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 숨겨봤자 DC 대놓고 말한 사람이 내가 유일해서 뻔하기에 그냥 밝힘.


DC이니까 걍 편히 말함.


아래는 개인적인 생각이 잔뜩 들어가 있기에 어느 정도는 걸러들을 필요가 있다. 


쓰다보니 무심코 마스터리 팁을 던져버렸는데, 썩 좋지 않으니 이런 식도 있다고 참조만 해라.

초보는 룰북만 따르면 평타는 친다. 오버하다가 좋은 시나리오 망치는 수가 있다.

훈수 두는 것은 고수나 하는 거지 이쪽은 경험미천하여 부들부들 허접 플레이를 선보인 녀석이니까.

예를 들어 HP 조작은 들키는 경우 플레이어가 마스터를 신뢰하지 않고 룰북도 신뢰하지 못하게하므로 어지간하면 쓰면 안 되는 기술이다. 특히 시나리오는 이미 벨런스를 맞춘거여서 HP조절하면 '시나리오 제작자가 원하는 그림'이 나오기 힘들다. 안 들키고 시나리오에 맞춰서 할 수 있으면 그건 초짜 마스터라 부를 수 없는 거고.


아래에서 계속 언급될 pdf는 경량판이나 뭐 그런게 아니라 시나리오용으로 만들어진 무언가임에 주의.




일단, 너무 갑작스러운 구인이여서 깜짝. 전에 올린 글을 보고 참가를 마음먹고, 모집시작하면 룰북 펴보고 준비하려고 했기에 매우 당황함.


개인적인 사정으로 모집공고를 본 이후에도 룰북을 볼 시잔이 없었기에, 완전히 pdf만을 보려고 함.


하지만 일부 주문이 헷갈려서 중간에 결국 룰북을 폈다. 플레이 중간중간 주문만 본 거긴 하지만.

(pdf만 봐서는 '잔상 마법'이 자동명중인지 알 수 없다. 룰북에 판정에 대한 기술이 없는 걸 보면 자동 성공인듯)




시작 전에 가장 고민한 것은 내가 첫 마스터링에서 경험한 "처음 본 마을 사람이네요? 죽여요!"라는 민폐 플레이어 등을 경험해보게하는가였음.


초보 마스터가 저거 제어하기 매우 힘들고, 자신이 티알하자고 모은 거라면 쫒아내버리기가 매우 곤란해진다.


끝없이 트롤링하자는 건 물론 아니고 첫부분에서만 잠깐 해볼까했는데


그걸로 마스터링 트라우마 생긴 내가 할 짓이 아니라는 생각이 계속 들어서 결국 몇 시간을 고민하다가 시작 5분전 쯤에 포기.


티알에 흥미있고 어느 정도는 알지만 미숙하고, 제공한 pdf만 보는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플레이어가 되기로 함.


....그 이상은 무리기도 하고.

(어리버리 플레이어....)


아, 플탐이 오알은 티알의 2~3배 정도로 길어진다는 데에 유의. 실제로 티알 플레이하면 꽤 금방 진행될 거야. 그래도 시간 꽤 먹지만.



시작 후.


아니나 다를까 룰북 정독 안한 플레이어가 속출. 물론 그것에는 나도 포함 됨.


마스터도 룰 숙지 미숙이 들어났는데, 이건 크게 자책할 필요는 없다고 봄. 


실제로 한판 하기 전까지는 시험 전날 급으로 외우지 않으면 까먹는게 나온다. '마스터가 스스로 모르는 룰이 뭔지 파악하기 위한 플레이'의 베타테스터로 참가했다고 생각하기에 큰 신경은 안씀. 이런 오류 확인하기 위해 베타테스터가 있는거지.


다만, 실제 플레이에는 이보다 더 심하게 룰북 정독 안한 경우가 나올 거다. 시작 후 중반을 지나도 바로 앞의 시트 안 보는 놈이 태반일 수 있음.


룰 자체가 간단하기에 문제는 없지만이번 플레이처럼 타인의 캐릭터의 기술을 체크해주는 사람은 아마 없을 거다. 


