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댄디나 겁스의 턴제 전투보다, 아포칼립스 월드 엔진의 전투 방식을 좋아하는데,


이 전투 방식이 특별히 구체적인 룰도 없는데, 쓸만한 팁도 적은 상황이라서 제대로 활용하기가 힘든거 같음.


그래서 혼자서 좀 아월 전투의 가이드 라인을 잡아보려고 궁리중인데, 


아직 완성된 것도 아니고 효과도 검증 안됐지만, 지금까지 고민한 내용을 좀 써볼까 함.





1. 의미없는 선언은 요구하지 않는다. 하이라이트가 될만한 부분만 집중한다.


기존의 턴제 방식 전투에서는 강도A를 공격하냐, 강도B를 공격하냐를 일일히 선언하는데,


그거 때문인지 아월에서도 전투를 하면 '강도 A를 공격합니다.' '강도 B를 공격합니다' 같은걸 선언하는게 흔함.


예시 플에서도 그렇게 나와있어서 다들 그렇게 하는거 같은데, 사실 생각해보면 전투가 일어났을때 당장 눈앞에 보이는 대로 이놈 저놈 쏘고 있겠지,


딱히 강도 ABC를 일일히 골라가면서 쏘진 않을꺼란 말이야?


만약 A는 무방비로 서있고, B는 튼튼한 엄호물 뒤에 숨어있어서 둘 중에 A만 골라 쏘거나, 


두목 Z와 부하 A 중에 하나를 집중해서 공격하는 건 몰라도, 


그냥 난전에서 비슷한 상태의 ABC 중 하나를 고르는건 별로 의미도 없는거 같음.


그래서 전투가 시작되면, 누가 누구를 공격하냐를 선언을 요구하는 것보다는 그냥 자연스럽게 이리저리 총알이 빗발치는 상황을 당연한 전제로 깔아야 할거 같음.



이렇게 생각해보니 떠오른게, '하이라이트만 집중한다'인데, 누구를 공격한다- 라는 건 기본 전제로 깔려있는거지만,


그렇다고 전투란게 총알탄 사나이 마냥 정면에서 머리만 빼꼼거리면서 둘 중 한명 맞을때 까지 똑같은 패턴으로 빵야빵야만 반복하는건 아닐거잖아?


양쪽이 서로 엄폐한 상태의 총격전 중에는 꼭 한 두명이 우회해서 뒤에서 공격하려고 한다든가, 어디선가 로켓런처를 들고오기 시작한다든가, 엄폐물을 끌고 접근한다든가해서


서로 이런저런 기습방법을 궁리하기 마련이고, 이런 기습과 그에 대한 대응들이 영화같은 액션 스토리의 구성요소라고 생각함.


그러니까 앞에서 일일히 A쏘고, B쏘고, C쏘고의 선언은 생략하고, 


전략적이고 현재 상황에 큰 영향을 줄법한 행동들만 선언/판정/묘사 하는게 아월 전투의 내용이 되어야 할거 같음.






2. 반복된 패턴은 판정하지 않는다.


이건 1번의 연장선인데, 어떤 방법이 새롭게 등장했을땐 하이라이트지만 그게 두번 세번 똑같이 반복된다면 여전히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점임.


예를 들어, 플레이어들이 어떻게 수단을 마련해서, 


엄폐물에 숨은 적들을 스캐너로 마킹하고-독전갈을 던져서 엄폐물에서 튀어나오면- 고성능자동 조준 터렛으로 잡는다라는 패턴을 성공적으로 만들어 냈고, 


이걸 전투 내내 반복적으로 사용하려고 한다고하자.


처음 이 방법을 생각해 냈을때는 그냥 빵야빵야보다는 참신하니까 그 과정을 판정하고 묘사하는게 지루하진 않겠지만, 


전투동안 혹은 매 전투마다 똑같이 준비해서 이 방법만 계속 반복한다면, 이 부분에 대해서 매번 똑같은 패턴의 판정을 요구하는건 의미가 없을거 같음.


