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 앉아있었다.
엄브릿지가 그를 쳐다보며 뭐라 협박했지만, 그는 묵묵히 앉아있기만 했다. 그녀는 열을 내며 사라져버렸다.
아직도 엄브릿지의 크루시아투스 저주로 인한 고통이 남아있는 것 같았다. 관절이 삐걱대고, 움직일때마다 열기가 새어나오는 느낌이었다. 불과 하루밖에 되지 않았지만 아직도 생생하게 모든 것이 떠올랐다.
해리가 고문당하는 것을 보다 못한 론이 그의 환상에 대해 말해버렸던 것이다. 그들은 마법부 직원들과 함께 해리가 환상에서 본 마법부의 미스터리 부서로 향했고, 거기서 죽음을 먹는자들에게 습격당했다. 론에게 화가 났지만 이내 떨쳐버렸다. 그 반대의 경우였다면 어땠을까. 친구의 침묵을 존중해주는 것과 고통을 덜어주는 것 중에 무엇이 중요한지는 함부로 판단할 수 없는 일이다. 그것은 그 누구보다 해리가 더 잘 알고 있었다.
만약 불사조 기사단이 뒤늦게라도 오지 않았다면 그를 비롯한 모두가 살해당했을지도 몰랐다. 예언은 빼앗겨버렸지만. 죽음을 먹는자들이 너무 빨리 도망가는 바람에 제대로된 목격자가 자신과 덤블도어의 결백을 증명할 수도 없었다.
이마의 흉터가 아파왔다.
이번에는 도저히 탈출할 구석이 보이지 않았다. 마법부의 직원들의 눈에 보기에는 해리가 엄브릿지를 해코지 하기 위해 모종의 일당과 작당한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다. 친구들은 자신과 같이 투옥되었고, 변호해줄 덤블도어도 없다. 위즐리씨를 비롯한 어른들이 필사적으로 수단을 찾아보겠지만 결정적인 물증이 없이는 마법부를 습격한 자들이 죽음을 먹는 자들임을 증명할 방법이 없었다.
유일한 위안이라면, 그 와중에도 헤르미온느는 탈출했다는 것 정도일까.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마법부에 침입해 그들을 모두 구해내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 답답함에 빠진 해리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L-44 아말감의 지휘관, 퀸란 윌로우 2세는 또 다시 편집증적인 눈으로 초수학적 통계에 기반한 예측 모델의 결과를 검토하고 있었다. 짧은 수염과 마찬가지로 짧게 깎은 머리에, 경호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을 것 같은 인상. 이 예측 모델에 따르면 유니언이 주시하고 있는 마법사 사회의 내분이 곪아 터지기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유니언이 보유한 대부분의 스파이 드론 및 나노테크 감시 장비는 마법사의 성역에서는 거의 작동하지 않았다. 그들은 마법사들의 신문과 수면자 출신의 헷지 메이지들을 몰래 심문해 파편적인 정보만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참다못한 그가 직접 입안한 작전이 '학생'을 포획하는 것이었다.
그가 의자를 돌려 3D 홀로그램 모니터를 쳐다본다. 그 위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과 "H"라는 라벨이 붙은 성으로 표시된 호그와트 및 마법부를 상징하는 듯한 몇몇 다이어그램들이 천천히 회전하며 떠있었다. 그 형상들을 수많은 선들이 잇고 있었다. 마치 음모론자들이 집에 하나씩 가지고 있는 관계도 같았다.
"삑!"
"뭐지?"
호출음에 퀸란이 무심하게 묻는다.
"모셔왔습니다."
"들어오게."
동시에 집무실의 문이 열린다. 갈색 머리의 당차보이는 소녀가 블랙 수트 요원과 함께 들어선다. 요원은 가볍게 목례하고 집무실을 나선다.
"반갑습니다. 퀸란 윌로우라고 합니다. 앉으시죠."
