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image.php?id=39afc021&no=29bcc427b28477a16fb3dab004c86b6f97928ae591e41d34f52aef67471ae6d4df79711f0bfe703d2c3442cd6a3cea8edfae2494a103



[17:15 로 1번 선택]


"...아뇨. 이민 부분만 부탁드릴게요."


"정말입니까?"


에이다가 눈꼬리를 올리지만, 수락한다.


"알겠습니다. 방법은?"


헤르미온느가 지팡이를 꺼내든다.


"..."


에이다가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알겠다는 표정으로 나선다.


"자리를 피해드리도록 하죠. 이들은 나중에 치워도 되니까."


그녀가 바닥에 널부러진 마법사들 중 한명을 툭 치며 나간다. 동시에 클론들도 집 밖으로 나서, 마치 호위하듯 선다. 헤르미온느가 부모님에게 다가가 그들의 손을 잡는다. 헤르미온느의 부모님답게, 어느 정도 상황은 이미 파악하고 있는 것 같았다.


"헤르미온느, 우리는 여기서 더 이상 못 살겠지?"


헤르미온느가 조금 울먹이며 고개를 끄덕인다.


"괜찮단다, 헤르미온느. 혹시 우리가 더 해줄것이 있니?"


그녀가 기억을 지우는 것에 대해 말하려 하지만 목이 메어 제대로 말하지 못한다. 헤르미온느의 부모님은 그녀를 따뜻하게 안아준다. 


"괜찮단다."


그들이 따뜻한 눈길로 그녀를 바라본다.


"넌 언제나 우리의 자랑스러운 딸이야. 마법사가 아니었어도 말이야."


"그래도 이빨은 우리가 교정해주게 했으면 좋았을텐데."


아버지의 농담에 울음과 섞인 미소를 짓는 그들. 헤르미온느가 한발자국 떨어져 지팡이를 꺼낸다. 부서진 외벽으로 스산한 바람이 들어온다.


"헤르미온느, 다시 볼수 있는거니?"


"네. 꼭이요."


부모님들이 안심한 표정으로 끄덕이고는 눈을 감은채 서로 껴안는다.


"...오블리비아테!"


헤르미온느가 기억 조작 마법을 실시한다. 


그들의 기억에서 모든 것이 사라진다. 사랑스러운 딸의 기억이, 그들의 결실이, 마법사가 되었을 때의 자랑스러움이. 전부 사라진다. 지팡이는 야속하게도 너무나도 말을 잘 들어주고 있었다. 그녀가 지우고 싶지 않았던 기억들도 훔쳐내 그들의 무의식 제일 깊숙한 곳에 옮겨놓는다.


"파직."


갑자기, 불길한 소리가 들렸다.


"팟-"


마법이 다 끝나지 않았는데도, 지팡이가 갑자기 타오른다.


"아.. 안돼!"


기억 조작 마법이 중간에 끊겨버린다. 기억 조작이 다 끝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지팡이가 불타올라 재가 되어버린다. 헤르미온느가 뜨거움에 지팡이를 놓치고, 그것은 공중에서 먼지가 되어 떨어진다. 그녀가 경악한다. 기억 조작 마법이-


"엄마, 아빠!"


그녀가 부모님들을 부르지만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


그들의 눈이 공허하다. 기억 마법이 중간에 끊겨버리는 바람에 그들의 기억을 완전히 엉망으로 만들고, 정신을 산산조각 내버린 것이다. 정신은 기억과 자아라는 조각으로 된 탑과 같은 것. 그것을 다시 쌓아올리는 과정에서, 한 단계만 빠져도 모든 것이 와르르 무너진다. 그녀가 바닥에 쓰러져있는 마법사가 부들대며 손을 들어올리고 있음을 알아차린다. 그 손에 들린 지팡이가 헤르미온느, 아니, 그녀의 지팡이를 향하고 있었다. 그의 표정은 괴로워보였다.


"너...!"


헤르미온느가 그에게 달려가 지팡이를 발로 차버리고 멱살을 잡는다. 분노가 끓어오른다.


"너!"


그녀가 분노에 찬 표정으로 그의 얼굴을 가격한다.


"그레인저 양?"


에이다가 황급히 집 안으로 들어온다.


"큿...?"


그녀가 이마를 부여잡는다. 헤르미온느가 강제로 클론들의 컨트롤을 탈취한 것이다. 그 사실에 놀라기도 전에 그들이 쥐고 있는 총이 그 마법사를 향한다.


