 이미 팔았어."라고 다른 PC들 꼬셨던게 기억나네.
재밌넹
재밌게했네
법사 설득력 봐
P.S에서 드러나는 혐성....
그래서 엑조디아의 정체는 뭐였냐
ㄴ 에너지원이었음. 하나하나가 막강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서, 오크들이 사용하는 기계를 움직이는 힘을 공급하고 있었지. 모두 모으면 더욱 막강한 에너지원이 되어서, 최종병기를 움직일 수 있어. 과거에도 이 최종병기와 싸워 힘겹게 이긴 다음 싸움에 참여했던 나라들이 이 수정을 나눠서 보관하고 있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