티알은 오알과 다르게 자신의 시트만 손에 들고 있을테니 다른 사람 시트 보는 게 힘들다. 단 하나의 룰북은 마스터가 들고 있을 거고.


자기 기술 안 쓰는 경우, 적용 실수하는 경우 엄청 나올테니까 주의.

(성기사 선수필승은 이번에 한 번도 안 쓴 거 같은데 내 기억 맞나?)





캐릭터 만드는데 배경 등에 신경을 거의 안 씀.


이 방식은 던월(정확히는AWE) 풍이 좀 나는데(시나리오에 쓸만한 떡밥 만들고 관계나 캐릭터성을 더욱 드러내기)


캐릭터 만들기는 빌딩(좋은 캐릭터 연구)가 아니여도 재미난 것이고 충분히 시간을 들일수록 좋다.

(어느 룰 제작자는 옆집 아이 데려다 놓고 4시간 넘게 캐릭터 만들게 했다고 하지만 얘는 오버고)


설정덕후들이 생기는 까닥은 설정을 만드는 것이 일반적으로 꽤 재미나기 때문.


13시대는 빌딩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으니 크게는 어렵겠지만 캐릭터의 배경 등을 신경쓰면 작중에 쓰기 나쁘지 않고 플레이어의 몰입을 얻기 쉽다.


줄이면, 

엘프귀족+2, 독서광+5, 암호전문가+1 

라는 열심히 생각한 캐릭 배경이 전부 묻혀서 플레이어가 삐지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다.


최소한 배경 별로 중요하게 쓰이지 않는다고 플레이 전에 고지하거나 플레이에 쓸만한 요소를 미리 말해주는 게 좋다.


독서광은 이리저리 쓸 수 있을 거 같아서 투자했는데, 쓰일듯 쓰이지 않아서 플레이어의 마음을 후벼팠다.....


마법물품인 밤촛불에 대한 질문도 도적에게 돌아가서 '독서광이여서 지식이 풍부하고 많은 마법물품을 알 마법사'를 두고 이게 대체....란 생각이 듬.


도둑용에 가까운 아이템인 것을 알고 납득했지만 순간적인 의문이 꽤 강하게 들었다.




위의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소리인데, 플레이어의 비중 맞춰주기는 꽤 빡센 작업.


단 4명인데도 모 마법사는 투명라인이 되었으니까.


룰북도 꺼내보고 하느라 온전한 참가가 아니었고, 착한 마법사는 선량한 마음으로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순서를 양보(라고 자기합리화)했지만


자신이 투명라인이라는 생각은 꽤 들었다.


그냥 내가 넘어가면 끝인데, 오프라인에서 다른 사람이 한다는 티알에 참가했더니 자신이 투명라인으로 다른 사람들의 셔틀로 쓰인다면 불쾌할 사람이 많다는 게 문제.


심지어 '자신이 주연이 아니라니 말도 안 되!'고 화내는 놈들까지 고려하면....


그리고 명백하게 잘하는 사람과 참가에 소극적인 사람이 나뉘는 경우는 흔하다. 이 경우 마스터는 열정적인 참가자에게 더 호감이 가게 되니까 유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플레이어는 할일이 주로 관찰 밖에 없고, 그나마 참가하려고 마스터를 주목하기에 자신에게 별 관심이 없다는 것을 빠르게 눈치챌 가능성이 크다. 


일부러 활약할 요소를 만들어 주거나 (고대 마법왕국의 언어네요. PC 중에 누가 해석할까요?) 아예 직접적으로 질문을 던지거나 (마법사는 뭐라고 질문하나요?) 플레이 끝나고 반성회 열고 직접적으로 미안하다고 하는 등 여러 방법이 있다. 



이번에 반성회 없다는 것이 걸렸다. 늦은 밤이여서 어쩔 수 없긴 하지만.


초보여서 그랬겠지만 원래는 반성회를 여는 게 필수급으로 추천된다.


반성회라고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서로의 플레이를 칭찬하고 이러면 어땠을까를 복기하는 시간이다.


