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로그호라 까는 글 썼던 글쓴이임. 사실 그때 졸라 까긴 했지만 플레이어와 마스터가 발전하듯 룰도 발전시킬 수 있음. 실제로 나도 재밌게 하는 중이지. 그러니 오늘은 그 로그호라 전투를 어떻게 하면 재밌게 할 수 있을지를 아라보도록 하자.



1. 초보자들이랑 하기


예전에 깠던 패턴의 단조로움 문제나 헤이트 시스템 문제는 플레이를 오래 했을 때 나타나는 현상임. 따라서 초보자들이랑 할 때는 그런 거 신경 안 쓰고 매우 재밌게 할 수 있음. 각자 "나는 탱커" "나는 딜러" 정도의 느슨한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랑 하면 적당히 착착 합 맞추면서 꽤 재밌게 할 수 있음. 탈갤에서 로그호라 초보자들에게 추천해도 돼요? 라는 질문이 자주 올라오는데, 난 로그호라만큼 초보자에게 걸맞는 룰이 없다고 생각한다. 라이트하고, 신경써야 할 요소 적고, 그러면서도 호흡이 척척 맞는 기분이 나니까. 다만 오래 할수록 독이 될뿐임.



2. 전투에 커스텀 요소를 도입


여기서 커스텀 요소는 하우스룰부터 전체장판기 등 "기본 지원 데이터에 없는 모든 것"을 총체적으로 부르는 말임. 초보자들이랑 할 때는 없어도 되지만 적당히 익숙해진 사람들끼리 할 때는 꼭 필요함. 쓸만한 커스텀 요소는 다음과 같은 게 있음


장판기 : 헤톱 헤언더 상관없이 칠 수 있어서 헤이트 시스템을 우회할 수 있음. 다만 이건 좀 다른 문제가 있는데, 헤이트룰을 충실히 따른다는 전제 하에 로그호라는 진형을 유지하는 잇점이 그렇게 크지 않음. 아군 탱커가 가디언이 아닌 한 장판기를 너무 남발하면 PC들은 조우 시작하자마 뿔뿔이 흩어지려 할 것. 그리고 이건 모양새적으로 많이 구리니 이를 보완하기 위해 다른 커스텀 요소나 기믹들을 섞어주자. 너무 벌리면 기습상황에 대응하기 어렵다든가 하는 식으로 말이지.

프롭 : 프롭은 단조로운 핵앤슬래쉬를 개선하는 데 매우 도움이 됨. 지형을 세세히 말고 각 지형별 타일이 어떤 특색을 지니는지만 설정해줘도 전투가 좋은 의미로 전략적이 될것. 또 프롭과 에너미가 조화를 이루는 식으로 전투를 짜면 낮은 ER의 조우도 재밌게 할 수 있음. 예를 들어 스켈레톤 같은 "암시" 타입의 에너미를 내면서 맵 전체에 "깊은 어둠" 프롭을 깔아둔다면 PC들은 어떻게든 조명을 밝히기 위해 혈안이 되겠지. 이 역시 기본북에 마련된 프롭 종류는 그닥 많지 않으니까 서플을 참조하거나, 아니면 본인이 생각해서 적당한 걸 만들어 넣도록 하자.

힐어글/딜어글/시야 : 로그호라에서 별 이유 없이 헤언더를 치는 것은 절대! 최대한 삼가야 함. 몬스터들이 헤언더를 제한 없이 때릴 수 있다고 설정하는 순간, 거의 모든 상황에서 딜힐치기>>>탱커치기 이기 때문에 게임이 존나 어려워지고 재미도 없어지거든. 그래서 "헤언더를 치는 상황"에 대해 어느정도 규칙을 만들어두고 그걸 PL들에게 공개하는게 가장 좋음. 힐을 너무 많이 넣는다든지, 나를 공격했다든지, 동료를 쓰러뜨렸다든지, 당장 근처에 가까운 것이 헤언더라든지 하는 식으로 말이지.

이득주기 : 위와 같은 맥락인데, 헤언더를 칠 때마다 그에 상응하는 이득을 PC들에게 주는 것도 도움이 됨. 댄디 5판의 어드밴티지/디스어드밴티지 규칙을 가져와도 되고, 3판의 기회공격 시스템을 참조해도 괜찮지. 묘사상으로는 "자연스럽지 않은 기동을 하는 빈틈을 노린다" 라고 하면 되고. 복잡하긴 해도 한번 밸런스 맞춰서 잘 만들어두면 이후 신경쓸 요소가 적어진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가장 선호하는 방법. 사실 로그호라 원작에서 앵커하울 서술도 보면 "자신을 무시했을 때 어마어마한 데미지를 가진 일격을 때린다" 라고 서술되어 있기 때문에 가장 원작과도 가까운 해결책이라고 생각함.



3. 서술적인 행동 장려


로그호라는 각 PC들에게 주어지는 행동갯수가 적기 때문에 오래 하다보면 필연적으로 전투가 단조로워짐.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룰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상황상 이득을 취할 수 있는 행동" 를 많이 하도록 장려하는게 좋음. 거대한 나무를 베어 쓰러뜨려 적의 진입을 막는다든지, 상대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려 이동을 봉쇄한다든지 하는 행동들 말임. 어떤 굴림을 어느정도의 난이도를 제시하고 효과는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같은 것들은 GM의 역량. 잘만 도입하면 잘 풀릴때의 던월같은 재미난 전투를 할 수 있음.



4. 에너미는 에너미로.


무슨 뜻이냐면 PC타입을 전투에 등장시키지 말란거임. 내가 로그호라 처음할때 멋도 모르고 PC타입 적 4명 구상해서 4vs4 붙여본 적이 있는데, 존나 늘어지기만 하고 재미는 하나도 없었음. 댄디류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이점인데, 몬스터든 PC든 같은 룰을 공유하는 댄디와 달리 로그호라에서 PC와 에너미는 아예 근본적으로 만들어진 구조 자체가 다름. 게다가 조우 밸런스도 PC-에너미 간 전투를 상정하고 짜여졌지. 같은 모험자랑 PvP를 뜨는 상황이 오더라도 내가 굴리는 모험자는 에너미의 작법을 따라서 만들도록 하자.



5. 조우 난이도 함부로 높이지 않기.

해전에서는 란체스터 법칙이라고 해서 승률 비례가 함선 비례의 제곱이라는 법칙이 있음. 즉, 승률이란 건 에너미가 5명이었던 걸 6명 만들었다고 승률이 20% 올라가는 그런 단순하고 선형적인 계산으로 산출되지 않는다는 것임. 이쪽의 공격력이 올라가면 그만큼 저쪽은 방어에 치중해야 하고, 그 방어에 돌아가는 여력만큼 에너미를 향해 투사할 수 있는 공격력이 줄어듬. 그러니 PC들이 너무 쉽게쉽게 깨는 것 같다고 함부러 팍팍 인원 증설하고 그러지 말자. 조우 난이도를 높이는 건 어디까지나 신중하게 행해져야 함. 다 경험에 근거해서 하는 말이다 시발 ㅠㅠ




뭐 이정도. 핵앤슬래쉬 말고 특수 승리조건을 넣는게 좋다든가 하는 조언들은 굳이 로그호라가 아니더라도 통용되는 것이라 뺐음. 다른 로그호라 해본 사람들도 추가할 거 있으면 댓글로 얘기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