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다이애건 앨리의 한 상가 앞에서 이상하게 불안한 표정으로 서있는 세 사람을 발견 한 것은 헤르미온느였다.
"헤르미온느?"
해리, 론, 그리고 시리우스 세 사람은 폴리주스를 먹고 서는 다른 사람들로 변해 있었다. 폴리주스를 너무 급하게 만들어서인지 원래 얼굴의 골격이 약간씩 남아있었기 때문에 헤르미온느가 알아 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도 헤르미온느 정도로 그들과 오래 지내 익숙해진 사람이 아니라면 쉽사리 눈치채지는 못할 것이었기에 충분했다. 헤르미온느와 에이다 역시 변장한 상태였다. 헤르미온느는 얇은 장갑으로 의수의 손 부분을 가리고 있었다.
"어쩔 수 없네. 폴리주스는 한달은 끓여야 제대로 된 효과가 나오니까..."
"이 분은?"
헤르미온느 뒤에 서있는 에이다를 보며 시리우스가 묻는다.
"에이다입니다. 저택에서 뵈었지요."
헤르미온느와 같이 그녀 역시 변장하고 있었기에 시리우스는 그제서야 알아차린 듯 인사했다.
"그때는 감사의 말도 하지 못했군요. 고맙습니다."
에이다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다.
"어서 가자. 가면서 설명해줄테니까."
마법부로 가며 해리와 론이 지난 3일간 있었던 일들에 대해 말해주었다. 곤트의 반지를 확보한 덤블도어는 즉시 해리 일행이 머무르고 있는 버로우로 찾아왔다. 덤블도어의 추리를 따라 그들은 슬리데린의 로켓이 숨겨져 있는 곳을 찾아갔지만, 그것은 가짜였던 것이다.
"그렇지만 그 로켓은 가짜였어."
론이 이야기를 계속한다.
"가짜?"
"응. 누군가 볼드모트의 호크룩스를 오래전에 훔쳐내고 가짜를 놔뒀던거지. 그게 어쩌다보니 엄브릿지한테 가있는거고. 지금은 마법부에서 재판장으로 있을거야."
"누가 훔쳐낸건데?"
"내 동생이다. 덤블도어가 처음에 반대했지만 허락했지. 동생이 시작한 일이니 끝내는데 내가 빠질 순 없으니까."
시리우스가 대신 대답한다. 그는 동생이 실종된 이후에도 찾아다니곤 했었다. 물론 죽음을 먹는 자였다가 도망쳤으니 죽었다고는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러나 동생이 목숨을 걸고 볼드모트를 방해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시리우스가 단단히 마음 먹게 되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덤블도어는 그 점을 생각해 지금까지 시리우스가 활동하지 못하게 했던 것을 철회했다.
"어이, 거기!"
죽음을 먹는 자가 다가와 시리우스의 어깨를 잡는다.
"어디서 본 것 같은데..."
그가 시리우스의 얼굴을 살피지만 이내 보내주고 말았다.
"뭐야, 그냥 겁많은 놈이로구만."
평소의 충동적인 시리우스라면 표정을 숨기지 못했을 것이지만 지금은 달랐다. 동생의 유지를 이어받아야 한다는 의지. 그런 마음가짐이 시리우스의 행동에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평소라면 죽음을 먹는 자들을 날려버리고 싶은 맘에 몸이 근질근질하다는 것을 얼굴에 써붙이듯 하고 다녀 의심받았겠지만 지금은 그것을 철저하게 억누르고 평온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어떠냐. 좀 겁먹은듯이 보였지?"
세 사람이 고개를 끄덕이지만 웃을수는 없었다. 그랬다가는 누가 의심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다섯 사람이 마법부 내부의 엘레베이터를 탄다. 죽음을 먹는 자들이 곳곳을 감시하고 있다는 점만 빼면 마법부는 평소와 다름 없었다. 조금 더 조용할 뿐. 다섯이나 되어서 다행인 점은 엘레베이터가 꽉 차서 다른 사람이 탈 수가 없었다는 점이다.