그래서 특별한 장애가 발생할 여지가 없다면, 그냥 일반적인 사격과 같이 판정없어도 기본으로 깔아놓도록 해주는게 좋을 거 같다.




3. 적들도 전략적인 행동을 하자.


반복된 패턴을 피하기 위해서는, 플레이어들의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마스터 먼저 판을 깔아줘야 할거 같음.


다수의 적을 내보낸 마스터가 할 수 있는 실수 중 하나는, A 총쏨, B도 총쏨, C도 총쏨 턴엔드- A 총쏨, B도 총쏨, C도 총쏨 턴엔드의 반복임.


마치 칼라로 하나된 프로토스 마냥 다들 개성없이 똑같은 액션만 반복함.


그렇게 되면, 플레이어들도 굳이 다른 방법을 안찾고 현재의 방식에 안주하게 될거라고 생각함.


마스터가 플레이어로써 적들에게 이입해서 비열하게 생각하는건 어떨까?


앞의 예와 같이, 플레이어들이 스캐너-독전갈-터렛을 사용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가장 쉬운 액션은 항복하는 척임. 그렇다고 전부 동시에 항복할 필요도 없음. 


누구는 열심히 싸우고, 누구는 항복하고- 심지어 항복하는 척 하는놈한테 다른 놈이 총을 쏴보자.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면 플레이어들은 항복하는 놈들을 살려줄지 1초라도 고민은 해보겠지..


물론, 포스트 아포칼립스에서 누가 항복을 받아주나? 여전히 플레이어들이 터렛을 안끈다면.


동료의 시체를 미끼로 터렛의 총알을 소모시키는 방법이나, 동료의 옷을 뜯어 입어서 독전갈에 쏘이는걸 막거나, 엄폐물 채로 들고 도망가거나 하겠지.


다들 똑같이 행동하는게 아니라, 각자 살 방법을 찾아서 서로 다른 발버둥을 치는 것임.


그래도 안된다면, 그땐 누군가 도망가서 보스한테 알리고, 보스는 탱크를 끌고 나타나면 되지 않을까?



플레이어들이 먼저 아이디어를 내길 기다리기보다는,


적들이 먼저 온갖 전략들을 보여주면 플레이어들도 그걸 따라하거나, 파훼하면서 창의적인 플레이를 하지 않을까 생각함.







4. 판정의 확률이 낮은거 보다는 불가능한게 낫다.


아월 판정 시스템 2d6 특성상, 성공확률이 낮다고 보정치에 페널티 주는건 한계가 있음.


그래서 차라리 보정치 -를 주기보다는, 그냥 가능하다/불가능하다로 나눌 수 있는 게 좋을거 같음.


'적 앞에 있는 엄폐물의 빈틈을 노려서 쏴도 될까요'라고 묻는다면 '보정치 -3받고 굴리세요' 보다는 '불가능합니다' 가 나을거 같음.


대신에 왜 불가능한지- 어떻게 하면 가능할지 조건을 달아주자.


'아무리 명사수라도 평범한 총알로는 그 틈을 뚫고 유효한 타격을 입히기 힘들다'든지


'적이 다른데 정신이 팔린채로 엄폐물의 틈을 잊고 있는 상태여야 한다' 든지  


'먼저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 한복판을 뚫고, 자리를 옮겨서 사격할 수 있는 각이 나오는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 든지...


그렇게 해야 단순히 주사위 운빨로 해결하는게 아니라, 단계적인 해결책이 담긴 스토리가 되는 거라고 생각함.







일단 지금까지 고민해서 이런 저런 궁리하면서 만들고 없애고 하면서 남은거라, 또 언제 생각이 바뀔지도 모르겠고,


아월에 부족하다던 구체적인 룰도 아니고, 그냥 막연한 아이디어에 불과한 내용이지만.


다른 사람한테 뭔가 새로운 영감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써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