5~10분 정도의 시간이여도 된다.


시험 시간보다 시험끝나고 문제 답안 맞추는 것이 (당연하지만) 더 즐겁다는 것을 떠올려봐라.


마스터에게 자신의 생각과 달랐던 점이나 이러면 어떨까라는 건의를 할 수 있고, 플레이 중간에 아쉬웠던 점이나 못 보고 지나간, 공개할 수 있는 떡밥을 플레이어들에게 말해줄 수 있다.


여러모로 유익해서 짧게나마 반성회 가지는 게 좋다. 티알이라면 적당히 일짝 종결하고 과자 까먹으면서 하면 딱 좋고.




도입부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 걸렸다.


임무를 받아 모였다 => 동료를 완전히 신뢰한다고 봐야하나 임무 때문에 모였을 뿐이니까 아직 서로 데면데면하다고 롤플을 해야 하나?

해골을 지켜야 한다 => 유사시 해골 버려도 되나?

공성전 중 => '공전'이라면 밖에 수백, 수천의 적이 있는 건가? 지금도 밖에 적의 군세가 있는 건가?


아리송한 문제들이 생겨나서 도입부가 문제가 있다고 여겨진다.


티알이면 금방 의견교환할텐데 오알이면 다 물어보면 시간이 너무 빼앗기니까 질문을 자제하게 된다.


게다가 플레이어는 마스터가 어느 것을 이야기하고 어느것을 넘어갈지 모르기에 설명을 들을 생각으로 침묵하다가 타이밍을 놓히기 쉽다.


이점에 마스터는 유의해야 한다.




플레이어는 마스터보다 시야가 매우 좁다.


떡밥은 던지는 게 아니라 떠먹여 줘야하고, 그래도 눈치를 못채기도 한다.


초보자가 능동적으로 추리를 하거나 떡밥을 줍지 못하면 떠먹여 줘라.


모 마법사처럼 떠먹이는 걸 회피도 한다.(...)


초보 마스터는 우회적으로 알려주려고 시도하는데, 소용없다. 안 통한다.


직접적으로 명시해라. 곧바로 마녀 사냥하니까 잠 자서 하루 1회 스킬 회복할 계획 세우지말라는 식으로.


창의력있는 발상을 기다린다고? 그런거 초보자는 가능성이 너무 낮고, 어차피 시나리오 따르니까 자유도가 없는 일자진행인데 무슨 커다란 창의성을 바라는가.


걍 떠먹여 줘라. 


d20의 +1 보정치가 어느 정도의 위치인지 몰라서 던지는 말인데,

떠먹여 주지 않았는데 발견하면 성공 굴림에+1 정도의 칭찬을 가끔 던져주면 된다. 쩌는 아이디어라면 +2 주면 되고.

굴림 한 두 개 성공한데고 시나리오 안 망한다. 굴림 보너스에 인색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d20에서의 +1 보정치가 생각보다 크다면 넣지 말아라.




내가 시체 뒤져보지 않은 이유는 간단한데,


일단 시체를 뒤질 필요를 못 느꼈다. 가난한 고블린은 돈이 안 되니까.

(애초에 소지금 항목이 없으니.....)


거지에 더럽고 멍청한 고블린을 고상한 엘프 귀족('엘프 귀족+2' 배경.) 아가씨가 굳이 몸소 뒤적거릴 리도 없고.


여차해도 전투가 없다고 마스터가 이야기 했으니까 느긋하게 바로 옆의 마을의 사람을 동원해서 물건 주우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마스터가 마지막이라고 고지한 전투가 끝났으니 전투 중심의 D&D를 계승한 13시대의 특성상, 그리고 밤이 늦은 현실의 시간상 플레이가 곧 끝난다고 여겼다.


곧 시나리오가 다 끝나는데(두번째 모임이 없을 거라고 생각함) 파밍할 필요가.


덤으로 앞에는 고블린이 괴롭혀달라고 울먹거리니 더더욱 시체 따위에 눈이 갈 리가. 