"에이다씨는 조용하시군요."
"네."
시리우스가 말을 걸었지만 에이다는 그저 간결하게 대답할 뿐이었다. 어색한 분위기가 감돈다.
"띵!"
엘레베이터가 경쾌한 소리와 함께 열린다. 그들이 로비를 지나가자 바뀌어버린 동상이 보였다. 수많은 사람들을 마법사들이 밟고 올라선 모습이었다.
"저건 뭐죠?"
에이다가 묻는다.
"저 밑에 있는 건 머글 출신과 혼혈들이에요. 위쪽에 있는 건 순혈 출신들이고요."
"봉건 시대 같군요. 출신 계층으로 사람들을 구분하고 통제하려하다니."
헤르미온느는 에이다의 말을 들으며 오히려 봉건 시대의 귀족이 아니라, 현대의 유니언을 떠올린다. 세계를 수호한다는 그들의 모토는 인정할 수 있었으나 그 방법은 아직도 쉽사리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들이 재판정으로 향하는 엘레베이터로 향한다.
"시리우스, 에이다씨와 함께 엄브릿지의 개인실을 수색해주세요. 거기 있을지도 모르니까."
"뭐? 그렇지만 너희들끼리 가면-"
"어서요!"
두 사람을 거의 쫓아내다시피 하는 헤르미온느. 시리우스가 반대하려 했지만 여기서 말싸움을 벌이다가는 발각될 수도 있었기에 그녀의 말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중매라도 해주게?"
론이 장난기 있게 묻는다. 세 사람이 재판정으로 가는 엘레베이터에 탄다.
"무슨 이상한 소리야. 저 사람이 있는 동안에는 얘기를 자유롭게 할 수가 없어서 그래. 교수님은 어떠셔?"
해리가 아까의 이야기를 계속 한다. 그들 역시 유니언이 결코 호의적인 집단은 아님을 느끼고 있었기에 자세한 내용은 말하지 않았던 것이다. 헤르미온느의 예상대로 덤블도어는 쇠약해져있었다. 로켓을 보호하고 있던 마법을 튕겨내는 약을 덤블도어가 마셨기 때문이었다. 그와 시리우스, 그리고 위즐리 가족은 버로우를 아예 마법으로 통채로 옮기고 보호 마법을 설치해두고 있었다. 그들은 그렇게 준비를 마치고야 쫓겨다니는 불사조 기사단의 멤버들을 하나씩 소집하는 중이었다. 그 와중에 최대한 빨리 호크룩스를 파괴해야 한다는 생각에 위험하지만 일단 마법부에 침투하기로 했던 것이다.
"아, 그리고 교수님이 그 안대를 벗으랬어."
"응?"
"안대가 있으면 추적당한다고 하셨어."
헤르미온느가 놀란 표정을 짓는다. 분명히 유니언이 안대에 추적 장치든 뭐든 달아놓았을 것이다. 왜 지금까지 그 생각을 하지 못했는지 모를 일이었다. 그렇지만 그녀가 안대를 벗으려다가 멈춘다. 아직도 눈이 다 낫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지금 벗지 않을거야?"
"일단 로켓부터 구하자."
그녀의 말에 그들이 빠르게 재판정으로 향한다. 죽음을 먹는 자들에게 빌붙은 자를 변신 대상으로 잘 택한 모양인지 방해는 없었다. 재판정으로 들어서서 방청석에 자연스럽게 앉는 그들. 엄브릿지가 재판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녀는 특유의 날카롭고 공격적인 목소리로 사람들을 멋대로 몰아 붙이고 있었다.
"하지만, 당신은 마녀가 아니죠, 그렇죠?"
"하, 하지만 재판장님. 그 지팡이는 11살때 제가..."
"거짓말을 하고 있군요."
