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 악 파티 이야기가 있길래... 생각난 김에 몇 자.
http://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trpg&no=4932
전에 쓴 저 글이 '대체로 선하고 영웅적인 스탠다드 행보를 걷는 파티에서 이블 캐릭터를 잘 굴리는 법'에 대한 조언이라면 이번 글은 아예 파티 전체가 그런 컨셉일 경우 어떤 식으로 가야 잘 돌아갈 것이냐... 에 대한 거ㅇㅇ 전자의 경우에는 직접 시도해 봤고 결과도 성공적이었지만 이건 대체로 대략 머리 속에서 이런 식이면 되지 않을까... 에 대해 생각해 둔 걸 정리해 본 것에 불과하므로 당장 적용하기엔 무리수가 있을 수도 있다.
1)캠페인의 목적과 분위기에 대해 사전에 충분히 대화를 할 것
굳이 이블 캠페인 플레이만이 아니라 다른 플레이에서도 중요한 거지만 이블 캠페인이라면 특히 더 중요함. 포가튼 렐름의 삼악신 파티처럼 목적 의식 자체는 사악한 야망(신이 되겠다)을 갖고 있더라도 그를 위한 수단으로는 비교적 영웅적인 행보를 걷는다거나(중앙 정부에서는 별로 신경 안 쓰는 시골 영지가 오크 떼에게 습격 받는 걸 막아주고 실질적인 영주 자리를 꿰차는 등), 중남미를 털던 스페인 콩키스타도르들처럼 딱히 거창한 야망 같은 것도 없고 그저 부와 출세가 목적이되 더 효율적으로 식민지 수탈하기나 원주민들 이간시키기 같은 걸 주된 컨텐츠로 삼고서 논다거나, 보다 단순하게는 양산박처럼 서로 간에 끈끈한 우애와 형제애로 맺어져 있되 외부에 대해서는 잔혹무도한 산적 집단이 된다거나 하는 등으로. 이에 대해 그림이 그려져야 캐릭터도 그럴싸하게 나온다.
2)캐릭터들이 함께 행동할 이유를 만들어라
'내 캐릭터는 악당이니까'라는 이유로 무작정 남들 통수칠 기회만 노려서는 같이 논다는 핵심 목적이 흐려진다. 상황에 따라서는 남들을 배신할 수도 있을 만한 캐릭터를 만드는 거 자체는 괜찮은데... 그러한 캐릭터의 판단과는 별개로 플레이어는 그렇게 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컨트롤해야 된다. 이걸 철저히 분리하는 게 재미있으면서도 어렵기 때문에, 자신이 어지간히 경험이 많다 싶지 않으면 애초에 그런 쪽의 가능성은 닫아 두고 '악함과는 별개로 pc들 간의 유대는 확고한' 쪽으로 가닥을 잡는 게 플레이가 터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음. 모두가 이를 갈 만한 공통의 강력한 적을 만드는 것도 좋고, 캐릭터들이 어떻게 서로 알게 됐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앞으로 뭘 같이 하려고 하는지 같이 과거사를 설정하게 할 수도 있다(과거에 완결된 사건보다는 플레이 도중에서 써먹힐 만한 실마리를 여럿 쑤셔 넣어라. 옛날에 이러저러한 사건으로 인해 원한을 지게 된 지역 보안관이 지금도 pc들을 쫓고 있다~ 라는 하는 식으로).
3)캐릭터들도 무작정 악행을 저지르기보다는 나름의 신념과 명예의식을 가진, 격조 높은 악당들을 만들 것
그저 일탈의 재미를 즐기기 위해 악한 캐릭터를 만들어 플레이하려 든다 싶은 사람은 처음부터 걸러라. 저런 타입의 악당은 옛날부터 인기가 많았고, 영화나 소설 등에서도 많이 나왔기에 참조할 만한 레퍼런스는 충분하다. 전통적인 '냉혹하고 잔인하지만 절도 있는 암흑 기사'가 대표적. 그 외에도 이성적인 원칙이 되었건 감정적 이유가 되었건 나름 긍정적인 면모 하나 쯤은 넣는 게 좋음. 너무 전형적이 된다 싶으면 다른 PC 중 하나를 개인적으로 소중한, 절대로 위해를 가하지 않는 대상으로 지정하는 것도 괜찮다.
원래 생각한 건 이거 저거 좀 더 많았는데('악인보고 악하다고 하는 이유는 자신의 이익과 쾌락을 위해 악행도 거리낌 없이 하고 그에 대해 죄책감이 없기 때문. 그런 차원에서 보자면, 딱히 이익이 별로 없거나 뒷수습이 어려울 경우에는 굳이 악행을 고집할 필요 없다' '살인 강도 약탈 강간 식인 같은 말초적인 악행만 반복하다 보면 금방 질린다, 그보다는 머리를 써서 큰 조직을 대상으로 사기를 친다거나 대립하는 두 진영 사이를 기회주의적으로 오가며 득을 본다거나 하는 걸 주 콘텐츠로 해야 재미있다' 등등) 졸리고 귀찮아서 이쯤 해둠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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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 제가 쓰려고 담
지하도시 드로우 사회를 배경으로 한 이블 캠페인을 한 적이 있는데(PC 전원이 이블), 확실히 팀으로 다닐 이유 만드는게 좀 까다로움. 저 플레이에선 윗대가리들이 시키는 임무로 같이 엮여다니며 음모 캐고 이용하는 식이었는데...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