지금 생각하면 시체에 뭔가(명령서라든가) 있을 법도 한데 


당시는 "이제 시나리오 끝! 모두 수고하셔습니다! 굳잠!"의 대사를 치기 전이라는 생각이었기에 별로 신경 안 썼다.


어차피 곧 끝이니 내가 안해도 마스터가 고블린 자동진행하듯이 매크로 진행해주겠지라는 생각도 있긴 했다.




고블린 매크로 진행은 별로였다. 차라리 D&D 4th의 피라미(HP 1)로 만들어서 학살당하게 하는 게 더 나았지 않았을까한다.

(D&D 4th의 컨트롤러인 장판 까는 직업은커녕 범위 공격이 없어서 피라미 쓰기 까다롭다만)


최소한의 전투는 진행해야지 그냥 매크로 자동진행이여서 허망했다.


내 생각은 '온갖수단으로 적의 발을 묶고 전투돌입!'이였기에 발묶기는 '프롤로그'였기에 그게 전부 라는 것을 안 순간....


플레이어의 '기대'가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게 좋다.


즐거운 고문을 할 수 있다면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마법 전투는 의외로 상상하기 어렵다. 


또한 마스터가 제대로된 배경을 상세히 묘사하지 않으면 플레이어가 '다른 사람의 시간을 압도적으로 뺏을 정도의 많은 질문'을 해야하게 된다. 그게 소득을 거두지 못할 수도 있기에 질문할 필요성은 더 낮아진다.


그래서 결과는 걍 쏘기, 맞추기, 쏘기, 맞추기.


상상하려고 해도 산성 화살을 전투에 이용할 방법을 당장에 떠올리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고문은 의외로 현실적이며 다들 싫어하는 사람 고문하는 법을 생각했을 테니, 의외로 현실적이며 익숙하다.


그래서 

전투는 개성없이, 말도 거의 안하고,

고문은 개성적으로, 말을 쏟아내면서

라는 상황이 됨.


마스터링할 거면 이 부분을 생각해보면 좋다.




말하거나 언급되지 않은 것은 그 어떤 암시가 있든 간에 없는 것이다


'사실 거기 옆 수풀에 최종보스가 숨어있었습니다'라는 식의 전개가 차후 일어나더라도 지금 당장은 아무것도 없다.


뭔가 다른 상황이나 행동을 유발하려면 주변에 숨을 만한 수풀이 있다거나 미끌어지기 쉬운 진흙탕 지역이있다든가 미리 그런 떡밥거리를 던져줘야 한다.


아니면 플레이어들에게 주변을 탐색하여 좋은 생각을 떠올리게 하거나.


산성 화살을 쏘아내도 그것에 대한 보충설명을 마스터가 하지 않으면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룰북의 효과, 즉 '데미지만이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마스터가 있는데 플레이어가 멀쩡한 트롤의 재생력이 사라졌다든가 산성 액체가 피를 타고 흘러서 몸을 뒤틀며 성기사를 공격할 생각을 하지 못한다든가를 묘사할 수가 없으니까 말이다. 일일히 허락을 받으려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산성에 특히 약하다는 말을 안하면 기술을 아끼니까 그런 지식을 지식 굴림 등을 통해서 미리 알려주는 게 좋다.


지식이 없으면 아무 것도 못하지만

지식을 알면 플레이어는 목표를 세울 수 있고, 그것을 달성하려고 노력한다. 달성하면 기뻐한다.

(그리고 마스터는 '계획대로'란 미소를....)


요약 = 마스터는 묘사를 많이 해야 한다.




기회공격은 D&D 4th의 영향이 강해보이는 13시대 룰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니 실수하면 안 된다. 이거 잘못 건드리면 벨런스가 왔다갔다하는 무시무시한 룰이니까.


기회공격의 적용은 거리를 기준으로 하는데 13시대는 pdf판으로는 거리 설정이 매우 어중간한 룰이라는 느낌이여서


거리를 어느 정도로 칼 같게 하느냐에 따라서 룰이 고무줄처럼 바뀌게 될 수 있어 보인다.