"그레인저 양!"


에이다가 황급히 그녀의 어깨를 잡는다. 


"왜요!"


그녀의 분노에 찬 시선을 따라, 이번에는 클론들이 에이다를 조준한다. 그녀는 부모님의 정신이 부서져버렸다는 사실에 평정을 완전히 잃어버린 상태였다.


"그레인저 양. 이렇게 하시면 안됩니다. 저들과 똑같아지고 싶습니까?"


에이다의 눈빛은 단호했다. 헤르미온느가 원하면 그녀는 다음 순간 플라즈마 찌꺼기로 변해버릴 것이다. 그녀가 헤르미온느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는 다시 한번 그녀를 설득한다.


"하지만 저희 부모님이...!"


"저희가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그러니 제발..."


"..."


클론들이 총을 내린다. 헤르미온느가 순순히 에이다에게 컨트롤을 넘겨준다.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넘쳐흐른다. 클론들이 그녀의 부모님을 수송기로 옮겨갈때까지 그녀는 바닥에 무릎꿇고는 하염없이 울고 있었다.


==


"그레인저 양."


소피아가 헤르미온느의 부모님에 대한 정밀 검사를 끝내고 그녀에게 다가온다. 


"일단 검사는 끝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생명에는 전혀 지장이 없으십니다만..."


"기, 기억은요?"


"..."


소피아가 조금 머뭇거린다.


"어떻게 된거죠?"


헤르미온느가 조금 격앙된 상태로 묻는다. 불안함과 그녀 자신에 대한 분노가 겹쳐서 주체 하지 못하는 그녀였다.


"신경망 정보 스캔을 해보니 뇌내 총 정보량은 변하지 않은 것 같더군요."


"쉬운 말로 해주세요."


"그러니까 일단은 기억들의 조각 자체는 모두 온전합니다. 다만..."


"조립이 안 되어있다는 거군요."


"네. 저희에게 복구할 방법이 있긴 합니다만..."


헤르미온느의 표정이 일순간 조금이나마 밝게 바뀐다.


"안타깝게도 유니언 내에서 정말 극소수의 시술 경우밖에 남아있지 않습니다. 아마 윌로우 씨의 권한으로도 요청할 수 없을 겁니다. 이 정도의 시술을 요청을 할 수 있을 연줄이 그에게 있을지는 잘..."


"..."


"일단은 저희 아말감에서 모시고 있겠습니다. 수면자들의 시설보다는 저희가 훨씬 나을겁니다만..."


헤르미온느가 고개를 떨군다.


그녀의 부모님의 정신을 온전히 돌리려면 방법은 둘 중 하나였다. 하나는 그녀 자신이 거의 볼드모트나 덤블도어급으로 강력한 마법사가 되어 스스로 기억을 재조립 하는 것. 아니면 어떻게든 이 조직에게서 도움을 얻어내는 것뿐. 그러기 위해서는 그녀가 볼드모트 이상의 사태를 혼자서 해결하거나 퀸란 이상의 지위에 오른다는 어처구니 없는 목표를 달성해야 했다.


그녀의 방심, 그녀의 실수로 부모님과 멀어지고 말았다. 작은 희망이 있는 것이 그녀의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그녀가 의무실을 나선다. 죄책감 때문인지 도저히 부모님들의 얼굴을 볼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천천히 복도를 걸어가고 있던 중, 해리와 론이 달려온다.


"헤르미온느!"


"무슨 일이야. 괜찮아?"


그들의 질문. 그들을 올려다보는 헤르미온느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했다.


"헤르미온느?"


그녀가 대답하지 않은채 그들 사이를 쏜살같이 빠져나가 자신의 방으로 달려간다. 그녀의 눈에서는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방으로 오자마자 문을 잠그고 침대에 몸을 던진다. 해리와 론이 방 밖에서 그녀를 부르지만 대답하지 않는다. 침대의 안락함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녀는 울다 지쳐 잠들때까지 죄책감에 괴로워할 수밖에 없었다.


==


"퀸란. 훈련실에는 웬일인가요."


"머리를 좀 식히려왔지."


"냉각기라도 다시죠. 그리고 훈련실에 양복은 웬말입니까."


퀸란이 풋, 하고 웃는다. 에이다는 언제나처럼 가슴께에 압박붕대를 매고 스포츠 쇼츠를 입은채였다.


"큰 상관 없지 않나? 어차피 옷이 넘쳐나는게 우리인데말이야."


"퀸란, 그냥 말하시죠."


