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산을 등진 부락을 나무 울타리가 둘러싸고 있고 그 앞으로 개울물이 흐릅니다. 입구 옆에 높이 솟은 망루 위에 석궁을 든 고블린들이 돌아다니는 것이...


파이터: 잠깐만요. 크로스보우를 석궁이라 번역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에요. 십자궁이나 쇠뇌라고 해야지요. 석궁은 진짜로 돌을 날리는 활을 말하는데..


GM: 예, 스톤보우죠. 그거 맞아요. 찾아보니 서플에 데이터가 있더라고요. 자, 석궁을 든 고블린들이 돌아다니는 것이 보입니다.


파이터: 돌격할까요?


레인저: 음, 그 전에 저격해 봤으면 하는데. 가능할까요?


바드: 좋습니다. 제가 공연으로 보조할게요.


GM: 조용히 숨어서 저격을 하는데, 공연으로 보조를 한다고요? 노래를 부르면 들킬텐데.


파이터: 그럼 제가 돌격하면 어떨까요?


바드: 괜찮아요. 저 공연(마임) 있어요. 조용한 마임으로 레인저의 사기를 불러일으켜 보죠.


GM: 예, 그럼 보조를 받아서 굴려 보세요. (또륵) 성공이네요, 데미지가... (또륵) 예, 고블린 경비는 머리에 화살을 맞고 조용히 쓰러집니다.


레인저: 좋아요. 이제 조용히 접근할 수 있겠군요.


GM: 그럼 입구까지 접근하는 건가요?


파이터: 돌격해서 나무벽을 부수며 돌입하는 건 어떨까요?


위저드: 음, 이제 주문 외워도 안 들키겠죠? 그럼 제가 파이어볼 한 방 날려서 부락을 불 태우는 게 어떨까요?


클래릭: 그런데 부락에 마을에서 잡아 온 인질들이 있다고 하지 않아던가요? 부락을 불 태우면 그 사람들은 어떻게 하죠?


위저드: 아- 그런데 인질도 NPC니까 죽이면 레벨 만큼 경험치 주지 않을까요?


클래릭: 그래도 그러면 퀘스트 경험치를 적게 줄 것 같은데... 


파이터: 그럼 돌격해서 고블린만 죽이면 되지 않을까요?


GM: 괜찮아요. 일행의 가치관은 전부 악 성향이죠? 인질을 신경쓰지 않고 목적을 이루는 것은 훌륭한 악 성향 RP입니다. 추가 경험치를 드리도록 하죠.


위저드: 그럼 고민할 것도 없네. 임파워 맥시마이즈 파이어볼 던질게요.


GM: 예, 피해 굴리시고. 나무벽의 HP와 비교하면... 예, 부락의 나무벽에 붙은 불은 삽시간에 퍼져 나갑니다! 온갖 곳에서 비명이 터져 나오고, 불에 붙은 고블린들이 괴로워 하며 울부짖습니다.


클래릭: 제 캐릭터가 섬기는 아즈모데우스님이 기뻐하시겠군요. 전 일행에게 에너지 보호 주문을 걸게요. 불 저항으로.


파이터: 좋네. 이제 돌격하면 되죠?


클래릭: 잠깐만요. 저도 버프좀 두르고. 블레스랑 디바인 페이버랑 실드 오브 페이스랑(etc etc) 끝! 아, 위저드씨 저 헤이스트 좀 걸어주세요. 바드는 히로이즘 준비 됐죠?


파이터: 이제 돌격해도 되죠?


GM: 이제 해도 될것 같네요.


파이터: 옙, 그럼 돌격해서 가장 먼저 부락의 불타는 문을 부수고 들어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에게 닥치는 대로 칼을 휘두르겠습니다!


GM: 다른 분들도 괜찮으신가요?


레인저: 저도 따라가서 활로 파이터를 엄호하도록 하죠. 동물 동료로 절 지키게 하고요.


GM: 예, 그럼 다들 돌격해서 부락으로 돌입한 것으로 하겠습니다. 부락 안은 난장판입니다. 얼기설기 엮은 허름한 오두막과 천막들은 불이 붙어 타오르고, 인간과 고블린 구분할 것 없이 괴로움에 울부짖으며 땅을 구르고 있습니다. 문을 부수고 돌입한 파이터의 앞으로, 옷에 불이 붙은 소녀가 뛰어옵니다. 손이 뒤로 묶여 있는 것으로 보아 인질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녀는 불이 몸에 옮겨붙어 괴로워하고 있고, 파이터의 앞에 쓰러져 뒹굽니다. 하지만 불은 꺼질 생각을 하지 않고, 연기와 함께 살이 타는 매캐한 냄세가 나는군요. 시골 촌락의 평범한 소녀로서는 견디기 힘든 고통일테지요. 그녀의 금발 머리가 검게 타들어가고, 귀여웠던 얼굴은 열기에 붉게 일그러져 있습니다. 그러한 광경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자, 배치는 이렇고.. 모두 우선권 굴려 주세요.


(또륵)


위저드: 제가 먼저네요. 파이어볼 한 방 더 던져요. 가장 큰 천막에 아직 불이 안 붙은 거죠? 거기 노려 던져요.


GM: 예, 성공했고... 어디보자. 예. 그 천막은 인질들의 숙소였고, 다들 묶여 있었으니 반사 내성은 실패입니다.

