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렌지선장입니다. 죽창 맞은 곳이 아직도 아픕니다.

잠결에 써서 비몽사몽하니 횡설수설하더라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던전월드를 입문하는 마스터들이 흔히 하는 실수가 NPC의 굴림을 따로 설정하는 것입니다. 개중에는 NPC의 능력치값을 따로 설정하여 하나의 PC처럼 다루는 분도 있으신데 이것은 룰을 잘못 이해하셨기 때문입니다.


던전월드의 본질은 마스터(세계) vs 플레이어(주인공) 구도이며 액션을 주고 받으면서 서로 싸웁니다. 마스터는 마스터 액션으로 공격하고 플레이어는 플레이어 액션(PC에 붙은 기본 액션과 직업 액션)으로 방어합니다. 플레이어가 공격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던전월드는 마스터와 플레이어 사이에 액션이 오가는 것 행위 외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 사실이 시사하는 바가 과연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모든 인물과 사물과 사건이 액션이라는 뜻입니다. 마스터가 만든 세계는 마스터 액션입니다.(국면) 마스터가 던전에 내보낸 함정도 마스터 액션입니다. 마스터가 내보낸 사람과 괴물도 마스터 액션의 하나이며 장비와 아이템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마스터와 마스터 액션은 캠페인 환경의 모든 것을 대변하며 그 자체로 안타고니스트(주제에 대항하는 자, 악당)입니다.


플레이어를 대변하는 PC도 그저 액션의 집합일 뿐입니다.(기본 액션, 직업 액션, 고급 액션) PC의 수치도 예비처럼 액션에 보너스를 줄 뿐입니다. 본디 마스터 액션과 다를게 없으나 마스터와 PC가 동일한 액션 권한을 가진다면 평형성이 무너질 수 있으니 다이스로 한계를 지어준 것 뿐입니다. PC는 플레이어의 입장을 대변하는 하나의 작은 세계이며 그 자체로 프로타고니스트(주제의 집행자, 주인공)입니다.


감이 좀 오십니까? 던전월드는 GM의 액션(국면; 주인공을 압박하는 환경)과 플레이어의 액션(PC의 액션; 환경에 저항하려는 의지)의 싸움입니다. 서로의 영역은 침범할 수 없는 불가침영역이며 이 둘 사이의 주도권 싸움이 바로 던전월드입니다. 그 싸움에 사용되는 무기가 액션이고요. 마스터는 자기 세계의 대변인으로써 던전,함정,괴물,NPC 마스터 액션을 수족처럼 부리며 플레이어를 압박하고 PC는 기본 액션,직업 액션,고급 액션을 사용해 저항합니다.


만약 이 과정을 잘못 이해해 마스터가 자기 세계에서 괴물을 떼어 놓는다면 그 괴물은 PC 처럼 능력치를 설정하고 다이스를 굴려야하는 마스터 컨트롤 밖의 것이 됩니다. 그 NPC는 마스터의 것이 아니게 됩니다. 마스터 액션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D&D와 같은 기존 룰은 마스터가 이런 외부적 데이터를 하나로 묶고 조합하여 상황을 표현하도록 유도합니다. 가령 벽 재질이 무엇이면 강도는 어떠한지, 힘이 몇인 사람은 몇 파운드의 물건을 들 수 있는지의 데이터를 미리 정해놓고 마스터가 취합하여 자기 세계에 엮어 넣어야 한다는 거죠. PC와 대립하는 환경에 대한 자기결정권이 없는 것입니다.


던전월드는 마스터의 주관이 곧 환경의 결정자입니다. 그리고 이 영향력은 오로지 마스터 액션으로써 발휘됩니다. 그러므로 던전월드를 플레이하는 마스터 여러분들은 괴물을 어설픈 PC로 만들기보다는 마치 함정을 다루듯 PC에게 위협요소로서 소모시키는 것이 마스터 액션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