그가 일어나 집무실 한쪽으로 그녀를 안내한다. 헤르미온느가 조금 떨떠름한 표정으로 1인용 소파에 앉는다. 퀸란은 테이블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가죽 의자에 앉는다.
"뭐라도 드시겠습니까?"
아까의 요원과 달리 퀸란은 부드럽게 그녀를 대하고 있었다. 사실, 그가 현실교란자들을에게 이렇게 대해본적은 꽤나 오래되었지만 포섭용의 테크닉은 어디가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
헤르미온느는 자신이 몇시간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알렉사. 손님에게 좀 대접을 해드려야 할 것 같은데."
동시에 집무실의 천장에 매달려있던 소형 드론들이 작동을 시작한다. 드론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더니, 1분도 되지 않아 탕비실에서 따뜻한 핫 초콜릿 및 간식거리들을 내왔다. 그 모습을 보는 헤르미온느가 현기증을 느낀다. 이런 기술이 그냥 존재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이들은 거의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지 않은가? 이건 거의 마법의 영역에 가까운 일이었다.
"혹시 단걸 싫어하시면 다른걸로 주문해오겠습니다."
"아, 아뇨. 이거면 됐어요."
헤르미온느가 조금은 경계하는 자세로 조금씩 핫 초콜릿을 들이킨다. 따뜻한 음료의 온기가 온 몸에 퍼져나가며 순식간에 기운을 북돋는다. 헤르미온느는 또 한번 놀란다. 이건 머글들의 음료가 아니었다. 이것 역시 마법사의 음료에 가까웠다. 그 안에 들어있어있으리라 생각되는 영양소에 비해서 비정상적으로 효과가 좋은 음료. 만약에 이런게 머글 사회에 존재하고 있었다면 이미 절찬리에 팔리고 있었을 것이다.
"왜 놀라시죠?"
"..."
학교에서 마시던 것과 비슷해서요, 라고 대답하려 했던 그녀가 말을 삼킨다. 어디까지 말해야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들이 죽음을 먹는자와 다르다는 보장이 어디있는가?
"말씀하시지 않아도 알겠군요. 일반인들이 먹는 음료와는 다르다, 그거겠죠. 아마 당신이 마법사 사회에서 먹던것과 비슷할겁니다."
자신의 생각을 읽어내는 듯한 그의 말에 헤르미온느가 고개를 끄덕인다.
"혹시 쉬고 싶으시다면 괜찮습니다. 내일 이야기 해도 됩니다. 숙소를 마련해드리죠."
"아뇨. 알고 싶은게 많아요."
그녀가 눌리지 않으려는 듯 내뱉는다. 퀸란은 옅은 미소를 짓는다.
"그렇군요. 그럼, 그레인저양."
그가 손을 휘두르자 그가 보고 있었던 홀로그램이 둘 사이의 테이블 위에 나타난다.
"당신은 돌려말하는 것 따위는 좋아하지 않겠죠.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가 안경을 낀다. 헤르미온느에게는 보이지 않지만, 안경에는 초당 수십, 수백줄의 텍스트 데이터가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있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읽기는 커녕 그게 글씨라는 것도 알아보지 못하겠지만 퀸란은 그 모든 데이터를 읽어내고, 이해하며, 분석하여 자신의 두뇌에 쑤셔넣는다. 제일 먼저 흐르는 데이터는 자신의 눈앞에 있는 '마법사'의 심리 상태를 분석한 자료였다.
동공의 움직임, 목소리에 깔려있는 불안함, 그것을 떨치려는 듯 초콜릿 잔을 감싸고 있는 손의 모양, 미세한 떨림, 자신을 쳐다보는 듯하지만 다른 걱정에 정신이 팔려있는 듯한 표정.
그리고... 호기심까지.
"요원에게는 어디까지 설명을 들었죠?"
헤르미온느가 콘스탄틴 조약과 유니언의 존재, 그리고 그들이 개입하려한다는 것 까지 들었음을 천천히 말한다.
