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미온느가 무거운 책을 옮겨서는 간신히 책상에 올려놓는다. 책상 위의 불빛이 자동으로 켜진다. 제목을 잘못 본것이 아니었다. 그녀가 본 대로 저자는 덤블도어였다.
"교수님..."
덤블도어가 아직 교장이기만 했어도 사태가 이 지경까지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덤블도어의 군대를 만든 자신들의 잘못이었다. 의도는 좋았지만 시기가 잘못된 것일까. 더 조심스럽게 행동했어야 했다. 헤르미온느가 어떻게든 이 상황을 돌려놓겠다는 생각을 하며 책 위의 먼지를 털어낸다.
사실 이 물품들을 열람할 수 있도록 허락받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허락은 의외로 쉽게 떨어졌다. 기분 나쁜 클론 두 명이 옆에 붙어있다는 조건 하에서지만. 오히려 에이다는 그녀를 작전에 데려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듯 했다.
"휴."
그녀가 심호흡을 한다. 이런 책이라고 해도, 결국 책은 책이다. 헤르미온느의 특기는 그 무엇보다 독서 아니던가?
양피지가 서걱거린다. 그녀의 손끝에서 몇백년의 기억이 펼쳐진다.
"이게 무-"
책을 펴는 순간, 그녀의 몸 전체가 책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중력이 뒤집혀 몸의 위 아래가 다른 방향으로 당겨지는 기분. 마법적인 힘이 현실 그 자체에서 그녀를 분리하여 차가운 돌바닥에 내동댕이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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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그녀가 천천히 일어난다. 차가운 돌바닥. 그녀가 주위를 둘러본다. 그녀는 어마어마하게 거대한, 돌로 만들어진 홀에 있었다. 2층으로 된 그 홀은 그 자체로만도 사람을 압도하는 광경이었다. 2층 발코니에 걸린 화려한 깃발들, 인간이 만든 것으로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정교한 조각상, 물리법칙을 무시하고 지어진 구조물들. 어마어마한 마법의 기운을 뿜어내는 구체들과 시시각각 변화해가는 벽의 장식물과 현판들.
"시작하겠소!"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홀을 울린다. 그녀가 흠칫 놀라며 위를 올려다본다. 목소리의 주인공인 노인이 지팡이를 내리친다.
"모두 아시는 대로, 이제 이 홀에는 우리 세 가문밖에 남지 않았소이다. 따라서, 각 가문에서 대표자 한명이 아니라 세명씩을 소환하였소. 다른 가문들은 결사에 대한 저항을 계속 하기 위해 자신들만의 분파를 따로 만들었소."
그의 목소리는 노인의 것이라고 보기에는 지나치게 컸다. 그러나 헤르미온느는 그가 어떤 주문도 쓰지 않았음을 알아차린다. 그의 목소리가 홀을 울리는 것은 그의 목소리가 크기 때문인 것이 아니라 그의 존재 자체가 현실에 공명을 일으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사람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현실 그 자체를 다시 엮어버리는 초월적인 존재에 더 가까웠다. 그의 의지와 생각이 공간을 뒤틀어 그에게 현실이 복종하게 만들고 있었다.
당연하게도 헤르미온느는 그렇게 강력한 마법사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보지 못했다. 심지어 덤블도어조차도 그 정도는 아니었다.
"오더 오브 헤르메스도 여기까지군요. 아니, 그 이름은 이제 떠난자들에게 물려주는 것이 나을 겁니다. 여기까지인건 우리겠네요."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 목소리는 더욱 이상했다. 헤르미온느가 주위를 둘러보느라 계속 움직였음에도 바로 옆에서 속삭이는 것 같았다. 오더 오브 헤르메스. 그 이름은 처음 듣는 것이었다. 혹시 마법사 사회의 옛날 이름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주위에서 목소리가 또 다시 울려 헤르미온느의 궁금증을 방해한다.
"그렇다네. 모두 알고 있듯이, 우리는 조약에 서명했네. 또한 나를 포함한 세 가문의 수장이 조약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에 대해서도 합의를 끝내었네."
