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퍼즐은 바이오웨어 게임이나 요즘 AAA 게임에서 나오는 ㅄ같은 퍼즐 말고, 세계에 자연스럽게 섞여있고 이야기 진행에서 중요한 교훈들을 제공하거나 이야기 속에서 얻은 지혜를 통해서 답을 깨닿게 되는 퍼즐을 의미한다.
내가 해본 게임 중 가장 좋은 퍼즐을 가진 게임은 미스트와 미스트2다. 어린 시절 많이들 해봤을 어드벤쳐 게임일테지만, 다시 해보면 RPG에서 나올 때마다 사람들이 엄청나게 싫어하는 퍼즐 종류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평범한 레버/스위치 퍼즐, 기계 조작 퍼즐, 문서에 숨겨진 내용 해독하기, 그림액자 퍼즐, 외국어 퍼즐 등등. 미스트에서는 이 흔하디 흔한 퍼즐들이 짜증을 유발하는 대신 호기심과 흥미를 유발시켰다.
그게 가능했던 이유는, 퍼즐을 원숭이 섬의 좆같이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스트와 미스트2의 퍼즐은 다음과 같았다.
0. 퍼즐이 곧 이야기다: 가장 중요한 특징이자, 미스트의 퍼즐이 짜증나지 않는 이유기도 하다. 퍼즐은 장애물이라기 보다는 신비스러운 존재들이다. 퍼즐은 당신같이 '하찮은 존재'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일회용 물건이 아니다. 세계관의 역사와 사건들 때문에 만들어지고 지어진 물건들이며, 그것이 지어진 과정과 이유, 지은 주체 등의 정보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유적들이다. 그리고 유적의 비밀을 파헤치면서 알아낼 수 있는 이야기들은 현대에 벌어지고 있는 사건들의 '진정한 진상'을 들려주기에, 게임 내의 NPC들이나 문서에서 접할 수 있는 정보와 겹쳐지면서 이야기를 몇배는 흥미롭게 만들어준다.
퍼즐은 이 정도로 공을 들여야만 의미를 가진다. 왜냐하면 퍼즐은 플레이어가 생각하게 만드는 장치기 때문이다. 퍼즐이 난이도가 있는 이유는 플레이어가 진지하게 고민해보길 원하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다. 플레이어가 진지하게 고민하고 생각하게 되면, 퍼즐에 담겨져 있는 이야기를 자발적으로 조사하고 찾게 된다.
강조하건대, 이것은 단순한 대화나 사건 전개로는 서술할 수 없는 방대한 분량의 설정을 풀어놓는 유이하게 옳은 방법이다. 역사책을 던져주면 플레이어들은 읽지 않을 것이고, NPC가 떠들게 하면 듣기 싫어할 것이고, 상황 서술로 제시하면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플레이어들이 설정을 기억하게 하는 또 다른 방법은 설정을 만지는 것이 게임과 맞먹을 정도로 재밌게 만드는 것이다. 던전월드 혹은 쨍처럼.)
1. 퍼즐이 퍼즐이 아니다: 퍼즐은 대부분 침입자를 막는 물건들이 아니다. 명확하게 정해진 용도대로 사용되는 직관적인 물체들이다. 하지만 당신이 그 물체들의 사용법을 몰랐기에 두려워 보이고 신비해보였을 뿐이다. 진행을 통해 사용법을 알게되면, 이제 당신에게 큰 이득을 가져다주는 친절한 물체들로 변화한다.
퍼즐이 짜증을 부르는 이유 중 하나는 뜬금없는 곳에 방해를 목적으로 배치된 때가 많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시는 일상적인 공간에 배치되어 있는 함정이다. 당신이 고대 유적을 조사하는데, 우물의 도르래에 비밀번호가 걸려있어서 사용할 수 없다면 어떤 기분이 들겠는가? 하지만 반대로, 외계인들의 커피 자판기가 놓여있고, 그것의 사용법을 몰라서 사용치 못했다면, 결과적으로 같은 일이 벌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다른 느낌이 들 것이다.
2. 퍼즐 자체가 보상이 된다: 퍼즐 뒤에 있는 노골적인 보상 뿐만 아니라, 퍼즐 자체가 보상으로 주어지기도 한다. 이젠 퍼즐이었던 물체들이 플레이어가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이 되는 것이다. 원래 정체불명의 외계 그림이었던 것이, 이제는 당신이 사용할 수 있는 시설 컨트롤 패널이 된다면, 플레이어들은 이것을 사용할 방법을 적극적으로 떠올릴 것이고, 이는 마스터의 진행에도 큰 도움이 된다.