재미난 룰이긴 해도 13시대의 거리 규칙이 애매해서....


D&D하다가 기회공격에 시트 찢긴 적 있는 나에게 13시대의 거리 규칙을 사용하는 기회공격은 매우 문제가 많다고 느껴진다.


마스터가 인지하는 어중간한게 아니라, 근접에서 빠져나가거나 헛수작벌이면 칼같이 적용되어 진짜 칼로 목 따는 게 기회공격이다.


'마법사의 안전' 등을 보장하는 것이기도 하니 꽤 중요.(마크 대상이 마법사를 노리려고 벗어나지 못하게 만드니까) 


역으로 플레이어들도 기회공격을 만들 행동을 취하게 할수 있고. 

(내가 중간에 계속 이동행동을 깜빡했는데, 우회해서 적의 뒤통수를 깔짝여서 기회공격을 유발하려고 함. 마법사 평타 허접해서 적이 유인될지, 만약 무사히 도망쳐서 붙어 때려지면 마스터가 누워버릴 가능성도 있어서 쓸모 있을 지는 모르겠다만.)


'1:1 전담 마크'의 개념을 도입해서 하나의 캐릭터는 하나의 다른 캐릭터를 상대(상대가 다른 얘를 마크해도 서로 기회공격유발하는 가까운 거리임엔 변함없음.)하여 기회공격의 대상을 명백하게 만드는 등의 하우스룰이 필요해 보인다. 


아니면 묘사를 정밀하게 하거나. 그런데 묘사 정밀은 초보에게 빡세니까 무리고.


뭐, 룰북의 기회공격의 설명이 뭔가 다르면 상관없지만.




룰 적용 안 했는데 그게 플레이어에게 유리하면 그냥 적용시켜주는 게 좋다.


그러면 플레이어가 기뻐하고, 기뻐하면 플레이를 마음에 들어할 것이고, 그러면 다음 TRPG를 즐겁게 맞이할 확률이 높아진다.


마스터에게 유리한 룰이라면 그때그때 밸런스 맞춰서 넣거나 안 넣으면 된다.


서로 웃으면서 하자는 게임이니 불편할만한 것은 하나라도 줄어드는 게 좋다.





마스터의 외국어 사용과 용어통일 실패.


'이니시(우선권)'라는 말, 일반인들은 모른다. 영어를 알아도 이니시티브의 줄임말을 알 리가. 


이번 플레이에서 이니시 모르는 사람이 없어서 넘어갔지만 '일반인 한국어 화자'를 존중하는 단어를 쓸 필요가 있다.


이니시라는 말은 일반인이 알기가 어렵고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린다. 이니시티브라는 것을 알아도 직관적이지 않아서 익숙해질 때까지 플레이어들이 머뭇거릴 수 있음.


골드 드래곤이 아니라 황금거룡으로 번역하는 13시대에 굳이 이니시라는 말을 쓸 필요가 없지.


'원기'라는 말이 pdf에는 없기에 이쪽도 헷갈렸다. 룰북에 적혀있는 것을 지금 확인해서 마스터가 왜 용어 실수했는지 알았는데, pdf에서는 '회복량'으로 통일되어 있다. 


이 때문에 플레이 와중에 '마스터의 지식과 플레이어의 지식의 차이로 인한 용어 혼란'가 상당히 나타남. 


이때는 마스터의 지식을 갖다 버리고 플레이어에게 맞춰줘라. 


그외에도 굴리는 방식을 용어 쓸 필요없이 지혜를 굴리라든가 민첩을 굴리라는 식으로 풀어서 직관적으로 설명하는 게 좋다. 




초보 마스터가 오해하기 쉬운 것.


마스터링을 해도 플레이어가 재미없다고 하면 마스터도 재미가 없다.


즉, 플레이어를 즐겁게 해줘야 하는 입장이 마스터.


이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고, D&D 계열은 왕년(요즘은 때려쳤다고 안다)에 '마스터 vs 플레이어'의 구도를 짜왔기에 초보자 마스터는 헷갈리기 쉽다.


