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왜 우측통행을 하는지 생각해본 적 있어? 아마 없을거야. 하지만 우리는 어느새부턴가 질서정연하게 우측통행을 하고 있어. 특히 공공장소에선 아무런 안내가 없어도 다들 질서정연하게 우측통행을 해. 우측통행에 대해서 딱히 교육을 받은 것도 아닌데 말야. 우리가 받은 우측통행에 대한 교육이라곤 의무교육 몇년간 학교 복도를 오른쪽으로 걷도록 지시받은 거 뿐이잖아. 게다가, 학교 문에 발 한번 못걸쳐본 사람들도 우측통행을 해. 마치 본능처럼 말야.

사람들에게 우리가 왜 우측통행을 하는지 이유를 추측해보라고 하면 10명 중 8,9명은 자동차 방향에 따라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이라고 추측해. 아주 그럴듯한 추측이야. 그렇지만 틀렸어.

우측통행은 법적으로 규정되어 있어. 아래는 도로교통법의 관련 조항이야.


"제2장 보행자의 통행방법

제8조(보행자의 통행)...(중략)... ③ 보행자는 보도에서는 우측통행을 원칙으로 한다.


제5장 징계 및 벌칙

제22조(벌칙)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중략)... 3. 제2장제8조제3항을 위반한 자."

보도에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는 꽤 큰 범죄야. 놀랍게도 말야. 하지만 실제로 처벌을 받는 사람은 없지. 왜냐하면 이 법의 용도 자체가 굉장히 불순하기 때문에 일상에서 이런 것으로 기소하는 검사가 없기 때문이야. 쉽게 말해서, 이 법의 용도는 마음에 안 드는 사람들을 잡아넣을 명분을 얻는거야. 이 법안은 2009년에 개정되었는데, 이명박 정부 당시 경찰이 채증카메라를 대규모로 운영해서 시위자들을 촬영한 뒤 기소하는 방식으로 잘 이용해먹은 사례가 있어.

애초에 이 통행방향 법안 자체가 이러한 용도로 만들어진 법안이긴 해. 우리나라가 우측통행을 시작하게 된 것은 1905년 12월 30일에 대한제국 경무청이 발표한 '보행자와 차마의 “우측통행 원칙” 규정(경무청령제2호 가로관리규칙)' 때문이거든. 이 통행원칙은 같은 날 일본 본토에서도 시행되기 시작했는데, 안전성이나 통일성 등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좌파들은 왼쪽으로 움직이니 색출하는 근거로 삼는다'라는 말도 안되는 목적이었어. 그렇지만 알잖아. 일본의 보수와 군국주의자들이 얼마나 이상한 주장을 많이 하는지. 하지만 조용한걸 미덕으로 삼은 일본 사람들도 이 법안의 기괴함을 참아줄 순 없었고, 이 법령의 시행을 시발점으로 터져나오기 시작한 시민저항운동들은 1911년 일본의 최후이자 마지막 진보정권이 들어서는 '다이쇼 데모크라시'라는 꽃을 피워내게 되지.

그냥 며칠 전에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잡혀간 친구 면회 갔다가 알게 된 내용이야. 재밌게 봤으면 좋겠네.




참고문서

도로교통법
https://www.law.go.kr/lsSc.do?menuId=0&p1=&subMenu=1&nwYn=1&section=&tabNo=&query=도로교통법#undefin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