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내 멋대로 뽑아보는 초보 키퍼가 손대볼만한 1920년대 단편 시나리오 목록들.
개인의 취향이니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듯. 그리고 일본 쪽 물건은 본 적 없으니 전부 패스함.
덧글로 피드백 줘도 좋음.
1.어둠의 끝자락(The Edge of Darkness)
장점 : 간결하고 충분히 공포스러우며 각기 다른 탐사자 캐릭터들을 묶어서 시작하기도 좋음.
이게 유령의 집보다 낫다는 평도 많은 물건. 단점은 크툴루 신화스러운 초자연적인 분위기를 잘 표현할 수 있냐 없냐에 따라
호불호가 확 갈릴 수 밖에 없는 물건이라는 거. 코빗 조지듯 총으로 쓱싹 처리할 수 있는 거도 아니고... 또한 시나리오 전개 중에
"제물"이 필요할 때가 올 텐데, 이걸 어떻게 플레이어들에게 납득시킬지 잘 생각해 보는 게 좋을 듯.
2.차토구아의 자취 (Trail of Tsathoggua)
장점 : 탐험물 해보기 좋음 + 크툴루 신화는 단순히 공포와 액션만 나오는 장르가 아니란 걸 가르쳐주기 좋음.
기본적으로 오지로 가는 시나리오들로 구성된 소규모 캠페인. 다만 적당히 비틀어도 되고, 도중에 다른 시나리오들을 채워넣어
캠페인을 액자식으로 구성해도 상관은 없음. 예를 들어서 나는 첫 시나리오를 완료하고는 광기의 산맥을 다녀오고 난 후에야
다음 시나리오를 끝냈었음... 물론 그냥 캠페인 조까고 시나리오를 따로 끊어서 해도 됨. 캠페인을 하다보면 비중이 특정 NPC에
쏠릴 수가 있는데, 캠페인을 비틀어서 순서를 바꿔보거나 끊어서 하나만 진행하고 치우면 그게 좀 완화되는 경향을 보임.
3. 유령의 집(The Haunting)
장점 : 높은 인지도와 한글판의 존재
이거 어떤가요...는 일단 트위터에나 물어봐라. 나는 이 물건에 대답하기 귀찮고 이걸로 나 대신 떠들어줄 사람 많을 거다.
오늘도 어디선가 누군가는 코빗을 죽이고 있겠지.
4. 거석의 민족(People of the Monolith)
장점 : 완전한 비전투 시나리오 진행법 및 초자연적인 상황 묘사 연습 기회를 제공
기본적으로 "비전투" 시나리오기 때문에 이성 까이면서 애들 멘탈 망가지는 거 말고는 별 부담없이 진행할 수 있음.
대신 이성을 까는 요소를 얼마나 잘 묘사해서 설득력을 갖느냐에 따라 플레이어들 평가가 달라질 거란 점은 주의해야 함.
외국어도 좀 필요한데, 그런 거 안 가르쳐주고 시작해서 초반에 좀 웃긴 상황을 만드는 것도 파티에 따라 나쁘지 않음.
5. 갈라지고 뒤틀린 목사관(The Crack'd and Crook'd Manse)
장점 : 신화생물을 내보이지 않으면서 분위기 조성하는 법 익히기 좋음.
크리쳐물 좋아하면 이해하기 쉬운 시나리오. 그런 물건들은 대개 시작부터 괴물이 뭐하는지 계속 보여주지 않잖아?
여기서도 같은 원리로 멀쩡한 플레이어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적당히 암약하다가 긴장이 고조되면 신화생물을 내보이고
처절한 탈출극을 찍게 만들면 됨. 문제는 신화생물을 내보이지 않으면서 그때까지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되는 거고.
6. 사냥 오두막(Game Lodge)
장점 : 원없이 총을 쏠 수 있는 상황
땅땅땅빵 같은 거 하고 싶다는 사람을 위한 시나리오. 애시당초 배경도 케냐의 사파리라서 리얼 땅땅땅빵은 원없이 할 수 있음.
