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린 부분 있으면 지적 바람.
13시대 시나리오 구성은 기본적으로 12~16개의 전투로 이루어진다.
전투 사이에는 당연히 조사와 대화가 사이사이 끼어든다. 13시대가 핵앤 슬래쉬 룰도 아니기도 하고. 하지만 편의상 일단 전투 위주로 설명하도록 한다. 전투가 한번 끝나면 짧은 휴식이 주어지고, 네번의 짧은 휴식을 하면 '기본적'으로 긴 휴식이 한번 주어진다. 긴 휴식을 네번하면, 레벨업을 한다. 긴 휴식에는 물론 점진적 성장도 포함된다.
자, 그럼 왜 네번당 한번이 긴 휴식이고 나머지는 짧은 휴식인가? 하나의 세션동안 PC들은 모험을 헤쳐나가면서 캠페인에 대한 하나의 단서를 얻어가는 과정이 된다. 전투, 조사, 대화등을 통해서 헤쳐나가면서, 조금씩 조금씩 다가가고, 시련을 헤쳐나가면, 그에 대한 성취의 대가로, 물론 보물도 얻겠지만 "성장"과 "휴식"을 얻는 것이다. 그래서 "긴 휴식"을 해야 성장을 하게 된다.
따라서 13시대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은 구조가 된다.
전투1-전투2-전투3-전투4 (단서1 획득, 보상, 긴 휴식, 세션 종료.)
전투5-전투6-전투7-전투8 (단서2 획득, 보상, 긴 휴식, 세션 종료.)
전투9-전투10-전투11-전투12(단서3 획득, 보상, 긴 휴식, 세션 종료.)
전투13-전투14-전투15-전투16 (캠페인 종료, 보상, 성장!)
굵게 표시한 전투는 보통 가장 중요한 싸움이 된다. 이 싸움의 결과로 캠페인에 대한 단서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캠페인 진행에 따라서 정해진 레일로드가 아닌 단서 1, 2, 3 획득의 순서가 중간에 뒤죽박죽 섞일 수도 있다. 전투 16은 당연하지만 최종전, 하이라이트가 된다.
원한다면 긴 휴식 세번째에 레벨업할 수도 있고, 짧은 휴식을 줄일 수도 있고, 늘릴 수도 있고, 마스터 재량이다. 때로는 어떤 단서까진 전투를 5번씩 벌일 수도 있고, 2~3번만 벌이고 넘어갈 수도 있다. 긴 휴식 전까지, 짧은 휴식이 몇개나 들어가하는가의 기준은? 당연히 플레이어들이 단서를 얻을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근데 왜 경험치도 안 쓰고 이딴 방식으로 레벨업을 하느냐? 애초에 왜 자고 일어나면 휴식을 안하느냐? 이건 RPG 디자이너의 고뇌가 숨겨져있다.
1. 경험치는 복잡하다.
D&D 식 경험치 계산법은 제법 복잡하다. 사실 내가 4판과 5판의 경험치 계산법은 본 적이 없어서 뭐라고 말은 못하겠지만 최소한 3.5판의 방법은 제법 복잡했다. 특히 캠페인 단위로 이 캠페인이 끝날 때쯤 레벨이 몇이 될까, 라던가하는 점은 마스터 입장에선 예측하기 곤란해질 것이다. 거기에 어떤 조우를 거치고 안거치고가 플레이어들의 행동 등에 대한 다양한 변수에 의해서 바뀌게 되면 더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함정이나 스킬 인카운터에도 경험치 계산법이 복잡하고, 그렇다고 전투에만 경험치 계산법을 붙이는 것은 더 더욱 복잡하다. 이 방법은 마치 전투에만 경험치가 붙어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단서에 다가갔는가, 다가서지 못했는가"가 경험치의 기준이 된다. 그래서 간단하다. 게다가 캠페인의 진상에 얼마나 다가가고 있는지 마스터와 플레이어 모두에게 보여주기도 한다.
2. 플레이어의 자원 관리 강박을 막을 수 있다.
"저 주문 많이 썼으니까 8시간동안 자고 갈래요."
이렇게 하면 어차피 주문 회복, 원기 회복 등등은 PC들이 "성취"를 이뤄낼 때까지 얻지 못한다. 그러니까 전투 한번하고 한 숨 자고 가고 이런 짓을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다. 정말로 자원을 못 써서 휴식하고 싶을 때는 "캠페인 패배"(도망치기) 선언을 해야하는 것이다. 이럼 완전휴식을 하는 대신 상황이 악화된다. 단서를 날려먹고, 상황이 악화가 되겠지.
3. 여유 틈사이.
사건의 전말을 눈치채는데 모든 단서를 얻을 필요는 없다. 단서 하나 정도를 건너뛰거나, 각각의 단서를 얻는데에 준비한 모든 전투를 거쳐야할 필요도 없고, 혹은 세션 내에서 전투를 한 두 가지 더 하게 될 수도 있다. 캠페인과 세션을 운영하다보면 이런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 있다. 단서를 기준으로 진행하게 되면 이런 문제에서 좀 더 자유롭다. 세션의 시간 조절이나 캠페인의 길이 조절에 있어서도 좀 더 유연해지게 된다.
13시대 시나리오북 엘돌란의 그림자들을 많이 참고했음. 시체왕의 왕관이 13시대다운 플레이를 규정짓는 시나리오 북이라던데, 엘돌란의 그림자는 13시대의 시나리오 구조를 이해하기 좋은 책인 것 같음. 내용도 충실하고. 오히려 너무 충실하고 내용이 꽉꽉 차있어서 (좋은 의미로도 나쁜 의미로도) 13시대인가 D&D인가 하는 기분도 좀 들고.
틀린 해석이다, 13시대는 이렇게 하는 게 아니다, 니 뇌피셜 아님? 하면 사실 또 할 말은 없음 ㅎㅎ 엘돌란의 그림자 말고 다른 시나리오북은 또 저런 방식으로 안되어있기도 하더군. 개인적으론 엘돌란의 그림자가 무척 만족스러운 시나리오북이었으므로 그 이후에 참고하게 됨. 13시대는 두 캠페인 정도 플레이했음.
장기플을 상정했을 때는 딱히 틀린 가정은 아니라고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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