"요원이 딱 적당한 수준까지 이야기 해주었군요."
그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나 그의 머릿속에서는 편집증적인 생각이 폭주한다.
저 소녀는 무엇때문에 불안해 하는것이지? 분명 그 학교와 마법사 사회의 내분은 큰 관계가 있는 것이 분명했다. 어떻게 학교에서 탈출 -물론, 그녀의 상태를 고려해봤을때 그것은 '탈출'임에 틀림없었다- 한것이지? 어떻게 이것을 이용할 수 있지? 혹시 내분 관계를 이용해 유니언 측에서 조약을 어기지 않고 영국 내 마법사 사회 전체를 전복시킬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물론 그들이 문제를 일으킨적은 거의 없지만, 언젠가 -아마 다음 세기 내로- 제거해야할 대상이-
"네. 그럼 절 여기에 왜 데려오셨는지 이야기 해주셨으면 좋겠는데요."
헤르미온느의 목소리가 그를 편집증의 세계에서 꺼내 현실세계로 돌려놓는다. 그가 다시 미소짓는다.
"아, 물론 그렇지요. 단순합니다. 저희는 조약이 이대로 지속되길 원합니다. 다시 말해 마법사들의 사회가 일반인들의 사회를 침범해 오는 것은 저희도 용납할 수 없다는 말이죠."
그가 드론이 가져온 커피를 한모금 마신다.
"그렇지만 현재 당신들의 정부... 그러니까 영국의 마법부는 아마 내분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이죠?"
헤르미온느가 고개를 끄덕인다.
"저희는 그 내분이 통제되길 원합니다. 그리고 당신들이 할 수 없다면, 저희가 하려는 것이죠."
그가 무겁게 말한다.
"그 말은..."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지금 당신은 혹시 저희들이 마법사 사회 전체를 파괴하려는게 아닌가 걱정하고 있겠죠. 그렇죠?"
헤르미온느가 잠시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인다.
"걱정 마십시오. 그러기에는 예산이 터무니없이 부족하거든요. 거기에 당신들과 전면전을 하려면 마법사 세계가 일반인들의 세계에 노출되는건 피할 수 없을테고, 그건 저희의 목적과 정 반대니까요. 하지만 그게 중요한게 아닙니다."
그가 핵심을 찔러온다.
"저희가 원하는게 중요한게 아니죠. 그렇지 않습니까? 더 중요한건 그레인저 양 당신이 원하는 바입니다. 자, 저희가 어떻게 도와드릴 수 있죠? 그레인저 양은 무슨 이유로 갑자기 학교에서 나온거죠?"
그 말과 함께 감옥에 갇혀 있을 해리와 론을 상상하는 그녀.
"제 직감이 맞다면, 당신을 돕기만 하면 저희쪽의 문제도 술술 풀릴 것 같군요."
분명 그의 말은 틀린 곳이 없었다. 어쨌든 해리와 론을 구출하고 죽음을 먹는 자들을 막는 것은 그녀와 친구들의 목적이기도 했으니까. 저들의 목적과 그녀의 목적은 같은 방향을 가르키고 있었다. 죽음을 먹는자와 자신을 이곳에 데려온 요원이 싸우는 모습을 보지 않았는가?
그렇지만... 분명 대가가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헤르미온느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알겠어요."
"좋습니다. 역시 영특한 학생이시군요. 그럼 바로 시작해볼까요."
홀로그램 관계도가 빛난다. 헤르미온느가 그 관계도에서 몇몇 익숙한 얼굴들을 발견한다. 그는 헤르미온느가 이 관계도를 채워주길 바라고 있었다. 그는 정보가 필요했던 것이다.
=====
Quinlan Willow the 2nd는 당연히 WoD의 열성팬 qw2 아재의 닉에서 따왔습니다 ^^
추천이야
소설추
소영추
스네이프 나오나요
이름을 따온 인물이 나온다는 건 언젠가 Sophia Young도 나온다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