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파생 TRPG에서 쓰이는 카리스마 스탯은 매력으로 번역되어서 신체적인 외형에 관한 수치로 착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 카리스마는 신학 용어다.
카리스마라는 단어가 쓰이는 용례 자체가 카톨릭의 선지자나 예언자들의 초인적인 권능과 이적을 설명하기 위해 쓰이는거거든.
예를 들어 예수가 악마와 대적할때, 악마가 깝쭉거리니까 \"사탄아 물러가라!\" 한마디로 쫓아버리잖아. 사실 악마보고 물러가라고 한다고 악마가 도망칠 이유가 전혀 없거든. 그렇잖아? 서로 대립하는 관계... 일종의 주적 같은거고, 사람들 말싸움하는거만 해도 저 정도쯤되면 칼들고 덤벼들거나 머리끄댕이를 잡아당기거나해서 육체적 싸움으로 발전하는게 인과관계로는 맞거든. 카리스마는 이런 자연적 인과관계에서 벗어난 기적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말이다.
카톨릭쪽 정의로는 앉은뱅이를 일으키거나, 모르는 언어로 대화하거나, 바다를 가르거나, 물 위를 걷는 것 등이 전부 카리스마에 의한 것이지. 일종의 신적 존재감이나 초인적 권위 같은거.
그래서 못생겼어도 카리스마가 높거나 잘 생겼어도 카리스마가 낮은 사람은 얼마든 있을 수가 있다. 너무 외모에 구애될 필요가 없는 것.
매력이 꼭 외모인 건 아닌데
양놈들도 헷갈리는 애들 많더라
존재감으로 번역하는 사람도 마이너하게는 있던데
매력은 사람을 사로잡는 힘이지만, 카리스마는 그 범주보다 더 넓은 개념이라는 말이지. (에픽 플레이가 아닌 이상 그럴리는 없지만) 무생물을 설득하거나 기적을 일으키는 그런 것도 포함된다는거.
암만 미적으로 완성되어 있어도 끌리지 않는 아이돌과 존재 그 자체만으로 모두의 시선을 받는 베태랑 영화 배우의 차이?
이 얘기는 심심하면 나오는데, 룰북을 한 번 보자 "Charisma measures a character’s force of personality, persuasiveness, personal magnetism, ability to lead, and physical attractiveness. This ability represents actual strength of personality, not merely how one is perceived by others in a social setting." 물론 외모가 카리스마의 전부는 아니지만, 구성요소 중 하나인건 맞음.
즉 사실은 햇갈린다기보다는 애초에 애매한 개념이라 개개인마다 다르게 받아들인다고 보는게 옳은 것.
그리고 구마는 카리스마라고 보기는 좀 그렇지 않냐? 자기가 잘나서 쫒아내는게 아니라 하나님의 권위를 빌려서 쫒아내는거니...
디엔디의 터닝은 카리스마 기반이긴 하다만..
카리스마 자체가 신성을 띄는 분위기라고도 볼 수 있는거라 그런듯
카리스마의 본래 뜻이 "성령에서 받은 신적 은총"이거든. 따져보면 카리스마에서 이적과 신적 권능이 빠진 현대의 용례 쪽이 더 뒤에 나온거니까 반대로 봐야겠지.
뭐, 결론적으로는 마스터 마음이지만.
카톨릭에서의 카리스마는 구마도 포함하겠지만, 더 거슬러올라가면 Kharisma부터 따져야지. 꼭 카톨릭 내부의 한정된 의미에만 엮어둘 필요는 없음.
내가 말하고 싶었던거는 카리스마라고 해서 굳이 외향적 묘사에만 얽힐 필요는 없다는 거였는데, 설명이 부족했나.
기원으로 따지면 그렇고... 개인적으로 오늘날의 일반용례와는 차이가 있는 어원을 굳이 게임에서 사용할 이유까지 있을까 싶기는 하다. 게임에서 게임 용어로 차용한 것들 중 그 게임 내에서만 특별한 의미로 사용되는 말들 많잖아? 사실 이건 그냥 룰북 볼 문제라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