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데터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외계인이라서 잊어버릴 만할 때마다 영화를 재탕하는데... 전에는 별 생각 없이 봤었는데 어느 정도 밀덕적 소양이 생기고 나니까 초반 정글 속 게릴라 기지 습격 씬 잘 찍었더라. 


1)일단 몸을 숨기고 포복으로 접근해서 망원경으로 기지 규모와 감시 인력 배치, 대략적인 무장 수준, 이용할 만한 주변 시설이나 장치를 파악(영화에선 비탈에 세워진 트럭 발견) 

2)허술한 공략 포인트를 짚어내 분대원들 분산 배치+주변의 부비트랩 및 경보장치 제거(영화에선 크레모아에 달린 인계철선을 끊는 장면이 나옴) 

3)접근해 무성병기로 외곽 보초 제거+1)에서 봐둔 트럭 짐칸에 폭발물을 싣고 침목을 빼내 기지 중심으로 돌진시킴    

4)분산한 분대원들이 유탄 발사기와 미니건으로 감시탑 및 기관총좌 우선 제거+나머지 인원은 엄폐물을 끼고 돌격


본격적인 스토리 전개 이전 간단하게 주인공이 속한 그린베레 팀이 존내 센 베테랑들이라는 걸 보여주는 장면(그럼으로써 나중에 이런 베테랑들을 유유히 끔살하는 프레데터가 얼마나 무서운 놈인지 관객들에게 어필하는 포석 역할도 겸하고)이라 무심히 지나치기 쉬운데 잘 뜯어보면 정글전을 수행하는 특수부대가 어떤 식으로 움직이는지 깨알 같이 잘 묘사되어 있음. RPG에서도 플레이어가 어느 정도 배경 지식이 없으면 캐릭터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행동하는지 잘 묘사 못하고 막연히 룰북에 나와 있는 ‘커맨드’만 읊고 주사위만 굴리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평소에 이런 걸 많이 봐두면 더 간지 나는 장면 묘사가 가능해진다. 내가 RPG를 할 때도 평소에 하고 싶은 장르의 영화나 드라마, 소설 같은 거 많이 봐두라고 하는 이유가 이거임ㅇㅇ 물론 무작정 본다고 되는 게 아니고, 보면서 '적 기지에 잠입할 때는 저런 걸 주로 신경쓰는구나' '교섭할 때 뻥카 잘 치려면 사전 정보를 저렇게 활용해야 되는구나' '실내전에서는 저런 장비를 자주 쓰고 인원 운용을 저렇게 하는구나' 같은 걸 계속 생각해 가며 봐야 좋음. 물론 그런 것도 어차피 다 픽션이니까 현실 고증을 따지자면 오류도 많긴 한데 RPG하면서 더 그럴싸하고 간지나게 자기 캐릭터를 어필하고 장면을 연출하는데에는 그 정도로도 충분함ㅇㅇ 내가 아는 사람은 아예 표절 노트 만들어서는 평소에 보는 거에서 괜찮아 보이는 시나리오 소재나 장면 연출 요령 같은 거 주르륵 정리해두고 생각날 때마다 업데이트한다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