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령 토굴과 용가리 시나리오집을 예로 들면 각 장면, 장소마다 간단한 설명 문구를 적어 글재주 없는 놈들도 그대로만 따라 읽으면 그럴듯한 묘사를 제공할 수 있게 하고
각 상황 별 규칙 및 npc와 적, 아이템 데이터도 상세히 적어 놓으며
특히 어떤 장소 및 상황 하에서 벌어질 수 있는 온갖 변수들을 미리 예상해 제시하고 대비책을 설명하는 등 상세한 설명을 제공한다
하지만 쨍 시나리오집은 그런 면에서 상세함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음. 특히 후기 판본으로 갈 수록 그런 증상이 심해져.
예전에 네캎에서 시나리오 공모 이벤트 했을때 누가 고려 배경 메이지 시나리오 짜서 가져오니 심사위원 중 하나가 '다 좋은데 쨍 시나리오의 불친절함, 이 정도만 알려줘도 나머지 다 알아서 할 수 있지? 스타일 까지 채용하셨네요'라면서 디스한 적이 있었지. 딱 그 느낌이다. 상세 묘사도, 변수 예측도 지가 알아서 해야하고 npc의 행동 패턴이나 사고 방식, 반응 양상도 텔러가 미리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 물론 디앤디나 다른 시스템에 비해 유연한 스토리 진행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런 거라고 하면 할 말 없지만.
그리고 그런 거 다 제끼고 애초에 시나리오집의 분량이 그렇게 많지도 않다. 플레이에 참고할 자체 라인 소설들이라도 많이 내줬으면 좋았을텐데 원래 영세하게 시작한 애들인 데다가 나중에 돈 좀 만지고 나서도 그 돈을 전부 설정집 내는데 꼴아박았는지 라인 규모에 비해 자체적으로 그런 류의 참고 작품들을 많이 내지도 않았고 말이지. 쨍이 여러모로 유저-후렌들리한 시스템이 아니고 불친절하다는 평을 많이 듣지만, 그 핵심 이유를 꼽으라면 난 바로 이 자기네 게임에 최적화된 플레이어빌리티 관련 레퍼런스 제공을 게을리 했다는 점을 들고 싶음.
대체로 나랑 생각이 비슷한데 마지막 부분은 조금 다르네. 나는 모티프는 제공은 풍부해도 정작 그것들을 어떻게 게임적인 틀 내에서 구현할 것인지에 대한 샘플 모델 제시에 계속 실패해왔다고 생각하는 쪽이라서. WW는 소설도 꾸준히 냈고(그 질은 논외로 치더라도), 지역 설정집에 어떤 자료들을 참고하라는 추천 작품 목록도 자주 적어놨잖아? 그런데 그 모티프들을 어떻게 자기네 게임 시스템으로 재현하고 굴릴 건지에 대한 예시는 턱도 없이 부족하다고 생각함. 내 생각에 얘들은 소설을 낼 게 아니라 리플레이집을 냈어야 했어.
나는 능력이 부족해서 D&D 시나리오의 레일로드를 상당히 좋아하고 애용하지만, 동시에 D&D 시나리오가 너무 세세해서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특히 4-탄 시나리오집 같은 경우는 마스터는 생각 없이 책을 읽기만 해도 될 정도였으니까. 시나리오집이 아니라 연극 대본이었어 그건...
나도 막줄문단 마지막 문장만 동의 못 하겠음. 쨍 최고존엄 거머리의 정수인 플레이어가이드가 게헨나 내기 몇달전에 나온 걸 생각하면 10년넌게 지들도 뭘해야하는지 몰랐다고 보는게 타당하다고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