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그와트의 5학년, 헤르미온느 그레인저는 길가의 카페에 앉아, 지친 몸과 정신을 추스리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와보는 머글들의 세계였다. 카페는 밤이라 그런지 시끌벅적했다. 앉아있는 사람들 중 일행 없이 혼자 있는 것은 그녀 뿐이었다. 평범한 옷을 입고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렇지 않았으면 보는 눈이 많은 곳에 함부로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그녀가 오늘의 끔찍한 기억을 떠올린다.




"크루시오!"




크루시아투스 주문. 그것을 다른 곳도 아니고 호그와트 교내에서 볼 줄이야. 그녀는 장학사 엄브릿지 돌로레스가 해리를 고문하는 장면을 눈앞에서 보고 말았던 것이다. 


"해리!"


먼저 달려든 것은 론이었다. 그가 지팡이도 없이 슬리데린 학생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자마자 난투극이 시작되었다. 수는 그들이 더 많았지만, 결국 슬리데린 특별 조사부 학생들에게 모두 진압당하고 말았다. 탈출한 것은 그녀뿐이었다. 곧장 필요의 방으로 달려간 그녀의 앞에는 운이 좋게도 양피지의 모양을 한 포트키가 있었다. 그것을 잡자마자 그녀는 이 건물의 2층으로 순간이동 되었던 것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2층은 아직 세입자를 찾지 못해 완전히 비어있었던 것. 불행스러운 점은 필요의 방이 즉석에서 만들어낸 포트키라 그런 것인지, 그 충격으로 그녀가 몇시간 가량 기절해 있었던 것이다.



해리와 론은 어떻게 됐지?


해리가 보았다는 환상은?


엄브릿지는? 



당장 이 사실을 누군가에게 알려야 했다. 제일 먼저 떠오르는건 위즐리네 부부였다. 


"응?"


그녀가 지금 가지고 있는 유일한 물건인 양피지에서 약한 진동이 느껴졌다. 양피지를 펴자, 급한 글씨체로 글씨가 떠오른다. 양피지를 들고 있는 그녀를 주위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보았으나 곧 흥미를 잃은 듯 수다로 돌아갔다.


[헤르미온느?]


"아저씨?"


이 양피지는 포트키일 뿐만 아니라, 일종의 마법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물건이 틀림 없었다. 그녀의 말을 들은 듯 -또는 읽은 듯- 다시 한번 급한 글씨체로 말이 휘갈겨진다.


[소식은 들었다. 해리와 론을 포함해서 전부 마법부 쪽에 구속되었어.]


"네?!"


그녀가 소리지르자 또 다시 머글들의 시선이 그녀를 향한다. 그러나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엄브릿지가 해리가 본 환상에 대해 알아낸 모양이다.]


어떻게 한걸까. 해리를 고문해서? 아니면 론이나 다른 친구들을? 떠올리고 싶지도 않았다. 그러나 그 다음의 말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시간이 없다, 헤르미온느. 엄브릿지가 해리가 본 환상의 내용대로 마법부 미스터리 부서로 향했어.]


"그럼 당장 멈추러-"


그녀가 의자에서 튕겨나오듯 일어나서 말하지만 그 다음 문장이 그녀를 망연자실하게 만들었다.


[2시간 전에 말이다.]


털썩 주저앉는 헤르미온느.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직후에 죽음을 먹는 자들이 마법부에 침입했다.]


"그럼 대체 왜 해리를 구속한거에요? 해리의 말이 맞았잖아요? 시리우스 아저씨는-"


[환상은 볼드모트의 술책이었어. 해리와 볼드모트에 관한 예언을 탈취하기 위한 속임수였다. 우리가 막으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어.]


"예언이요?"


[그건 지금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점은 엄브릿지가 마법부에 해리를 고발했다는 거다. 범죄자들과 협력해 자신을 해치려고 했다고 말이야.]


"네...?"


과연.