그녀의 '재판'을 보는 세 사람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피고석에 앉아있는 여성은 마법부에서 일하는 혼혈 출신의 직원인 모양이었다. 엄브릿지는 죽음을 먹는 자가 장악한 사회에서 더 활개치고 있었다. 위를 쳐다보니 유죄판결이 난 무고한 사람들을 즉시 잡아가기라도 할 것인지 디멘터들이 득시글 했다.
"저거다."
론이 해리에게 귀띔한다. 과연, 엄브릿지는 슬리데린의 로켓을 차고 있었다. 해리가 즉시 단상 밑으로 내려가 피고인의 옆에 선다.
"알버트?"
돌로레스가 해리가 변신한 사람의 이름을 부른다.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챈 것인지 돌로레스가 경계하는 표정을 짓는다.
"거짓말을 하는건 당신이에요, 돌로레스. 거짓말을 하면 안되죠, 그렇죠?"
"저건 해-"
"스투페파이!"
해리가 주문을 날리자마자 엄브릿지가 기절한 채 축 늘어진다. 헤르미온느가 재빨리 그녀의 목에 걸린 슬리데린의 로켓을 잡아채서는 재판정 밖으로 달아난다. 잠시 당황했던 재판정 내의 죽음을 먹는 자들이 그들을 쫓기 시작한다. 좁은 통로에 마법이 난무하며 그들을 노리고, 그 뒤에서는 디멘터들이 쫓아오고 있었다. 그들이 코너를 돌아 달아나는데, 소동을 눈치채고 황급히 돌아온 시리우스와 에이다가 보였다.
"숙여요!"
에이다의 말에 헤르미온느가 달리는 해리와 론 두 사람의 고개를 찍어누르다시피 한다. 에이다가 양 손에 든 석궁으로 죽음을 먹는 자들을 정확하게 맞춘다.
"아, 아야. 그새 운동이라도 한거야?"
의수 쪽으로 눌린 론이 불평을 쏟아내지만 그럴 겨를이 없었다. 헤르미온느는 의수를 숨기고 있는 것이 들킬까봐 놀랐지만 이 상황에서 그걸 알아차리진 못한 것 같았다.
"이쪽으로!"
시리우스가 연달아 마법을 날려 죽음을 먹는 자들을 날려보내지만 수가 너무 많았다.
"블랙씨, 갈림길입니다."
에이다가 세 사람을 엄호하며 바닥에 연막탄을 떨어트린다. 시리우스가 그녀의 행동을 보고 뭔가 알아차린 듯 역시 지팡이를 휘둘러 매캐한 냄새를 뿜는 연기를 잔뜩 뿌려댄다. 다섯 사람이 달아나지만 죽음을 먹는 자들은 연막 때문에 갈팡질팡 하느라 시간을 잡아먹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번엔 디멘터들이 쫓아오기 시작했다.
"익스펙토 패트로눔!"
해리와 론이 패트로누스 주문으로 그들을 잠시 지연시키고, 에이다와 시리우스가 죽음을 먹는 자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막는 동안 헤르미온느가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누른다. 잠시 뒤 엘리베이터가 열린다.
"해리 포터 일당들이다!"
엘리베이터 안에 타고 있던 네명의 죽음을 먹는 자들이 일제히 지팡이를 들어올리려고 하는 순간, 헤르미온느가 그들 사이로 파고든다. 에이다에게 배운 그대로였다.
"컥!"
제일 앞에 있던 자가 관절이 꺾이며 비명을 지른다. 헤르미온느가 그의 균형을 무너뜨려 다른 한명에게 넘어지게 하고, 의수로 다른 한명을 잡아당겨 마치 회전문처럼 둘의 위치를 바꿔 방패로 삼는다. 방패가 된 죽음을 먹는 자가 기절 주문에 맞고 쓰러지자 마자 의수로 그를 던지다시피 밀어낸다. 간신히 정신을 차린 두 명이 지팡이를 다시 들어올리려 하지만 만 너무 근접한 탓에 주문이 빗나간다. 의수가 한명의 턱을 가격하고 나머지 한손은 죽음을 먹는 자의 손목을 잡는다. 그의 어깨에 에이다가 내쏜 석궁 화살이 명중한다.