3. 접근성이 높다: 퍼즐은 언제나 당신이 접근할 수 있다. 언제나, 퍼즐에 대해 (표면적 정보나마)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것이다. 당장 풀 방법이 없다고 하더라도, 미리 조사해두었다가 다시 접근할 수 있다면, 지금은 메모해두었다가 나중에 방법이 떠올랐을 때 재도전할 수 있다. 그리고 (왠만큼 바보같은 실수를 한 것이 아니라면) 실패하였다고 해서 당신을 벌주지도 않는다.
그 어떤 사람도 퍼즐을 보자마자 풀 수는 없다. 보자마자 풀 수 있는 퍼즐은 이미 유명한 퍼즐이거나(지그소 퍼즐처럼 장르화된 퍼즐들) 의미가 없을 정도로 단순한 퍼즐일 것이다. 시간을 소모시키고 고통을 주는 퍼즐은, 고통을 유발시키는 것이 목적이 아닌 한(예로 들면,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의 미로 등),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4. 테마가 뚜렷하다: 모든 퍼즐들은 하나의 커다란 규칙 하에서 움직이며, 그 규칙은 깨지지 않는다. 이렇게 함으로써 퍼즐들의 개연성을 높일 수 있고, 플레이어가 퍼즐에 대해 이해하는 속도도 빨라진다. 또 전에 풀지 못하고 물러났던 퍼즐에 대한 힌트도 얻을 수 있다. A 건물에 그려져 있던 정체불명의 그림이 B 건물에도 그려져 있다면 그것이 장식이 아니라 공유되는 상징임을 깨닫게 되고, 기계장치의 버튼에도 똑같은 것이 그려져 있다면 그 버튼의 기능을 통해 그림의 의미를 유추해낼 수 있는 식이다.
5. 그림이 크다: 지나오던 길에 그려져 있던 글자 한개를 안봤기 때문에 못푸는 퍼즐은 없다. 역으로, 지나오던 길에 본 글자 한개로 풀 수 있는 퍼즐도 없다. 퍼즐에선 항상 중심이 되는 메커니즘이 있다. 그 메커니즘을 이해하기 전에는 퍼즐을 절대로 풀 수 없지만,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순간 퍼즐을 구성하고 있는 다른 수수께끼들도 풀수 있게 만들어졌다.
결론: 위의 규칙들에 따라 퍼즐들을 만들고 배치해보자. 역으로 말하자면, 퍼즐은...
1. 아무런 이야기도 들려주지 않고
2. 신비롭지도 않고(호기심을 유발하지도 않고)
3. 세계관에 맞지 않으며
4. 개연성도 없고
5. 플레이어의 생각을 자극하지 못할정도로 낮은 난이도로
6. 이미 존재하는 퍼즐의 반복이며
7. 플레이어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하찮은 물건이며
8. 플레이어 하나를 막는 저격성 물건이고
9. 깨봤자 작위적인 보상만 주며
10. 접근의 기회를 안주고
11. 표면 정보를 계속 숨기려고 하고
12. 틀리면 벌을 주고
13. 재시도의 기회가 없으며
14. 의미 없이 시간을 소모시키고 고통을 주며
15. 풀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짧고
16. 퍼즐마다 규칙이 제멋대로고
17. 테마도 안잡혀있고
18. 시행착오를 통한 학습을 방지하며
19. 퍼즐을 푸는 방식도 쪼잔한
20. 1회용 소모품이어서는 안된다.
미스트 존나 싫다
qws2 // 미스트 혐오를 중지해주세요
맞는 말임. 그리고 대다수의 내가 겪은 세션 내 퍼즐은 문을 열려고 비밀번호가 걸려있는것이 아닌 문에 다가가는데 비밀번호가 걸려있던 그게 더 많았음
ner/ 제일 재밌는 부분은 많은 상용 시나리오들도 비슷한 퍼즐이 많다는 것일듯. 특히 요새 나오는것들.
ㄴ 가아악.. 상용 시나리오 앙 사모으는게 다행이네
앵그리버드 저격글이네요 내려주세요
퍼즐은 이거 하나라 생각함. 지금 모은 단서로 풀 수 있는지 없는지, 지금 풀 수 없다면 자연스럽게 다시 돌아올 수 있는지 - dc App
좋은 미스트는 존재하지 않는 미스트다
개추 100백
젤다의전설틱한 퍼즐은 어케 생각하시나여
챛추
49.161 // 젤다의 전설에 나오는 퍼즐은 되게 쪼잔한 계통이라 rpg에는 맞지 않는듯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