그렇게 보였을 것이다. 해리의 환상대로 엄브릿지는 마법부 지하에 간 것이고, 거기서 그녀를 비롯한 마법부 직원들이 습격당했을 테니까. 엄브릿지라면 그 두 가지를 엮어서 그럴듯한 명분으로 해리를 고발하고도 남을 인물이었다. 온몸에서 힘이 빠지는 느낌이었다. 거기에 "죽음을 먹는 자"라는 말 역시 빠져있었다. 즉, 마법부는 아직도 죽음을 먹는 자들과 볼드모트의 귀환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었다.


[지금은 널 도와줄 수 없구나, 헤르미온느. 내가 널 도와주면 너도 잡힐게다.]


헤르미온느가 간신히 고개를 끄덕인다. 그것이 전달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그녀가 잡히면 다 같이 엮일 뿐이었다.


"아저씨?"


양피지가 기능을 잃은 것인지, 아니면 들킬까봐 아서가 연락을 끊은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아저씨...?"


더 이상 아무런 글씨도 떠오르지 않는다. 그녀가 양피지를 어떻게든 접어 주머니에 쑤셔넣는다. 


"..."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해리는 벌써 두번째로 법정에 서는 것이다. 이번에는 아마 그를 변호해줄 덤블도어도 없겠지. 잘못하면 해리에서 끝나지 않을지도 몰랐다. 덤블도어의 군대에 속한 친구들 역시 모두 아즈카반에 투옥될지도 모르는 것이다.


눈물이 흐른다. 아마 이 학교에 들어와서 우는 것은 1학년 이후로 처음일 것이다. 혼자 울고 있다가 트롤에게 습격당한 그녀를 해리와 론이 구해주었었지. 그러나 지금은 아무도 없었다. 해리도, 론도, 그녀의 친구들도, 덤블도어도, 위즐리네 가족도.


그녀가 눈물을 훔친다. 그렇다고 해서 가만히 앉아있을수는 없었다. 무언가 해야-


"그레인저 양?"


고개를 드는 그녀. 그녀의 앞에는 근엄한 표정을 한 두 사람이 서있었다. 


"마법부에서 나왔습니다."


심장이 내려앉는 듯 했다.


"순순히 따라오시리라 믿습니다."


어딘가 비아냥이 섞인 그 말투. 소름끼치는 그 목소리. 그러나 그녀는 지팡이를 포함해 아무것도 없었다. 그들에게서 도망간다고 해도 얼마나 갈 수 있을까.


그녀가 천천히 일어난다.


"현명한 선택입니다. 역시 우등생답-"


그 순간, 그녀가 그 중 한명의 오른쪽 소매를 걷어올린다.


그곳에는 죽음을 먹는자의 표식이 있었다.


"!"


생각할 것도 없이 그녀가 그들 사이로 뛰어든다. 당황한 그들 사이를 의외로 쉽게 통과한 그녀가 카페 한복판으로 달려나간다. 


"스투페파이!"


어깨 위로 뭔가 스쳐지나간다. 그녀의 앞에 있었던 머글이 주문을 맞고 튕겨나가며 기절한다. 카페 안에서 비명이 울려퍼진다. 그녀가 몸을 낮추고 또다시 달리지만, 그 전에 그녀의 등에 주문이 적중한다.


"아악!"


그녀가 비명을 지르며 벽으로 내동댕이쳐진다. 찬장에 진열된 유리잔이 떨어져 깨진다. 그 조각에 그녀의 손등이 피투성이가 된다. 사방이 비명으로 시끄러워진다. 


"머글들이 시끄럽군."


그들중 한명이 다가오며 말한다.


"마법부 놈들이 알아서 하겠지. 우리보다 머글들의 기억을 지우는데 더 신경쓸 놈들이니까. 일어나라 그레인저."


몸이 제대로 말을 듣지 않았다. 어떤 방식일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이들은 해리를 해치기 위해 헤르미온느를 이용하려는 것이다. 도망가야 하는데 다리가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움직이지도 못하나 보군. 걱정말라고."


그가 지팡이를 휘두르자 그녀의 몸이 가볍게 떠오른다.


"부드럽게 다뤄줄테니까."


뱀의 혀가 목덜미를 핥는듯했다. 


"흐음, 주인님께 데려가기 전에 좀 가지고 놀아도 되-"


툭툭.