"크아-"
그는 비명도 제대로 지르지 못한채 엘레베이터 밖으로 내쳐진다. 시리우스와 에이다가 엘레베이터로 뛰어들며 죽음을 먹는 자들의 몸뚱아리를 밖으로 밀어낸다.
"해리! 론!"
두 사람이 패트로누스 마법을 거두고 디멘터들을 피해 엘레베이터로 향하려는 순간, 시야를 피해 위쪽에서 날아오던 디멘터들이 그들을 덮친다. 마치 그들의 몸이 영체가 되어 빨려나가는 듯한 모습. 열은 될 듯한 디멘터들이 그들을 둘러싸고 있었다.
"헤르미온느, 어서 패트로누스 주문을 쓰거라!"
시리우스의 외침에 그녀가 지팡이를 꺼내든다.
"익스펙토-"
그러나 그녀는 끝까지 주문을 외우지 못한다.
"어서!"
시리우스가 재촉하지만, 그녀의 입에서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자신이 패트로누스 주문을 더 이상 쓸 수 없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헤르미온느!"
시리우스가 다시 재촉하지만 그녀의 몸이 얼어 붙은듯 움직이지 않는다. 그 때, 에이다가 엘레베이터 밖으로 나서서 두 사람을 잡아챈다. 거의 던지듯이 그들을 엘레베이터에 밀어넣자 엘레베이터가 출발한다.
"헉... 헉..."
해리와 론은 거의 정신을 잃은 상태였다.. 시리우스가 헤르미온느를 추궁하려 하지만, 그것보다 두 사람이 정신을 차리게 하는 것이 급했다.
"에너바이트!"
두 사람이 간신히 고개를 들고 눈을 뜬다. 에이다는 아랑곳 하지 않고 석궁을 재장전 한다. 화살이 든 카트리지가 석궁 위쪽에 자동으로 장착되며 찰칵, 하는 기계음을 낸다.
"당신은 어떻게?"
시리우스가 그녀를 쳐다보면 묻는다.
"무엇이 말입니까?"
"디멘터의 영향력이 통하지 않는다니..."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만."
에이다가 다시 장비들을 점검하며 짤막하게 대답한다. 헤르미온느는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끔찍한 기억을 통해 절망감을 심어주는 디멘터지만, 그녀에게는 '끔찍한 기억'이라는 것이 없는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그녀에게는 빼앗을 '행복의 감정' 같은 것이 없거나. 분명 요원으로 키워지는 과정에서 지워져버린 것이 아닐까 추측만 할 뿐.
'하지만 유니언에게 들어오기 전의 평범한 시절의 기억 같은 것까지...?'
그 의문이 해결되기 전에 엘레베이터의 문이 열린다.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자들이 주문을 외치기도 전에 시리우스와 에이다가 그들을 주문과 석궁으로 쓰러트린다. 에이다는 헤르미온느의 반감을 우려하고 있는 것인지 전부 어깨나 무릎 같은 곳을 쏘고 있었다. 그것마저도 퀸란의 지시가 아닐까 생각하며 헤르미온느가 해리와 론을 부축해서 달린다.
"리덕토!"
시리우스의 진압 주문에 기둥이 무너지며 죽음을 먹는 자들의 진로가 잠깐 막힌다. 마법부 로비와 순간이동용 벽난로는 그들의 난입으로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었다.
"어서 가거라!"
시리우스가 마법 주문을 쏘아보내는 순간 죽음을 먹는자들이 기둥을 마법으로 폭파하고 달려온다. 에이다와 시리우스는 한쪽의 벽난로를 엄폐물 삼아 숨는다.
"으악!"
해리가 주문에 맞아 벽에 부딪힌다. 절단 주문에 당한 것인지 그의 어깨에서 피가 철철 흘렀다. 간신히 지팡이를 잡고 있긴 했지만 그 뿐. 론이 해리의 어깨를 잡고 벽난로로 몸을 순긴 후, 먼저 들어와 있던 헤르미온느에게 손을 내민다.