CoC의 경우는 마스터가 PC를 죽이는 게 당연한 룰이지만 '미쳐가는 PC를 플레이어도 즐기는 것'이 어느정도 합의가 되어있다. 그거 안하면 윳쿠리 크툴루로 노는 거고. 여튼 차각하기 쉽지만 이런 대립적인 룰이라도 마스터는 (그게 어떤의미이든 간에) 플레이어를 '즐기게' 해준다.


그래도 '플레이어를 즐겁게 해준다'는 기본을 망각하면 안 된다고 본다. 

(최악의 경우 서로 욕하며 플레이 폭파된다고 생각하면 플레이어도 기분나쁘지만 열심히 준비했던 마스터의 심정은....)


어떻게 '즐겁게' 하는 지는 플레이어를 죽이고 공포에 젖어 미치게 하는 CoC가 잘 있는 것을 보고 정답이 없다는 것을 알면 된다.



플레이 전에 의견을 나누고 이 모인에서 어떤 플레이를 하고 어떤 목표를 가질것인지 생각해라.


라노베 츤데레 미소녀, 이고깽 절대강자, 윳쿠리 크툴루, 극현실주의 플레이, 명탐정의 추리 등등 여러가지 의견이 나올수 있다.


그것을 받아줄수는 없지만 최소한 지금의 시나리오가 어떤 방향성을 가졌는지 알아야 플레이어가 마을사람을 죽이는 미친짓을 자제할 것이고 그것을 제제하는 것에 다른 플레이어가 반발이나 의문을 품지않고 납득할 것이다.




플레이어를 즐겁게하거나 배려하는 것은 다 좋은데, 


이게 과해지면 바로 접대플레이에 가깝게 되고, 플레이어가 이를 눈치채면 극의 긴장감이 폭락할 수 있다.


이번 플레이에서 트롤이 PC들 체력 빠지니 갑자기 업급도 않된 경비대랑 싸우던 거는 마스터도 알겠지만 그거였음.


갑자기 PC들 퍽퍽 맞아서 죽어가니 당황한 마스터가 급 전개를 내보인게 손에 잡힐듯 보였다.


침착해진 지금은 "더 좋은 생각이 떠오른다아아아ㅠㅠ 왜 그때 안 떠올랐지 ㅠㅠ"하고 있을 거 같은데

(경비대가 석궁을 쏴서 잠깐 주의가 집중되어서 트롤이 공격을 안하고 턴을 소모한다든가, 아예 트롤의 HP를 조작해서 한방만 맞으면 죽게하는 등의 방법 등)


인카운터 자체는 시나리오에 있는 것을 그대로 따랐는지는 모르겠지만 적당했다.


수가 많으면 변수가 많아져서(적 여럿에 골고루 딜이 들어가 적이 전부 다 사는 경우가 나온다. 적이 소수면 거의 없는 상황) 싸움을 조절하기 어렵다. 


그런면에서 3마리만 나온 것은 좋았다.


인카운터 칭찬이 길어졌네....


요점은, 인카운터 자체는 문제가 없었다는 것.


진짜 문제는 '마스터가 겁을 먹어서 플레이어가 위기심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다른 룰이면 모를까 D&D 계열이니 PC 걍 죽여도 된다. 


어차피 초반, 첫 전투니까 HP 0 되고, 심지어 죽음 판정 전부 실패해서 죽어버려도 "프롤로그니까 뭐~"라며 살려주면 플레이어는 감사해하지 왜 룰대로 시트 찢지 않냐고 화내진 않는다.


mmorpg에 익숙한 얘들에게 '죽음=시트찢음'이라는 전개는 받아들이기 어렵기도 하니까.

(역으로, mmorpg에 너무 익숙해져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거나 판치는 놈이라면 시트 찢어서 충격요법 주는 것도 좋다. 아, 진짜로 찢는 포포먼스를 굳이 보일 필요는 없다.)


