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발암썰이 아니고 그러면 왜 이런 대참사가 벌어지는지 한 번 고찰해 보자는 글임.
무료 = PC방 갈 돈은 있어도 책 살 돈은 없는 급식충이라도 볼 수 있다
일단 룰북 같은 거 없이 한 번 고개를 들이 밀어보면 어떻게든 된다고 믿는 애들이 있는 건 확실하고... 그걸 어떻게 볼 지는 각자의 성향에 달렸겠지. 사실 이건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님. 왜냐면 영어만 가능하면 SRD(System Reference Document)라고 해서 오픈 게임 라이센스(Open Game Licence, OGL) 기반으로 돈법사가 풀어놓은 물건이 있고, 그것을 기반으로 한 수많은 파생작들이 또 어느 정도 오픈 소스로 풀려있음.... 던전 월드도 역시 SRD가 정리된 사이트가 있고. 그러니까 이런 걸 결국 못 찾아 읽는 게 문제지, 딱히 던월이 무료라는 것만으로 이득을 봤다고 말하기에는 좀 애매하다고 생각됨. 그 외에도 다른 요소들이 연계되어서 "저학력스럽게 돌아가는 룰"의 포지션을 차지하게 된 거다 이거지.
한글화 = 영어를 모르는 사람도 읽을 수 있다
가장 큰 매리트 중 하나임. 국내에 한글화된 룰은 사실 별로 없고, 번역에 앞장서는 출판사도 적고.... 쉽게 말해서 원하는 게 있으면 자력으로 수급하는 게 정신건강에 더 유리한 구조기 때문에 그런 번역에 서투르다거나 자신이 없다거나 아예 영어를 모르는 사람 입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확실히 줄어 듬. 예를 들어서 진짜 판타지 세계의 모험을 다룬 TRPG를 돈 안 내고 하려면 나 같으면 패스파인더나 D&D 5판 SRD... 혹은 OSR쪽 물건 중 하나를 고르겠지만, 영어가 안 되면 저 중 아무 것도 선택이 불가능하잖냐. 다만 한글화가 전부는 아님. 히오스나 도타 2가 한글화가 안 되서 롤에게 밀렸냐?
높은 접근성 = 이게 다 초여명 때문이다
초여명이 번역하고, 텀블벅을 통한 펀딩에서 대성공을 거두면서 "던전월드"는 이 바닥에 대해서 겉핥기 식으로 접근한 수많은 이들에게 높은 인지도를 얻게 되었음. 그러면서 다른 룰에 비해서 잘 읽지도 않고 막 하면서 개판을 만드는 루니들이 더 많이 생겨나게 되었고. 중국이나 인도에 인구가 많으니 그만큼 기행과 괴사건도 많이 벌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거지. 또한 TRPG하면 우선적으로 떠오를만한 소재 = 판타지 세계에서의 모험이라는 것도 접근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요소가 된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음. "당신은 뽑기에서 꽝을 뽑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성 판정해주세요" 하면서 멘붕하기 바쁜 CoC나 "네, 개빡친 시마무는 폭탄 스위치를 눌러 짱미오를 폭사시켜요" 같은 세기말 막장 분위기의 AW 같은 거보다는 "이세계에 떨어진 호노카는 오토노키자카 학원으로 돌아가기 위한 모험을 시작했습니다"가 일단 훨씬 밝고 명랑해보이지 않냐.
서사적 구조 = 이것저것 말하는 대로 다 될 거 같은 망상을 불러일으킴
플레이어 입장에서(혹은 상상력과 독해력이 부족한 마스터 입장에서) AWE 기반 룰은 진짜 꿈과 희망이 담긴 좋은 물건으로 보임. "이야기를 직접 짠다"는 개념이 어떻게 뇌내에서 필터링되는 지는 몰라도 얘들 뇌에는 대개 "내가 막 개소리를 해도 그게 허용된다"는 소리로 들리거든. 그런데 "대화"라는 게 일방적인 통고가 아니라는 것은 초등학교 바른생활 시간에 이미 배웠을 테고, "질문에 질문으로 대답하면 안 된다"는 건 키라 요시카게가 가르쳐 주지 않았냐? 하긴 질문을 받아주지 않는 "담화"도 몇 번씩 나오는 시대에 살고 있으니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다. 어쨌든 저 개소리가 나오면 생기는 문제는 뭐냐.... 마스터가 그 개소리가 어떻게 이야기 속에 녹아들 게 할지 머리를 짜내 이것저것 질문을 해서 뒷수습을 위한 부연 설명을 요청해 보지만 정작 개소리를 뱉은 놈은 그런 거 생각한 적 없으니까 또 말이 막힌다는 거야. 반대로 말하자면 저런 개소리라도 나름 설득력 있는 궤변으로 포장을 잘 하면 캠페인 내의 설정이 될 수 있다는 거임. 그러면 이런 착각이 낳는 병림픽의 일환을 좀 보자.
