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 이퀄리즘의 오류 대해 알려줘서 감사. 모르고있었음. 아래 글은 미수정본)



남자입니다. 머뭇거리다 하루 남은 시점에서 룰이 좋을 거 같아서 구매했습니다. 지금까지 출판한 룰북들에 만족했고 좋은 룰북을 내줄 거라는 초여명에 대한 신뢰가 있었으니까요. 초여명의 트위터 실수는 개인계정과 공식을 실수했다고 억지로 넘겼고요. 좋은 룰북으로 즐거운 TRPG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거 같아서 구매했습니다. 


그런데 막판에 구매자에게 즐거운 플레이를 못하게 폭탄을 투하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TRPG는 함께하는 놀이입니다. 그런데 함께 할 사람을 죄다 여성으로만 구성하라는 겁니까? 남성들은 메갈 낙인으로 같이 하려는 사람이 없을텐데요? 예전에는 설득의 가능성이라도 있었지만 이제는 가능성이 없어 보입니다. 룰북만 팬매하면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은 초여명도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하필 김자연 성우입니까. 메갈 논란에 휘말려 피해를 본 것은 창작계 지망생으로서 갑과 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고, 이것을 예시로 많은 사람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을 걱정하게 만듭니다. 반패미니즘이 온라인 상에서 세를 늘려가는 것도 우려스럽지요. 다 이해합니다. 그런데 지금 김자연 성우를 고용한 것이 페미니즘 을 돈벌이에 그냥 이용한 거 같이 느껴집니다.


초여명이 돈을 버는 것에 대해 배 아파할 TRPG인은 없습니다. 지난 세월 한국 TRPG를 지켜온 중심에 초여명이 있었습니다. 그것에 대한 보답을 받는 것을 싫어할 사람은 없습니다. 던전월드 때 여행을 보내기 위해 TRPG팬들이 자신의 돈을 쓰고 스스로 홍보에 나섰습니다. 달성되자 진심으로 기뻐했습니다. 저도 기뻐했습니다. 신혼여행도 챙길 수 없는 현주소에 가슴 아팠고 지금이나마 달성이 가능하다는 사실에 가족의 일인 것처럼 기뻐했습니다. 


달성 목표를 위해서 사람들은 힘을 냅니다. 하지만 이번에 김자연 성우가 달성목표는 커녕 어떤 언급도 안하다가 갑자기 기용된 것은, 김자연 성우의 고용을 달성 목표를 하면 남성 TRPG팬의 구매에 영향이 가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것을 생각해서 계획적으로 숨긴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떠오릅니다. 성우 고용이 무료일리는 없으니 제 돈이 일부나마 김자연 성우에게 갔겠군요. 구매자가 원하지 않은 돈의 유용이 일어났다고 생각하는 것은 저의 오해입니까? 저는 룰북을 사고 싶었지 김자연 성우를 위해 돈을 쓴 게 아닙니다. 최소한 그에 대한 동의나 양해를 주는 것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었잖습니까.


저는 래디컬 페미니즘에 반대하고 이퀄리즘에 찬성하는 평범한 TRPG 팬입니다. 자신이 미소지니 등의 성차별적 행동을 해왔고 그런 사고방식이 은연중에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것을 고치려고 합니다. 여성과 남성은 동등하게 존중받아야 하니까요. 김자연 사태에 분노했지만 김자연 성우가 해고된 것에는 마음이 불편한 창작가 지망생이기도 합니다. 겁스를 20만원 어치 샀지만 플레이한 적이 한 번 밖에 없다는 것에 한탄하면서 여러 룰북을 사온 TRPG 팬입니다. 작년, 초여명의 신혼여행의 달성을 진심으로 축하해왔습니다. 하지만 주문을 한 뒤에야 갑작스럽게 김자연 성우 고용이라는 형식으로 보답이 돌아오니 헛웃음만 나오는군요.


한가지 거슬리는 것을 추가로 적자면. 진짜로 죽어가면서 조국과 전우와 가족과 여성의 지위를 위해 싸우다 죽어간 분들과 페미니즘의 평가를 바닥으로 떨군 계기가 된 사람을 동급으로 놓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김자연 성우를 불쌍하다고 생각할 수 있고 고용할 수 있습니다. 그부분은 저도 이해 가능합니다. 허나 페미니즘과 여성에 대한 평가를 높였는지 낮추었는지는 명백하지 않나합니다. 최소한 '적격'이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룰북이 좋아보여서 사는 것이기에 취소하지는 않을 겁니다. 초여명이라면 좋은 룰북을 만들어 들어주시겠죠. 제 의견이 초여명에게 전해질거라고도 기대하지 않습니다. 초여명의 의견이 바꿀거라고도 여기지 않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구매자의 돈을 유용할거라 생각하지 않았고, 이렇게 뒷통수 치는 형식으로 김자연 성우를 고용할 거라 여기지 않았던, 소비자의 신뢰와 TRPG팬의 신뢰를 손상시켰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이제 초여명이 소비자의 돈을 유용하지 않을 거라고, 불필요한 문제를 만들어 룰북 하나를 아예 못쓰게 만들 거라는 의심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평화롭게 TRPG 할 수 있게 해주세요. 친구들과 웃으며 룰북을 꺼내 플레이하고 과자를 먹으며 우스게 잡담을 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지금 친구들의 앞에 당당하게 밤의 마녀들을 꺼낼 수는 있지만 즐겁게 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이게 초여명이 바라는 것은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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빡쳐서 적음.
리플 달수 있는 건 구매자 뿐이니까 더 덧붙이고 싶은거 있으면 리플 부탁.

변하는 게 없겠지만 소비자의 정당한 분노는 행사해야지

.......아오, 진짜 변한게 없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