그리고 pdf를 보아컨데 (룰북 안 읽었다) 

d20을 굴려서 15 이상으로 4번이나 되살아는 거 실패해야 하니 계산하면 (0.75^4=) 30% 남짓의 확률로 진짜로 죽어버린다. 역으로 말해 70%의 확률로 되살아난다.

이게 PC의 안전보장으로는 부족해보이면 덧붙여서,

플레이를 한 걸 미루어보건데 보통 2턴은 지나야 눕고, 이후 4턴 더 하기 전(총합 6턴)에 전투 끝난다.

고조 주사위 때문에 그럴 수 밖에 없다.

전투 끝나면 동료가 힐링 걸어서 부활하거나 자동 이벤트 진행(=회복)할 거고.


즉, 의외로 잘 안 죽는다.


1회 수치로는 잘 부활하기 힘든데(75%로 사망), 4번이나 반복하니까 뭐.


이런 것은 플레이어는 두려워하고 죽음을 겁내지만 의외로 죽지 않고 안정적으로 플레이를 이끌어갈 수 있는 룰이다.


즉, 다 계산된 것. (룰북은 괜히 돈 받고 파는 게 아니다)


마스터는 이런 계산을 미리 해놓으면 편하니 참조.

(진짜 귀찮은 것은 PC가 죽는게 아니라 PL이 "마을사람 걍 죽여요! 티알은 내 자유에 의한 세상이잖아!"라고 하는 트롤인 경우. PL을 죽일수도 없으니 PC를 죽여도 답이 없다.)


죽음 따위 협의를 하든 룰을 적용하든 어찌 된다.


맘편히 PC를 위기에 빠트리자.


그렇다고 진짜로 미친 인카운터에 걸리게 하면 PC들이 절망해서 의욕상실 좀비가 되어버리니까 


'영화, 소설에서 위험한 장면이 나오듯이' 잘 연출하는 게 관건.


D&D가 '마스터 vs 플레이어'라는 악덕에 가까운 개념을 만들었지만 그럼에도 흥하고 그런 개념이 널리 받아들여진 것은 '진짜 위기를 겪고 있다는 플레이어들의 착각'을 심어주기 가장 편했기 때문이다.


"마스터가 적이니까 플레이어들에게 이롭게 대해줄 리가 없어!" "D&D는 수치가 중요하니까 지금 죽은 적의 체력은 원래 딱 그 정도였던 거야!"라는 플레이어들의 생각을 얼마나 즐겁게, 마스터들이 겉으로는 울상짓지만 속으로 웃으며 감상했을지는 불명이다.


최소한 경비대 토큰 정도는 올리거나 묘사를 상세히 해라... 정확한 상황파악이 전혀 안 되서 당황했다.




전투 솔직히 재미 없었다.


내가 마스터링 했을 때의 참사가 그대로 벌어짐.


플레이어들은 단순히 같은 공격을 반복하고, 그 공격도 제대로된 룰 적용이나 좋은 대체 기술 찾기에 실패하여 같은 공격의 반복.


이거 마스터가 충고해주는 게 좋다. 이때는 이거 쓰는 게 어떨까요? 식으로.


하루 1번 기술을 아끼다가 위기에 처할 뻔하고, (이후 마스터는 마지막 전투랬다가 말을 바꿨지....)

(하루1번 기술은 주의를 요하는데, 하루 1번 기술이 강력하기에 쓰는 것을 생각하고 짜여진 인카운터에 쓰지 않거나 최소데미지가 떠서 난이도가 높아지거나 생각 안 했는데 써버려서 난이도 폭락하기도 한다. 위력도 강해서 벨런스 조절에 꽤 방해가 된다.)


플레이어들이 기술사용에 무지해서 데미지딜링이 절반 정도에 불과한 것도 있고 주사위가 너무 낮아서 전투가 늘어진 감도 있다.


무엇보다 적의 패턴이 '굴림, 명중, 버팀, 굴림, 명중 안함, 굴림, 명중, 버팀'의 획일적인 것이여서 모습만 바뀌었을 뿐이었다.


