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불쾌한 묘사 주의.










궤도 엘리베이터가 곳곳에 들어선 지구, 정거장 아래의 햇볓이 들지 않는 곳에는 죽은 세상이 있다. 궤도 엘리베이터를 중심으로 거주지가 형성되어 있으며, 점점 멀어질 수록 폐허가 되어간다. 정거장으로 오르지 못한 사람들은 그 근처에 살며, 그보다 더 못한 하류층은 그보다 멀리 산다. 그리고 그보다 먼 곳은 정글이라 불리며, 그곳엔 야생인들이라 불리는 자들이 있다.
그 위에는 정거장이 있다. 정거장에 사는 사람들은 의료와 교육 등 온갖 혜택을 누린다. 인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동물이 이미 멸종해버린 뒤지만, 이들의 집에는 클론 애완동물이 있다. 물론, 회사도 먹고 살아야하기 때문에 얼마 지나지 않아 유전자 속 프로그램대로 죽게 될 것이다. 이들은 빵과 고기로 식사하지만, 이 위에서 자연스러운 음식을 만들어 30억이나 되는 인구를 부양하긴 힘들다. 이들은 인공적으로 합성된 빵과 고기, 와인과 치즈를 먹는다. 이 모든 것이 공장을 통해 생산된다.
그리고 이것들의 재료는, 대체로 인간이다.

레너드 오스본은 정글과 가까운 곳에 사는 하류층이었다. 세상이 죽어가며 인간에게는 온갖 아종이 생겨났고, 그는 그 중 난쟁이에 속했다. 그는 도축업자라 불렸는데, 그가 하는 일을 생각하면 대체로 딱 맞는 명칭이었다.
그가 하는 일은 이러했다. 엽총 몇자루를 들고 정글로 들어가 야생민들을 쏴 죽이고 (되도록이면 머리를 쏴 한 번에 죽여야 한다), 그 시체를 끌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집 한 켠의 작업장에는 갈고리와 탁자, 넓은 칼과 길쭉한 칼이 있었다. 그는 시체에서 총알을 일일히 뽑아내고, 부위를 대강 나누고, 상품성이 없는 부위는 자기가 먹기 위해 한 쪽에 따로 모아둔다. 그리고 작업을 끝낸 고기를 이틀에 한 번씩 찾아오는 식품업자에게 파는 것이다. 그가 이렇게 생산한 고기는 궤도 엘리베이터 주위의 사람들에게 팔리거나, 또는 정거장 위로 올라가 공장으로 가게 되었다. 종종 생고기를 좋아하는 상류층이 추가적으로 온갖 처리를 해 먹기도 했다. 일과가 끝나면 그는 비싸디 비싼 맥주를 아껴마시며 자투리 고기와 소시지를 먹곤 했다.

그 날 하루는 레너드에게 참 신기한 날이었다. 아무리봐도 야생인은 아닌 인간들이 정글에서 보였던 것이다. 그들은 레너드가 야생인들에게 으래 그러듯 총알로 인사했고, 레너드는 정말 열렬히 화답해주었다. 그 수는 셋, 오늘은 더 이상 사냥을 할 필요가 없었다.
시체를 끌고 집에 돌아온 레너드는 해체 작업을 시작했다. 조금은 나이 든 남성 둘과 젊은 여성 하나. 레너드는 고기 질이 무척이나 좋음을 알아챘다. 이들의 몸은 마치 소문만 무성한 정거장 위 목장에서나 볼 만할 정도로 균형잡혀 있었다. 식품업자에게 고기를 넘기고 작업장을 정리한 뒤 저녁을 먹을 때, 여자의 자투리 살은 확실히 맛이 좋았다.
그 때가 마침, 여자의 허벅지 살이 정거장에서 먹히고 있던 때였다. 고기 자체도 좋았지만, 오늘 정글에서 죽었던 마리 박사는 공장에서 클론을 통해 부활한 뒤로 뭘 먹지 않았던 터라 식사를 맛있게 했다. 특히, 이 부위의 지방과 단백질의 배합은 스스로 세밀히 조절했기에 더욱 만족스러웠다. 식사를 마친 마리 박사는 포터 사의 상부에 한가지 요청을 올렸다.

일주일 뒤, 하층민 레너드는 포터 사에 종신직으로 채용되었다. 종식직임을 나타내는 목과 가슴의 폭탄이, 정거장에 가려 지상에는 비치지 않는 태양의 빛으로 번뜩였다. 그는 마리 박사의 샘플 채취 팀에 배속되었고, 극도로 분노한 레너드 덕에 그 날 저녁 포터 사의 전 직원은 마리 박사의 고기를 무료로 배분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