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글중에 데이터 룰이랑 서사 룰이랑 대조한 내용이 있길래, 그거 이야기 겸 서사룰의 탄생이유에 대한 내 추측을 말해볼까함.
그 글에서는 데이터 룰이 주는 객관적 수치와 주사위의 랜덤성이 결합한 의외성으로 부터 재미를 느낀다고 했는데,
이게 똑같은 원리로 룰의 단점이 될 수도 있음.
영화에 등장하는 액션씬들을 떠올려보면, 영화내의 소품들에 어떤 고정적인 내구도가 있어서, 이만큼 데미지입으면 부서지고, 안부서지고가 나뉘는게 아님.
주인공이 탄 차량은 벌집이되도 안터지는데, 항상 적들 차량은 몇번 땅땅땅빵하면 뒤집어지고, 미끄러지고, 터지고,
주인공이 평소엔 탄창도 안갈고 열심히 갈겨대던 총이, 하필이면 그 위기장면에서 갑자기 틱틱대질않나,
어디까지나 그게 부서지고 터지거나, 절묘한 타이밍에 의외의 일이 생기는건 객관적인 기준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런쪽이 더 흥미로우니까 그렇게 만들어놓은거 뿐임
그런 측면에서 난 오히려 댄디류 같은 데이터 룰을 별로 선호하는편이 아님.
아마도 스토리를 즐기는 취향에 따른 개인차가 있어서 그런거 같은데,
나같은 경우는 그 장면이 재미있는 떡밥으로 쓸 가능성만 있다면, 작위적이든 뭐든 별로 신경안씀.
하여튼, 내가 생각한 바 로는 서사룰이 등장할 수 밖에 없을 법한게,
장면의 구성요소들을 데이터로 정리하면서 발생하는 과도한 분할과 통합으로 너무 단순한 흑백으로 나뉘는거 같다고 느낀 사람들이 있었을거 같음.
흔히 장난삼아 던지는 떡밥인, '20렙 파이터가 용암에~' 같은 경우도, 이야기상에서 그 장면의 의의가 뭔지 같은건 전혀 고려가 안된상태에서
딱 '20렙 파이터가 용암에 빠졌다' 라는 룰적 적용이 가능한 명제로만 압축시켜버리니까 이상한 토론이 되버리는 거겠지.
죽으라고 빠뜨린건지, 아님 그냥 좀 심한 데미지만 주려고 떨군건지를 마스터가 결정해도 되는건데 말이야.
그래서 서사룰들은 좀 막연하지만 '좋은 장면을 만들라'는 식의 조언도 나오는 거 같고,
그렇기 때문에, 어려우면 한없이 어렵고, 쉽다면 초보도 할 수 있는 그런 기묘한 구성을 가지는거 같음.
난 의외성에서 재미를 추구한다고 한적 없음... 다만 그 작위성이 가져오는 메타적인 시각 자체가 견딜 수 없다는거지
댄디미만잡
영화 비유가 가장 정확하지. 나는 그래서 오히려 서사형 룰이, 뭐라고 할까... 더 쉬운 건 아닌데, 더 익숙하다는 느낌이다.
서사형 규칙의 의도는 뻔해. 아예 책에서부터 나와있으니까. 글쓴이가 말한대로 PC들을 중심으로 세계가 움직이는 걸 뒤에서 플레이어들이 조종하는 느낌이지. 근데 겁스나 댄디를 그렇게 플레이 할 수 없거나 그렇게 플레이 하지 않느냐? 그건 아님. 단지 영화적 연출이 필요한 상황에서 그걸 작위적으로 나타낼지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모사로 나타내는지는 확연한 차이가 있고, 개인적으로는 AWE로 얻는 경험보다 겁스로 얻는 경험이 훨씬 더 가치있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