에이다 앞에서 무술 훈련용의 드로이드가 솟아올라온다. 


"에이다, 오랜만에 나와 대련 하는건 어떤가? 드로이드보다는 훨씬 나을것이네만."


"..."


에이다가 긴장한 표정으로 그에게 돌아선다.


"정말입니까?"


"물론. 이제 자네가 어느정도 와있는지 보고싶거든."


"그럼."


에이다가 사양하지 않고 그에게 달려든다. 초인적인 속도로 그녀의 돌려차기가 허공을 가른다. 그 다음에는 상체를 노린 연속 공격이, 그 다음은 마치 복싱과 격투기가 반반 섞인 것 같은 펀치가 엄청난 속도로 들어간다.


"흐음."


퀸란은 전혀 당황하지 않고 가벼운 움직임만으로 그것들을 피해낸다. 


"합!"


에이다가 그의 품속에 파고 들며 급소를 노린다.


"팟-"


퀸란이 가볍게 그녀의 손을 막고 쳐낸다.


"너무 뻔히 보이지 않나! 요즘은 이렇게 가르치던가?"


에이다가 동요하지 않고 반바퀴 회전하며 퀸란의 다리를 가격하려 하지만 그는 가벼운 스텝으로 그녀를 피한다. 에이다가 살짝 물러선다. 그들의 동작은 현실이 아닌 오히려 액션 영화에 나오는 인물들의 것 같았다. 그만큼 빠르고 정확하며 효율적이다.


"퀸란."


"왜 그러지? 계속 공격하지 않고?"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작전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그레인저 양과 협력하는 것 말인가?"


에이다가 그의 말을 끊고 달려든다. 그녀가 공중으로 뛰어올라 연속으로 돌려차기를 넣지만 퀸란은 한번은 피해내고 한번은 손으로 흘려낸다. 그녀가 착지하자마자 다시 한번 격렬하게 공격을 가하지만 그에게 다리를 잡히고 말았다. 퀸란은 지체없이 그녀를 들어올려 마치 유도 기술 같은 동작으로 바닥에 내려친다. 


"큭..."


"에이다. 평정을 잃었군."


그녀가 일어난다.


"좋아요. 당신이 하자는 대로 했습니다."


그녀가 수송기 앞에서 그와 나누었던 신경 통신망 대화를 떠올린다.




[에이다, 지금부터 나와 실랑이를 벌여서 그레인저 양을 현장에 데려가게]


[퀸란, 또 무리한걸 요구하시는 군요]


[나중에 설명하지. 그녀가 부모님의 납치 현장에 있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일세]




"저는 절대로 그녀를 데리고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만. 굳이 반대하는 제가 그녀를 데려가는 일에 찬성하게 한 의도는 뭐죠?"


"내가 그녀를 현장에 보냈다면 그녀는 날 의심했을걸세."


에이다가 그를 노려본다.


"그녀가 부모님들의 기억을 스스로 조작할 거라는 것도 알고 계셨습니까?"


"글쎄. 예전에 잡은 마법사들을 심문해 그런 마법이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지."


"당신은 그녀의 실력이 뛰어나다는 것도 짐작하고 있지 않았습니까?"


퀸란은 대답하지 않는다. 또다시 에이다가 덤벼들어 몇 합을 겨루지만 다시 나가떨어진다.


"헉... 헉..."


"호흡이 흐트러지다니. 스스로를 다잡게나, 요원."


퀸란이 엄하게 다그친다. 퀸란은 숨이 차기는 커녕 땀 한방울도 흘리지 않았다. 마치 방금 그의 집무실에서 내려온 것 같았다.


"그래서 저에게 그녀의 마법을 방해하라고 미리 명령한거고요."


에이다가 벽에서 목도를 집어든다. 정확히는 강철 같은 강도를 가진 특수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것이었지만.


"호오, 상관의 방식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머리를 박살낼 셈인가?"


퀸란이 묻지만 에이다가 그녀의 무기를 그에게 겨누며 말한다.


"놀리지 마십시오, 퀸란!"


그녀가 놀라운 속도로 그에게 접근한다. 마치 관성 따위는 무시하는 듯한 움직임. 퀸란이 그것을 두 번이나 피해내고는 멀찍히 물러선다. 


"자네의 방식은 마음에 들었네. 마법사의 방식을 흉내낼 수 있게 열선 저격총으로 지팡이를 불태우다니 말야. 거기에 미리 바닥에 쓰러진 마법사에게 신경 드론을 심었지? 그레인저 양은 완벽하게 속았을걸세."