"헤르미온느! 어서 순간 이동을 해야 돼!"
헤르미온느가 론의 손을 잡는다. 그러나 이번도 똑같았다. 루모스 같은 초급 마법도 사용할 수 없는 판에 순간 이동 같은 고급 마법을 쓸 수 있을리가 없었다. 죽음을 먹는 자들의 주문이 그들이 숨어있는 벽난로 근처를 마구 두들기고 있었다.
"해리!"
시리우스가 뛰쳐나가려고 하지만 에이다가 그를 끌어당긴다.
"여기서 뛰쳐나가면 순식간에 죽을 겁니다."
"하지만 해리가!"
"블랙씨, 포터 군 앞에서 대부가 죽는 모습을 보여줄 참인가요?"
에이다가 시리우스를 단단히 붙잡고 있었다.
"헤르미온느! 뭐해!"
론은 순간이동을 쓸 수 없다. 할 수 있는 것은 해리와 헤르미온느 두 사람 뿐.
"나... 나는..."
"내가 할게..."
해리가 정신을 차린듯 힘없이 말한다. 그가 힘없이 지팡이를 휘두르자, 세 사람의 모습이 마치 한 점으로 빨려나가는 듯했다. 그들이 곧바로 사라져버린다.
"해리!"
시리우스가 외친다. 그가 보기에도 해리의 순간이동은 완전하지 못한 상태였다. 신체 분리까지는 나지 않더라도 알 수 없는 곳에 내쳐져버릴 것이다.
"쫓아가야 하오!"
"어떻게 말입니까, 블랙 씨. 도저히 불가능해요."
에이다의 말을 확인이라도 시켜주듯 주문이 그들 앞에서 연달아 터진다.
"가시죠."
"당신은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는거요? 걱정되지도 않소?"
시리우스가 급하게 주문을 쏘아낸다. 죽음을 먹는 자 두명이 그의 주문에 맞고 날아간다.
"그런걸 해봐야 소용 없기 때문입니다."
에이다의 차가운 대답. 시리우스가 입술을 깨물고 순간이동을 시전한다. 두 사람의 모습도 마법부에서 사라져버린다.
==
털썩, 하는 소리와 함께 헤르미온느가 바닥에 내동댕이쳐진다. 간신히 호흡을 가다듬고 일어난다. 그곳은 처음보는 숲이었다. 분명히 순간이동이 제대로 먹히지 않아 외딴 곳에 떨어진 것이다. 잘못된 순간이동의 여파인지 그녀의 변장도 지워져 원래대로의 얼굴로 돌아와 있었다. 망토도 찢어져 있었고 장비도 몇개 잃어버렸다.
"해리!"
헤르미온느와 론 두 사람이 해리에게 달려온다. 그의 어깻죽지가 찢어져 심한 출혈이 나고 있었다. 쇼크가 오고 있는 것인지 몸을 떨며 말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는 해리. 론이 그의 상처에 치료 마법을 사용한다.
"에피스키!"
아주 천천히 그의 출혈이 멎지만 그것뿐이었다. 상처는 그대로였다.
"치료약 같은건?"
"시리우스가 가지고 있었어."
론이 당황하며 말을 더듬는다.
"론, 고개 돌려."
"응?"
"고개 돌려. 그리고 보지마, 알았어?"
헤르미온느의 말에 론이 떨어져서는 고개를 돌린다. 헤르미온느가 소매를 걷어 올린 후, 의수의 손목 부분을 나이프로 그어버린다. 의수인데도 불구하고 날카로운 자상의 고통이 신경을 타고 흐른다.
"큿..."
의수에서 힐링 팩터형 나노 바이러스가 잔뜩 담긴 인공 혈액이 해리의 상처로 떨어진다.
"제발.. 제발.."