<간단한 예시>
플레이어 캐릭터 "나나"와 "슈가하트"가 있다고 하자.
마스터 "네, 벽의 문장을 살펴본 결과 이곳은 아무래도 과거에 해체한 펭귄드럼 기사단이 사용하던 시설 같습니다. 어떻게 하나요?."
나나 "나나는 과거를 추억할게요. 나나도 한때는 펭귄드럼 기사단의 일원이었죠. 그립네요"
마스터 "나나는 17살에다 도적이지 않나요? 어떻게 나나가 태어나기도 전에 해체한 '기사단'의 멤버였을 수 있죠?"
나나 "아... 그게... 그러니까... 어...."
슈가하트 "아니 왜 우리 나나 선배 기를 죽이고 그래요!"
(이하 생략)
다만 위에서 말했듯이 여기서 "나나"의 플레이어가 "나나는 사실 펭귄드럼 기사단의 여기사였는데 17세 교단의 저주에 걸려서 영원히 17세를 반복하게 되면서 그만두고 거리를 떠돌다 도적이 된 거였어요. 원래 비밀로 했었는데 이제 고백하는 걸로 할게요"같이 이걸 합리화 시킬만한 발언을 추가로 한다면 마스터는 "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다른 분들은 나나의 고백에 어떻게 반응하나요?" 같은 식으로 넘어가 주는게 AWE의 기본 룰이다... 이거임.
적은 데이터 = 읽을 게 적으니 정독을 하는 게 아니라 그냥 대충 읽으면 된다고 생각하게 됨
이것저것 생각해야 하고 읽어야 하고.... 이런 게 안 되는 사람 입장에서는 확실히 머리 아픔. 문제는 이 TRPG라는 물건은 원래 그런 걸 읽고 기억하고 계산하고 그러는 게 필수적인 거란 말이지? 하지만 드라군... 아니 "던전월드"가 나타났다면 어떨까? 읽을 것은 적고, 선택지도 사실상 접근전 / 사격 / 위험 돌파만 알면 되는 거 같고(사실 안 그렇다) 말이지. 얼마나 좋아? 문제는 이걸 말빨과 묘사로 때워야 한다는 것은 그런 생각을 하는 시점에서는 전혀 떠오르지 않았는 거지만 말야. 그래서 하다보면 "그런 게 있었어?" 같은 반응이 나오게 되는 거고. 혹은 반대로 "능동 굴림"과 같이 없는 것을 창조하게 된다.
<간단한 예시>
"리카"와 "사토코"가 플레이어가 되어 "케이이치"가 마스터하는 던전월드를 시작했다고 치자.
애들이 다 그렇듯이 사토코는 던월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룰북을 제대로 읽지 않았는데....
케이이치 "어디 보자... 식칼괴인으로 개조된 레나의 이번 공격으로 둘 다 모두 체력이 더 이상 남지 않았네"
리카 "으으 케이이치 씨가 너무 센 상대를 내놔서 그래요"
사토코 "그럼 다시 또 캐릭터를 만들어서 처음부터 해야 합니까?"
케이이치 "아니, 둘 다 황천길 판정을 해서 성공하면 살아날 수 있어. 실패하면 그때 죽는 거야"
사토코 "룰북에 그런 거도 있었나요?"
리카 / 케이이치 "???"
(이하 생략)
요약하자면 무료+한글+높은 접근성+양이 적으니 대충 읽어도 될 거 같은 분위기+이것저것 저질러도 허용될 거 같아 "보이는" 룰의 구조가 맞물려 능동적인 굴림+뒤틀린 플레이+ 발암하는 희생자를 만들어내더라 그런 이야기. 그러므로 겁턀러놈들이나 쨍쟁이들은 이런 혐오스러운 놈들이 AWE 기반 룰이나 CoC에 손대지 말고 겁-스나 쨍을 하면서 다른 사람 뿐 아니라 스스로를 같이 고통에 몰아넣는 충격요법으로 정신을 차릴 수 있도록 선동을 더 열심히 해야 한다.
P.S : 이 글은 쓰르라미 울 적에 / 죠죠의 기묘한 모험 / 도타 2 / 신데마스 / 아이마스 / 돌아가는 펭귄드럼 / 월드 오브 다크니스 / 스티브 잭슨 게임즈 /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롤플레잉 게임 등과 관계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ㅇㄱㄹㅇ
개추
사실 플레이어가 룰북은 제대로 안읽어서 일어나는 문제가 가장 크다고 봐. 룰북만 정독하면 적어도 능동굴림하거나, 여관에서 시작하는 일은
위에 써놓고 보니 중복이구만 ㅋ - dc App
이번엔 관계가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언급이 없네 신고했습니다
마지막 결론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