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킬챌린지의 경우 나는 굉장히 괜찮은 디자인이라고 봤다. 모두가 문제 해결에 참가하게 만드니까, 스킬몽키들만 날뛰는 그런 형식이 좀 없어지지. 마음에 안드는 거는 체크를 쓸데 없이 많이 하게 만든 것. 그래서 협동해서 무언가 일하는 장면이라는 느낌이 안들더라. 나 같은 경우에는 4판식 스킬챌린지를 '아주 강력한 난관'을 돌파하기 위한 스킬챌린지 느낌으로 해서 다른 룰들에서 전부 써보고 있는데 아주 잘맞더라.


전투도 엄청 재밌지. 솔직히 왠만한 SRPG 정도는 씹어먹는 수준의 재미가 있었다. 컴퓨터로 만든 게임 엔진에서는 잘 보기 힘든 기기묘묘한 판정이나 시스템이 툭툭 튀어나오고. 힐링 서지 같은 경우에는 '전투 내'에서 활용하는 방식은 마음에 안들었지만 전투 외적으로 써먹는 방식은 조금 마음에 들더라. 사실 한번에 힐링서지 난사 가능한 클래스들이 몰입감 깨는 주원인이었음. 좆같은 좀비 새끼들


그런데 내가 4판을 싫어하는 이유는, 4판에선 하면 할수록 그 참을 수 없는, 몰입감을 깰 정도의 몰개성함이 있었다. 그니까 이게 클래스들이 각기 고유한 힘을 가지고 싸운다--- 는 느낌이 아니라 그냥 무슨 롤껨에서 다른 챔피언 픽하는 느낌. 모든 클래스는 서로 다른 체계를 가지고 있어요! 라고 룰북이 주장해봤자 롤껨에서 '저는 마나를 쓰구요 얘는 분노를 써요' 수준에 불과했다는거야. 시스템적으로 너무 보드게임스럽게 압축이 되어있고, 캐릭터 발전의 한도도 너무 명확하게 딱 묶여있다보니까, 룰이 내 캐릭터를 구현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온라인게임에서 스킬트리 고르는 느낌이 너무 강했어.


'그럼 시발 3판은 완벽하게 개성적이니?' 라고 묻는다면 나는 아니라고 말할 수 밖에 없겠지만, 그래도 서로 다른 능력 체계를 따른다는 느낌은 주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