그의 어깨를 누군가 가볍게 두드린다. 


썬글라스를 쓰고 흔한 검은색 수트를 입은 여성. 언제 다가왔는지 죽음을 먹는자는 물론 그녀가 있던 방향을 보고 있던 헤르미온느조차 눈치채지 못했다. 


"넌 뭐-"


그의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그녀의 주먹이 죽음을 먹는 자의 몸을 강타한다. 


"컥!"


그녀의 체술이 이어진다. 엄청나게 빠른 템포로 죽음을 먹는 자의 몸을 계속 가격한다. 약하게 명치를 때리고, 목을 가격하고, 정강이를 찬다. 넘어지려 하면 어깨로 밀어 다시 일으키고 장애물 사이로 그를 밀어 붙이며 또다시 거리를 좁힌다. 마치 영화에서나 볼법한 움직임이었다. 거기에, 마법으로 스스로를 빠르게 만들었다고 하기에는 그 어떤 마법의 기운도 느껴지지 않았다. 


"커억! 뭐, 뭐하고 있어!"


몇초 되지 않는 사이에 죽음을 먹는자는 카페의 한쪽 코너로 몰린다. 주문을 방해하기 위해 지팡이를 들 공간을 전혀 주지 않는 움직임. 단지 빠르게 타격을 가하고 있는 것뿐만이 아니었다. 시시각각 그녀와 죽음을 먹는자의 위치가 바뀐다. 다시 말해 그의 동료가 함부로 마법을 사용하면 죽는 쪽은 양복을 입은 여성이 아니라, 죽음을 먹는 자가 될 수도 있었다. 


"뭐하고 있냐니까!"


"스..스투페파이!"


그대로 말려들었다. 그녀가 죽음을 먹는 자의 어깨를 잡고 그대로 돌려 방패로 삼았다. 주문을 맞고 힘 없이 쓰러지는 그. 죽음을 먹는 자의 지팡이가 손에서 튕겨져 나가 헤르미온느 옆에 떨어진다. 그녀가 말을 듣지 않는 손을 움직여 간신히 그 지팡이를 쥔다.


"제, 제기랄! 아바다 카다브라!"


동료가 바닥에 쓰러지자 죽음을 먹는 자가 용서 받을 수 없는 저주를 외친다. 초록색의 섬뜩한 불빛이 그대로 양복을 입은 여성에게 적중한다.


"컥!"


그녀가 신음을 내뱉는다. 휘청이는 그녀의 몸에서 힘이 빠진다. 아무리 무술의 고수라도 용서받을 수 없는 저주 앞에서는 무력했다.


"하, 하하. 꼴 좋-"


그러나 다음 순간, 연기가 피어오르는 그녀의 몸이 힘을 되찾은 듯 똑바로 선다. 몸을 다시 세우고 돌진해 들어가는 그녀. 죽음을 먹는 자가 당황해 옆으로 몸을 날린다. 그의 몸이 마치 유령처럼 무형의 형체가 되어 그녀의 주먹을 피해낸다. 거리를 벌려 실체화 한 그의 지팡이가 그녀를 향한다.


"아바다 카-"


"스투페파이!"


그러나 이번에는 헤르미온느의 주문이 먼저였다. 죽음을 먹는 자가 바닥에 내동댕이쳐진다.


"...후."


양복을 입은 여성이 한숨을 내쉰다.


"고맙습니다. 괜찮으-"


"당신은 누구죠?!"


지팡이를 그녀에게 겨눈 헤르미온느가 소리지르듯 묻는다. 그녀의 눈에는 경계감이 잔뜩 서려 있었다. 대체 이 자는 누구인가? 마법도 없이 죽음을 먹는 자를 상대하는 방법은 둘째치고, 어떻게 생명을 빼앗는 저주를 버텨낸 거지? 죽음을 먹는자 만큼이나 이 여성 역시 경계의 대상이었다.


"그레인저 양. 진정하세요. 해치러 온것이 아닙니다. 당신을 구하러 왔습니다."


"어, 어떻게 살인 저주를 버텨낸거에요?"