천만 다행으로, 의수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상처에도 듣는 모양이었다. 순식간에 그녀의 혈액이 해리의 혈액에 섞인다. 출혈이 완전히 멈추고, 나노 바이러스가 온몸을 누비며 신체를 구성하는 성분들을 상처 부위로 가져오고, 자체적으로 내장된 물질들을 이용해 상처를 재생시킨다. 30초도 되지 않아 어깨에 난 상처가 제 모습을 찾아간다.
"됐다..."
헤르미온느가 가슴을 쓸어내리며 다시 소매를 내린다.
"됐어, 이제 봐도 돼. 몸을 따뜻하게 해줘야 될 것 같아."
"알았어."
론이 끄덕이며 그가 두르고 있던 망토를 벗어 해리의 몸을 감싼다. 그리고 나서는 지팡이를 휘둘러 그의 몸을 따뜻하게 한다. 해리가 진정된 것인지 떨림을 멈춘다. 그렇지만 아직도 정신이 돌아오진 않은 모양이었다. 론은 이제서야 헤르미온느가 마법을 쓰지 않고 있음을 눈치챈다.
"헤르미온느?"
"왜?"
그녀도 위장용으로 두르고 있던 망토를 찢어 삼각대 대용품을 만든다. 그것도 이상했다. 마법을 쓴것도 아니었는데 망토를 손으로 찢는 것치고는 너무 쉽게 찢고 있었기 때문이다. 론과 헤르미온느가 일단 해리를 안정시킨다. 해리가 정신을 차린 듯 눈을 뜬다.
"빠져나온거야?"
두 사람이 기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헤르미온느가 슬리데린의 로켓을 꺼내 그들에게 보여준다.
"3개째야."
세 사람이 안도의 한숨을 쉰다. 마침 근처의 숲은 장작으로 쓸만한 나뭇가지들이 널려있었다. 이내 추위를 막기 위해 불을 피우고, 망토를 얼기설기 얶고 론이 마법으로 면적을 늘려 작은 텐트를 만들었다. 임시로 만든 것 치고는 꽤나 훌륭한 것이었다. 텐트 안쪽을 넓힐 수는 없었지만 그럭저럭 쓸만은 했다.
"어떻게 돌아가지?"
해리의 질문에 헤르미온느가 안대를 가리킨다. 지금까지는 감시 용도였지만 이제는 유니언이 안대에 숨겨진 추적장치를 통해 그들을 찾아올 것이다.
"이게 이런데서 도움이 되네."
세 사람은 잠시 말없이 앉아있었다. 지친 탓일까.
타닥, 타닥 타는 장작 소리만이 세 사람 사이를 채운다. 이내 질문을 꺼낸 것은 론이었다.
"헤르미온느, 왜 마법을 안 쓴거야?"
헤르미온느가 그의 시선을 피한다.
"아까 디멘터도 그렇고, 순간이동도 그렇고, 너답지 않아."
"미안해."
헤르미온느는 단지 그렇게 말할 뿐이었다. 론이 잠시 주저했지만 이내 다시 묻는다.
"혹시 그 유니언이라는 사람들이 그렇게 시킨거야? 그렇다면 우리와 함께 가도-"
"그런게 아냐."
"그럼?"
헤르미온느가 침묵을 지킨다. 해리가 아직도 정상이 아닌 몸을 일으키며 묻기 시작했다.
"헤르미온느, 넌 학년 최고의 마녀잖아. 네가 마법을 안 쓴다면 분명 이유가 있을거라고 생각해."
"안 쓰는게 아냐!"
헤르미온느가 갑자기 소리 지르며 일어난다.
"뭐...?"
"안 쓰는게 아냐. 못 쓰는 거야."
두 사람이 잠시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보았다.
"못 쓴다니? 네가? 하지만 말도 안 돼. 우리 중에 제일 마법을 잘 쓰는건 너잖아?"
헤르미온느가 지팡이를 꺼낸다. 그녀가 굳은 표정으로 중얼거린다.
"루모스."