원없이 말이지.... 원래 대형 캠페인 서플먼트에 나오지만 이 시나리오 자체가 케냐 배경 시나리오에서 "곁들이"로 들어간 거라
딱히 캠페인과 연관짓지 않아도 괜찮다. 어차피 이 캠페인에서 케냐 가서 탐사자들이 크게 할 수 있는 건 없다고 보면 되거든...
나는 목숨 걸고 고생해서 고작 신기한 거 하나쯤 보고 돌아오느니 그냥 대개 원없이 땅땅땅빵이나 시켜주는 길을 택했다.
7. 잠들면 꿈을 꾸겠지(To sleep, Perchance to Dream)
장점 : 쉽고 간단한 드림랜드 입문기
역사와 전통의 드림랜드 입성용 시나리오 중 하나. 현실에 질려서 자살한 친구 초대로 드림랜드 가서 밥 얻어먹는 시나리오.
뭔가 미친 것 같지만 원래 꿈꾸기 고수들은 죽으면서 자기 정신을 드림랜드에 갖다놓고 거기 주민으로 눌러앉기가 가능하다...
단점은 말 그대로 드림랜드 입성기에 그치는 시나리오라서 뭔가 모험을 기대하기에는 재미가 없다는 거. 이성도 크게 안 까임.
그래서인지 이거보다 더 철밥통을 유지해 왔고 익숙한 사람도 나오는 "픽맨의 제자"를 더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 거 같다.
8. 코빗 씨(Mr.Corbitt)
장점 : NPC의 사회적 활용법을 연습하기 좋음.
전에 소개한 그 코빗 씨. 키퍼의 전매특허 중 하나던 "비합리적인 폭력"을 거의 못 쓰는 상황에서 어떻게 탐사자들을 방해할 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되는 물건이다. 물론 비폭력적인 신고만 당해도 후버의 똘마니들한테 코빗 씨가 끔찍하게 털리는 건
그게 그거기 때문에 결국 답은 탐사자들을 얼마나 잘 구워삶으면서 버텨보냐가 됨. 물론 못 버티는 게 정상인데, 재밌으려면
최대한 집에 못 들어오게 시간을 끌어보는 게 답이긴 함. 또한 주의할 점은 신화생물을 가급적 먼저 꺼내서는 안 된다는 거.
9. 불길에 홀로 맞서다(Alone Against the Flames)
장점 : 혼밥러도 할 수 있는 무료 공개 시나리오.
말 그대로 아무 것도 모를 때 혼자 돌리면서 이것저것 기본적인 거 연습하기 좋은 시나리오. 유령의 집이 나온 퀵스타트를
참고해서 돌려보면 아무것도 모를 때 한정으로는 확실히 도움이 될 거다. 뭐, 통구이가 되는 게 더 쉬울 거 같지만.
아, 괜히 이런 거 올린 이유는 10년 전 오늘 내가 Yes24에서 CoC 6판 룰북을 주문하면서 여기 뛰어든 날이라서....
이제 뉴비라고 늅늅거리지도 못하게 됐어.
7판 키퍼룰북 뒤에 있는 오래된 숲속에서는 어떰? 조만간 돌려볼라고 읽어봤더니 재밌어는 보이던데, 아직 안해본 지라 잘 모르겠어서.
딱히 어렵지는 않음. 일단은 이번 판본의 스타터용 시나리오라 그럭저럭 돌릴만 하게 나온 물건임. 키퍼로 할 거면 일단 글라키의 시종은 두목 놈 빼면 머리 잘 돌아가는 좀비 스펙 정도라는 점하고 꿈의 부름이던가 그런 거 같이 초자연적인 존재나 상황에 대해서는 체크해두면 좋아. 타임테이블은 지키면 좋은데 선택지와 좀 다른 돌발 상황 같은 게 일어나면 과감하게 좀 수정을 할 생각도 해 보고...
나쁘진 않은가보네 알려줘서 감샤! 팁도 참고할게
나쁘지도 않고 일단 보기도 쉽지. 내가 위에 적은 건 다 구판 영문버전뿐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