그 질문에 그녀가 양복의 단추를 푼다. 그리고는 마치 베스트 처럼 보였던 것을 떼어낸다. 마치 새까맣게 불탄, 몸을 가릴 정도로 넓은 살덩이. 헤르미온느는 저것이 무엇인지 간신히 이해할 수 있었다. 사람의 몸통 피부를 통채로 떼어내 인위적으로 생명을 부여하면 저런 느낌일까. 문제는 저것은 마법으로 생명을 부여받은 것이 아니라, 정말로 *살아있는 생물*이라는 것. 거미나, 벌레가 그런것 처럼.


"버텨낸게 아닙니다. 그 저주에 맞으면 저희도 즉사입니다. 단지 희생양을 몸에 두르고 있었던 것 뿐이지요. 살인 저주는, 한번에 한 생명밖에 죽이지 못하니까요."


헤르미온느가 천천히 지팡이를 내린다. 


"감사합니다. 이제 가시죠."


지금은 그녀를 믿는 수밖에 없었다. 아니, 사실 안 간다고 하면 그녀도 헤르미온느를 강제로 끌고가리라는 것 정도는 예상할 수 있었다. 역설적으로, 지금 헤르미온느에게 있어서는 죽음을 먹는 자나 마법사 세계 그 어느쪽보다 이 여성과 같이 가는 것이 더 나았다. 헤르미온느가 천천히 일어난다. 이제는 몸이 좀 회복된 것인지 걸을만 했다. 그녀가 성큼성큼 걸어가 널부러져있는 죽음을 먹는 자에게 지팡이를 겨눈다.


그녀의 눈빛에, 옅게나마 증오가 서려있었다.


죽음을 먹는 자에 대한 것일까. 아니면 해리와 친구들을 믿지 않고 자기 보전에만 급급한, 답답하기 그지 없는 마법부와 마법사 사회를 향한 것일까.


"...이 자들은 여기 내버려두도록 하죠. 그게 당신의 친구들에게도 유리할테니까요."


헤르미온느에게 담담히 말하는 여성. 곧 마법부 사람들이 출동해 죽음을 먹는 자들을 발견할 것이다. 운이 좋으면 마법부장관 퍼지 및 마법부 전체에 죽음을 먹는 자들의 귀환을 보여주는 증거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헤르미온느가 스스로를 억누르고 지팡이를 거둔다. 그리고는 그녀에게 묻는다.


"당신은 정체가 뭐죠? 마법사? 이런식으로 마법을 사용하는건 본적이..."


그녀가 쓰디쓴 웃음을 짓는다.


"글쎄요. 당신의 눈에는 그렇게도 보일 수 있겠군요. 하지만, 그 반대입니다."


그렇게 말하고는 귀에 꽂힌 통신기를 눌러 상관에게 연락을 취하는 그녀.


"네, 접니다. 그레인저 양은 확보했습니다. 네. 조약의 완전한 위배가 확인됩니다. 영국의 마법부는 사실상 콘스탄틴 조약을 지킬 의지도, 능력도 없다고 보는 것이 맞겠죠. 곧 네판디의 대대적인 쿠테타가 예상됩니다. 1500년만에 그들과 직접적으로 접촉하는 일이 되겠지요."


콘스탄틴 조약?


네판디?


대체 무슨 말을 하는건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표정을 보아하니, 작년 정도까지는 마법부가 제대로 일을 했나보군요. 차차 설명드리겠습니다."


그리고는 몸을 돌려 카페에서 걸어나가는 그녀. 멀리서 경찰차의 소리가 들려오고,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머글들이 흐느끼고 있었다. 헤르미온느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뒤를 따라간다. 이제 곧 그녀는 마법부에 의해 숨겨졌던 진정한 마법사Mage의 세계를 알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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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내용으로


페이트 코어 개조룰 + 해리포터 x WoD 크로스오버 크로니클 하쉴? 헤르미온느와 같이 죽먹자 막으쉴?


원작에서는 크루시오 시전에서 헤르미온느가 속임수로 막아서 엄브릿지가 잡혀감.


글고 엄브릿지 진짜 암걸린다 영화판만 봤는데도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