"..."


에이다가 다시 그에게 겸을 겨눈다.


"묻겠는데, 할 수 있다면 그걸로 진짜 내 머리를 부숴버릴 셈인가?"


그녀가 대답하지 않고 달려든다. 


"합!"


퀸란의 움직임이 조금 흐트러진 틈을 타 그녀의 목도가 그의 목을 노린다. 퀸란이 양손으로 그것을 막아낸다.


"흠. 꽤 아프군."


"농담하지 마십시오!"


그녀가 목도를 중심축으로 삼아 그의 균형을 흔들며 위로 솟구쳐올라 그의 안면을 가격하려하지만 퀸란이 가볍게 피해낸다. 너무 큰 기술. 그녀가 퀸란에게 잡혀 그대로 바닥에 메다꽂힌다.


"컥..."


에이다가 숨이 막히는 고통에 신음했지만 이내 일어선다.


"마지막으로 묻겠습니다."


"뭐지?"


에이다가 목도를 집어든다.


"혹시 호위를 풀어서 마법사들이 일부러 납치극을 벌이게 해준것은 아니겠지요?"


퀸란은 대답이 없다.


"..."


"합!"


그녀가 목도를 들어 순식간에 그에게 내려친다. 마치 만화 속의 거합술을 연상시키는 공격.


"쨍-"


그러나 그 검은 퀸란의 머리 위에서 그의 수도(手刀)에 깔끔하게 잘려나간다. 강화 플라스틱 따위는 의지 행사자의 권능 앞에 수수깡처럼 잘려나간다.


"흐읍!"


퀸란이 기합소리와 함께 무방비로 노출된 에이다의 가슴을 가격한다. 말 그대로 인간의 능력을 한참 넘어선 엄청난 힘이 실린 공격. 그녀가 십미터는 날아가 그대로 훈련실 벽의 충격 흡수용 패드에 부딪혀 떨어진다. 그녀는 충격에 몸을 추스리지 못한채 무릎을 꿇고 있는 것이 다였다.


"커... 크억..."


그녀가 호흡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퀸란이 그녀에게 다가온다.


"자네는 겉으로는 나보다 훨씬 강해보이네만 속은 그렇지 않아. 겨우 이 정도 작전만 해도 이렇게 평정심을 잃지 않았는가?"


퀸란이 그녀를 엄하게 다그친다.


"생각해보게. 그녀는 이제 비과학적인 방법에 대한 신뢰를 잃고 있을 걸세. 거기에 그녀의 부모님은 사실상 우리의 인질이나 마찬가지야. 아마 포터 군과 위즐리 군은 돌아가더라도 그녀는 돌아갈 수 없을걸세. 우리의 문명에 무지한 마법사들에게서 '자발적'인 협조를 얻어내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 그레인저 양 같이 최소한의 이해가 없는 다른 자들이라면 그저 우리를 두려워하기만 할거야."


에이다가 간신히 일어서지만 다시 무너진다.


"현실 교란자 놈들 빼고는 아무도 죽지 않았네. 거기에 그레인저 양이 지금 보여주는 잠재력을 완전히 개화시키기만 하면, 부모님의 치료를 요청할 수 있는 직위에도 올라갈 수 있겠지. 듣자하니 자네의 신경 동조망의 컨트롤을 강제로 빼앗기까지 했다지?"


"그.. 그래도.. 큭..."


"뭐가 말인가, 요원? 이것이 우리의 방식일세. 단지 냉정함만이 NWO를 유니언의 지도자로 올려놓은 것이라고 생각했는가?"


퀸란이 그녀를 내려다보다가 훈련실에서 나간다.


"..."


에이다가 그렇다하더라도 동의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간신히 일어선다. 그녀가 반토막난 무기를 구석에 던져버린다. 평정심을 찾으려는 듯, 심호흡을 몇번 하는 그녀. 이내 다시 훈련에 돌입하는 그녀였다.


==


유니언의 방식은 하이 테크로 때려잡는 방식도 있지만 속임수와 정치/경제적인 거래도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헤르미온느는 실제로 작중에서 상당한 (거의 그녀 학년에서 탑) 마법실력을 가진 학생으로 표현된다.


신디케이트에서 제작 배포하는 액션 영화는 부지불식간에 수면자들에게 '초인적인 무술'이 실제로 가능하다는 것을 믿게하기 위한 패러다임 전술의 일환 (ex: 이퀼리브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