그것은 쇠락의 시간이었다. 헤르미온느가 보고 있는 것은, 콘스탄틴 조약 직후의 마법사들의 모습이었던 것이다.
"굴욕적이지만 어쩔 수 없네."
아까의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다시 말을 시작한다.
"우리 세 가문은 앞으로 수면자들의 세계에서 완전히 분리된 우리만의 공간으로 도피할 것이네. 결사는 우리를 방해하지 않을 것이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네. 어쨌든 결사는 적들이 많으니 말일세. 우리가 줄의 맨 끝이라고 보면 되겠지, 당분간은."
그 목소리는 어딘가 침울했다.
"따라서, 세 가지의 방책이 실시될것이네."
헤르미온느가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찾지만, 그런 것이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여기는 대체 어디인가? 자신이 시간을 넘어온 것인가? 하지만 몇백년전으로 사람을 돌려보낼 수 있는 마법이 있다고는 듣지 못했다. 이건 시간 여행 같은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기억을 그대로 기록한 것이라고 보는게 합당했다. 그녀가 책에서 읽었던 펜시브라는 마법 도구를 떠올린다. 분명 이것도 비슷한 종류일 것이다.
"첫째, 당분간 각 가문은 총력을 다하여 수면자는 들어올 수 없는 거대한 공간을 확보할 것이네. 잊지 말게, 현실은 이제 우리의 적일세. 결사의 영향력이 미치고 있는 곳을 최대한 피해야해. 가능하면 현재 존재하는 챈트리의 근처로 확장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야."
그것이 9와 3/4 승강장, 다이애건 앨리, 호그와트와 같은 곳이리라. 그러나 특별한 지식은 아니었다. 누가 만들었든지 간에 이미 그 공간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이미 아는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재능 있는 자' 들이란 마법사들일 것이고.
"둘째. 수면자 사회를 마법사 사회에서 분리할것이야. 기억하게. 그 반대가 아니네. 수면자들이 우리에 대해서 알지 못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은 오히려 결사가 더 열심이겠지. 우리의 목적은 마법사들이 수면자 사회에 대해서 알지 못하게 하는 것이네. 이를 통해, 새로운 우리의 보금자리에 한해서라도 현실이 우리편에 서게 할 것이야."
헤르미온느는 그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대체 '현실이 우리편에 선다'라는게 무슨 말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대체 왜 마법사들이 머글 사회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지 깨달을 수 있었다. 그건 합의된 결정이 아닌, 단순한 '전통'에 불과했던 것이다. 목소리가 계속 된다. 그러나 점차 그 목소리는 확연하게 침울해지고 있었다.
"셋째. 깨어난 자Awakened에게도 더 이상 진정한 마법True Magick을 가르치지 않을 것이야. 교육 과정은 오직 저차원적 마법Linear Magic에만 국한될 것이네. 아무리 깨어난 자들이라 하더라도 선대의 지식을 물려받을 수 없다면 한계는 명확해지지. 그들은 수백의 소서러들 사이에서 특출난 자 이상의 의미를 가져서는 안되네. 그 중 우리의 지식을 물려받지 않고도 강대한 자가 나타날 수는 있겠지만, 다른 자들이 그를 막을 수 있을 걸세."
또 다시 천둥같은 목소리가 울린다.
"기억하게. 조약은 우리에게 불리해. 만약 우리 세 가문의 힘이 지금만큼 다시 강해진다면, 조약을 어길 행동을 할 자가 분명 생겨날 것이야. 그렇게 된다면 결사, 그리고 결사의 후손들은 우리를 없애려 할것이며, 그렇다면 우리의 모든 업적은 없어져버리겠지. 없어져버리는 것 보다는, 정체가 낫다네. 혹여 우리들이 사라질지라도, 우리의 업적은 가장 현명하고 조심스러운 자들에게만 전수될 것이야."
무거운 침묵이 홀에 감돈다.
"평의회의 다른 세력들은?"
"그들은 계속 싸울 것이야. 그러나 우리의 생각으로는 이미 너무 늦었어."
무거운 침묵이 홀에 내려앉는다.