고블린들에게 잡혀 와 공포에 떨고 있던 인질들은 천막에 불이 붙자 묶여 있는 채로 괴로움에 몸부림칩니다. "살려 줘요! 살려 주세요! 뜨거워!"라는 외침이 울려 퍼집니다. 온 몸에 불이 붙은 남자가 천막을 뚫고 나오고, 풀썩 쓰러집니다. 그리고 그대로 검게 타들어 숯덩이가 되어 가죠. 입고 있는 옷으로 봐서 그 자가 저번에 마을에서 만났던 에일렌이란 이름의 처녀가 애타게 찾고 있던, 어려서부터 부모 없이 가족들으 먹여 살린 그렉이라는 오빠인 것 같네요.


클래릭: 아, 나중에 시체 뒤적거려서 유품이라도 회수해야겠네요. 에일렌 그걸로 함 꼬셔 봐야지.


바드: 그럼 제 턴이네요. 불타는 부락을 배경으로 멋들어진 연주를 할 수 있을것 같군요. 노래 계속하면서 매직 미사일로 도망치는 고블린 쏴요. 명중. 


GM: 예, 새끼 고블린을 안고 도망치던 비무장의 고블린 암컷은 매직미사일에 새끼와 함께 꿰뚫려 넘어져 그대로 피를 토하며 죽습니다. 새끼는 어미와 땅 사이에 찌부러져 콰직 소리와 함께 어미의 몸 아래서 죽어 가지요. 다음은 파이터 턴이네요.


파이터: 가장 가까운 녀석이 누구죠?


GM: 불 붙은 소녀요. 그 옆에 이렇게 고블린들도 있고요.


파이터: 돌격해서 소녀를 때려요. (또륵) 성공. 클리브 발동하나요?


GM: 예, 소녀는 HP가 거의 남지 않았으니까요.


파이터: 그럼 클리브로 나머지 고블린 둘도... (또륵) 성공, 성공.


GM: 예. 파이터는 단칼에 셋의 목을 날립니다. 파이터의 날카로운 마법검이 소녀의 가녀린 목을 가르면 소녀는 고통과 절망에 일그러진 얼굴 그대로 목이 떨어집니다. 목에서는 피분수가 뿜어져 나와 주변과 파이터의 몸을 적시고, 쓰러진 몸은 부들부들 떨다가 이윽고 움직임이 멎어 조용히 타들어 갑니다. 소녀의 짧은 인생은 이렇게 무자비한 모험가의 검에 의해 부조리한 고통과 함께 마감됩니다. 파이터가 가진 마법검의 효과에 의해 그 영혼은 아스모데우스에게 바쳐지겠지요. 이걸로 행동 끝인가요?


파이터: 예이~ 드디어 칼 한번 휘둘렀네요. 계속 이렇게 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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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고블린 샤먼이 불러낸 거대한 뼈 골램이 나타났습니다. 뼈에는 흉흉한 저주의 문구가 적혀 있고, 골렘의 머리는 고블린들의 신의 심볼에 따라 조각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심장에는 당신들이 찾아 해매던 신성한 돌이 사용된 것 같군요. 샤먼은 고블린 어로 저주의 문구를 외칩니다!


클래릭: 제 턴이네요. 뼈 골램에게 돌격할게요. (굴림) 아, 20 떴네요. 어디보자 데미지가 (계산기 두드림) 크리뎀까지 총 합쳐서 164네요. DR 있나요?


GM: 있는데 상관없이 박살났습니다. 샤먼은 의기양양하게 불러 낸 최후의 수단이 박살나자 망연자실한 표정입니다! 인간에게 핍박받으며 겨우겨우 끌어모아 성장한 자신의 부족이 불타고, 온갖 음모와 협잡 속에서 얻어낸 신성한 돌과, 수 많은 희생제의를 통해 내린 고블린 신의 은총으로 오랜 숙원이던 인간에게의 복수를 실현하기 직전이었는데, 그런 샤먼의 꿈은 물거품이 되었고, 악랄한 모험가들에게 모든 것을 빼앗겨 불타 버렸군요.


어새신: 그럼 샤먼에게 다가가 목을 그어요. 전 사흘 전에 마을에서 숨어 있겠다고 한 뒤 플레이에서 한 마디도 안 했으니까, 전 그때부터 지금까지 쭉 은신상태에요. 압습 피해 넣을게요.


GM: 예, 데미지 굴리시고.. 샤먼은 죽었습니다. 이렇게 여러분은 끔찍하게 불타버린 소사체들과 무너져 내린 건물의 잔해 속에서 승리를 축하합니다. 파티 외에는 인질도 괴물도, 이미 살아있는 자들은 남아 있지 않습니다. 불타지 않은 인간들은 파이터가 한곳에 모아 목을 베었고, 레인저는 시체를 뒤져 마을에 가져다 줄 유품을 수집합니다.


위저드: 아, 온전한 시체 몇 개 있으면 백 오브 홀딩에 좀 챙길게요. 나중에 좀비로 만들어야지.


클래릭: 전 그럼 시체를 모아서 아스모데우스 신에게 제의를 드려요. 그리고 신성한 돌을 찾았음을 보고하도록 할게요.


파이터: 오늘은 대강 시간 여기까지인가요? 수고하셨습니다.


GM: 예, 수고하셨습니다. 다음 세션은 마을도 돌아가서 시나리오 엔딩 찍을게요.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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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적이고 평범한 세션은 이렇게 진행된답니다.

다들 발암썰에 속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