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즐과 RPG가 어울릴 수 있다는 건 예전에 퍼즐 퀘스트나 퍼즈도라가 증명하지 않았.... 아 미안. 장난임.
사실 나도 이 부분에 대해서 예전에는 많이 고민해봤었는데 검슈(Gumshoe) 계열 물건을 읽고 암이 어느 정도 나았었음.
전에도 말했지만 이 게임의 기본적인 운영법은 캐릭터 생성시 자원을 배분하고, 그걸 상황에 따라서 사용하는 건데....
문제는 이게 추리물용 엔진이라는 거. 그러면 플레이어가 완전히 추리를 해서 때려 맞춰야 답이 나오냐? 그건 또 아님.
대신에 적당히 추리하는 / 분석하는 RP를 하면서 찾아낸 단서와 관계된 기능의 점수를 소모하면 그 보상으로
특전(Special Benefit)을 얻을 수 있다. 그딴 거 없으면 점수가 소모되지 않고, 있다면 점수를 얼마나 소모했냐에
따라서 마스터가 그에 알맞은 정보를 던져 주게 됨. 따라서 저 "특전"을 통해 추리를 하거나 퍼즐을 풀게 하면 되더라.
당연히 그쪽 점수가 더 높은 놈이 점수를 팍팍 소모해 볼 수 있으니 "추리"를 주도적으로 할 수 있을 테고.
예를 들어서 인성이 별로인 키퍼가 전-전-후-후-좌-우-좌-우 순서로 석판 4개를 밟아야 하는 퍼즐을 만들었다고 치자.
그러면 다른 데서라면 코나미 커맨드가 뭔지 모르는 플레이어들은 엄청난 고통을 받겠지만 검슈에서라면 주변에 있는 요소나 혹은
석판과 관계될 법한 기능의 점수를 소모해 고고학 1점을 쓰면 "좌우 석판을 밟은 위치는 가운데 쪽에 몰려있는 걸 보니 둘 사이를
왔다갔다 해야하는 것 같다"거나 "앞 뒤쪽 석판들은 같은 곳을 깊게 여러 번 밟은 흔적이 있으니 연타를 하는 것 같다"식의 특전을
얻어서 순서를 맞춰가며 몇 번 시행 착오를 거듭하면 다른 게임에서보다 좀 더 쉽게 푼다 이거지. 좀 더 극단적으로 쉽게 갈 거라면
벽에 쓰인 고문자를 2점 주고 암호학으로 풀어봤더니 대충 !-!-@-@-%-$-%-$라고 적혀있는 거 같더라 같은 전개도 가능하겠고.
그러면 저 정도면 !@%$가 각각 뭔 석판에 대응하는 지만 맞추면 되겠지?
이런 식으로 퍼즐을 주고 힌트를 얻을 수단도 같이 제공한다면 단순히 플레이어 머리만 쓰게 만들지 않고 적절한 RP와 판정을 통해
힌트를 공개해서 좀 더 쉽게 풀게 할 수 있을 것 같음. 물론 수단 자체를 못 찾으면 마스터 쪽에서 이거 어떠냐고 제안해 보는 거고.
https://drive.google.com/file/d/0B3qeWI0FVNRrU19rR0hmdVB2Um1YT20xOEpsY24zVWJMblFJ/view?pref=2&pli=1
그리고 진짜 퍼즐스러운 던전. 던전을 잘라낸 뒤 이쁘게 정육면체 모양으로 접고 플레이한다는 비유클리드 기하학 컨셉의 던전임.
개인적으로 TRPG에 퍼즐을 쓰도록 한다면 머리를 쓰는 척 하는 수준에 그쳐야한다고 봄. 마치 어려워보이지만 아주 쉬워서 간단하게 풀 수 있는 퍼즐이어서 누구든지 풀 수 있어서 플레이어의 실력이 반영될 만한 퍼즐이 아닌... 근데 이게 가능한가? AW의 뇌개방같은 것도 어떻게 보면 퍼즐이라고 할 수 있을 거 같기도 하군.
반대로 나는 검슈마냥 힌트를 메카닉적으로 떠먹여줘서 풀게 해야 한다고 봄. 뇌개방도 넓게 보면 그런 범주에 들어가겠지.
영어 되면 SRD는 공개되어 있어. 기본적으로 단서는 판정 없이 얻을 기회가 주어지고, 추가적으로 저런 "특전"을 주면서 추리를 진행시키는 메커니즘이라고 보면 됨.
퍼즐 : 쪼오금 꼬아놓은 스킬체크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