"슬라임은 금속을 사용한 공격에 강하다고 합니다!" "트롤은 재생력이 강하기에 한놈씩 집중해서 빠르게 처리해야 해요!" 등 여러가지 패턴을 만드는 것이 좋다.


그리고 그거 플레이 중에 까먹으니까 적어두고 계속 보는 게 좋다. 어렵게 싸우면 생각해뒀던 파훼법도 은근슬쩍 알려주고.


마녀씩 생각 보다 빨리 죽었는데 몰래 HP를 늘리는 것도 방법. 어차피 안 보여서 플레이어들은 모른다. 티알이면 적의 시트를 볼 수가 있으니 쉽지 않지만 가림막 치고 거기에 남은 HP표기하는 것을 막는 사람 없다. 다만 마녀는 자기희생으로 주술 썼으니 이 경우는 걍 죽게 냅두는 게 바르겠지. 입힌 데미지 계산해보면 그닥 높은 HP도 아니었을 테니 시나리오상 죽을 운명이었겠고.


묘사가 부족한 것도 재미를 떨어트렸다. 트롤이 귀신들려서 강화되었을 때 그냥 트롤이란 느낌으로 쳤다. 차이가 느껴지지 않으면, 임펙트가 없으면 금방 무시된다.




위기감을 불러일으키는 하는 팁 중 하나는 정신방어 굴림같이 굴림을 한번씩 하게 만드는 게 좋다.


'경국지색의 미녀'를 표현하기 위해 어느 마스터가 미녀를 본 플레이어는 전부 인내 굴림을 해서 실패 시 한동안 넋을 잃고 멍하니 그녀만 쳐다보게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굴림은 플레이어에게 직접적인 행동으로 대처를 하게 만드는, 실질적으로 와닿게 만든 효과가 있다.


"사악한 기운이 트롤에게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성기사는 본능적인 적대감이 피어오르고, 나머지는 세상을 변질시키는 힘을 보고 두려움이 피어오릅니다. 그 사악한 기운은 미약하지만 트롤을 변이시키는 힘이 되고 번뜩이는 악마의 인장 속에서 PC들을 소름돋게 만듭니다. 정신방어+3해서 굴려주세요. 굴림 실패하면 1턴간 공포에 몸이 굳어 행동불가입니다."

(평균적으로 정신방어 15니까 +3하면 18. 90%확률로 굴림 성공. 가장 낮은 야인은 11이니까 14. 그럭저럭 성공 확률 있다)


최악의 경우 이걸로 패티가 전원 스턴에 빠져도 트롤이 땅을 내리쳐서 자신의 힘을 과시한다든가 괜한 나무를 후려쳐서 악귀들려서 피아 구별을 못하는 광란의 상태임을 어필하는 등 분위기만 잡고 정작 데미지는 안 주는 식의 전개가 가능하다. 그냥 PC 때려도 되고.




비틀거리는 등의 특수 상황에서 발동하는 게 있던데(야인의 기술) 이거 쓰기가 매우 애매했다.


마법사의 냉동광선으로 바닥을 얼려볼까도 생각했는데 야인은 보통 접전 중이여야 하고, 야인의 턴이 마법사보다 앞에 있어서 보조하기가 가장 힘든 위치였다.


이 부분은 룰북에 뭔가 있거나 마스터가 도와줘야하는 부분으로 보인다.



=============================================

=============================================


위에서 극렬하게 깐 거 같지만 나쁘지 않은 플레이였기에 시간을 투자해서 작성한 것으로 봐주면 좋겠다. 상처입지 마. 


이불킥하고 있겠지만 티알에서 잘하면 되는 거다. 티알을 위한 오알 연습이니 충분니 실패해 둬라.


여기에도 플레이는 투명라인이었고 자기도 허접이면서 뻔뻔하게 마스터링 훈수 두는 멍청한 녀석도 있잖아.


걔보다 니가 100배는 낫다. 자신감 가지고 열심히 해라. 응원한다.




PS. 다음 플레이 열리면 법뻔뻔이 최우선 공격목표가 될 거 같다는 착각이 드는데...  아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