홀이 점점 낡아간다. 마법적인 힘으로 지탱되던 기둥과 지붕은 내려앉고, 벽에 새겨진 조각들과 화려한 색들은 그 빛깔을 잃어간다. 사람처럼 움직이던 조각상들은 무너져내리고 인적은 없어져간다. 모든 것이 풍화되어 없어지자, 이번에는 그 조각들이 서서히 합쳐진다. 돌조각들은 뭉쳐 벽이 되고, 썩어 부스러진 목재들이 마치 다시 살아있는 나무가 된 것처럼 자라난다. 다 자란 나무들은 하나로 합쳐져 거대한 나무들로 변하기 시작했다. 나무들의 몸통은 얇게 나뉘어져 종이들로 변하고, 그 종이들이 합쳐져 다시 책이 된다.
바로 이 책들이, 그들의 "업적"임에 분명했다. 이 책들에는 분명 그녀가 지금까지 배웠던 것 이상의 마법들이 기록되어 있을 것이다. 진정한 마법이란, 이런 것들을 가르키는 것이겠지. 그녀는 마치 1학년으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그 광경에 잠시나마 압도당했던 헤르미온느가 천천히 다가가 책을 한권 뺀다. 나무들 한 가운데에는 마치 앉아서 읽으라는 듯이 책상이 자라나 있었다. 그녀가 책상에 다가가자 책상에 글자가 새겨지기 시작한다.
[나 알버스 퍼시벌 울프릭 브라이언 덤블도어는 이 책과 그 지식을 전대의 지킴이들로부터 물려받았다. 우리 시대의 가장 강력하고 뛰어난 자들과 이 지식을 나누었으나, 가끔은 잘못된 사람을 선택하기도 했다. 또한 급하게 이 마법을 익히려는 자들은 모조리 잘못된 길을 걷고 말았다.]
"교수님..?"
이것은 덤블도어가 이 책에 덧붙인 내용이리라. 헤르미온느가 그 글을 주의깊게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몇십년의 고심 끝에 나는 이 책을 만들어낸 사람들에게 전혀 동의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는 이들의 유산을 지키는 파수꾼 같은 것이 아니다. 그러나 나의 생각이 옳다는 확신을 할 수가 없기에, 나는 이 책을 운명에 맡긴다.]
"우리는..."
그 밑에 서명된 날짜는 1981년 10월 31일. 볼드모트가 죽음을 경험한 바로 그날이었다. 그 뒤 알 수 없는 운명의 장난을 통해, 이 책은 허름한 보관실까지 흘러들어온 것이다.
"..."
헤르미온느는 그 앞에서 우두커니 서있었다. 어떻게 해야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몇백년은 된 마법사들의 기억과 덤블도어의 경고가 머릿속을 멤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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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갤러의 선택 (및 선택에 따른 성향치 증가(?))
1. 짧은 시간 동안이라도 이 책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다 배워야 한다. 지식은 모든 답을 가지고 있으니까: 트래디션+1, 네판디+1
2. 아니, 나 역시 옛날 마법사들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운명의 주인이지, 유산의 지킴이가 아니다: 테크노크라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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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당연하게도 메이지가 마법Magick을 사용할 수 있게 되는 방법은 저것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어떤 메이지들은 비전의 고서들을 읽음으로써, 어떤 메이지들은 슈퍼히어로 만화에서 영감을 얻음으로써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OoH의 패러다임은 지식을 중심으로 하지만, 더 넓은 시각에서 보면 이들의 마법은 "지식을 배움으로써 쓸 수 있게 되는 마법" (이렇게 되면 누구나 충분히 공부하면 마법을 쓸수 있겠죠)이 아니라 "지식을 수단으로 사용하는 의지의 행사"라고 이해하는 것이 더 낫습니다. OoH의 멤버들이 테크노크라시로 예상 외로 쉽게 전향할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결국 지식의 추구는 OoH나 테키나 똑같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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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
헤르미온느라면 일단 읽겠지
그러게. 일단 헤르미온느라면 읽긴 하겠네... 2번으로 바꾸려고 했는데 1번 유지해야겠다.
쏘영이는 2를 바랄테니 2
그래, 헤르미온느라면 일단 읽겠지. 1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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