아주 희미한 불빛이 지팡이에서 흘러나왔다가 사라진다. 장작불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희미한 불빛이었다. 그녀가 무기력한 말투로 대답한다.
"알았어? 난 이제 마법을 못 써."
"하지만 왜?"
"왜냐하면..."
헤르미온느가 마른 침을 삼킨다. 스스로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을 다른 사람들, 그것도 이 둘 앞에서 인정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헤르미온느의 마법은 항상 결정적인때 도움이 되었다. 해리나 론이 모르는 주문들을 꺼내서 최악의 상황을 여러번 돌파해 왔던 그들이었다. 그녀가 천천히 말을 이어간다.
"...왜냐하면 난 이제 마법 같은 걸 믿지 않기 때문이야."
해리와 론이 말도 안된다는 표정을 짓는다.
"헤르미온느! 말도 안 돼. 머글이나 할 소리잖아. 지금까지 5년이나 공부해왔으면서 왜그래? 그럼 아까 해리의 치료는 어떻게 한거야?"
헤르미온느의 표정이 절망적으로 변한다. 그녀가 소매를 걷어올리자, 두 사람이 놀란다. 누가 봐도 사람의 팔이 아닌 것이 붙어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가 아까의 나이프를 꺼내 살짝 긋는다. 피가 조금 흘렀지만, 이내 상처가 마치 마법을 쓴 것처럼 닫혀버린다.
"이렇게."
"그게... 뭐야?"
론이 더듬거리며 묻는다. 마법사 세계에도 마법의 눈이나 마법이 걸린 의족이 있었지만 그런 것은 처음 보았기 때문이었다.
"그 사람들이 만들어준거야."
"하지만 왜...?"
헤르미온느의 눈동자에 눈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마법을 못 쓴다는 것에 더해, 멍청하게 부활의 돌을 쓰려다가 팔 한쪽이 완전히 망가진 것까지. 거기까지 자기 입으로 도저히 이야기 할 자신이 없었다.
"덤블도어 교수님께 물어봐."
그녀가 텐트를 나서려다가 돌아서서 안대를 주저하며 벗어 던진다.
"이게 있어야 그 사람들이 찾아올테니까 여기 있어."
두 사람이 그녀의 얼굴을 응시한다. 누가 봐도 비정상적인 모양과 색인 눈동자.
"이건 너희들을 마법부에서 구해올 때 생긴거야. 고마워 하지 않아도 돼. 난 갈게."
그녀가 울음이 섞인 말을 던지며 텐트에서 나선다.
"헤르미온느!"
뛰쳐나가는 그녀를 론이 쫓는다. 해리는 일어서려고 했지만 고통 때문에 몸을 일으키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가 헤르미온느의 손을 잡아 돌려세운다.
"그런거 상관 없으니까 일단 있어봐. 어떻게든 돌려놓을 방법이 있을거야."
"없어."
헤르미온느가 단언한다. 론이 그녀에게 다가서지만 헤르미온느가 그의 손을 쳐낸다.
"따라오지마."
"헤르미온느. 제발. 진정하고 생각해봐. 너답지 않아!"
"말했어. 따라오지마."
그녀가 론을 쳐다보며 천천히 뒷걸음질친다. 우습게도 그녀는 마치 마법을 쓰겠다는 듯이 그에게 지팡이를 겨누고 있었다. 버릇일까, 아니면 집착일까. 해리가 황급하게 텐트에서 비틀거리며 나오지만 이미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그들을 뒤로 하고 그녀는 들리지 않게 울음을 참으며 뛰어갔다.
이건 7권 내용 아님?
ㄴ ㅇ 대신 시점은 5권 뭐 ㅅㅂ 그럼 내가 2년짜리 스토리라도 쓸줄 알았니! 얼른 호크룩스 부수고 끝내야지!!!
적당히 고쳐서 스깐 것 같음
5권에 6~7권 사건이 다 일어나다니!
졸업도 안 했는데!
다음은 그린고트였나
전개 속도가 ㄷㄷ
히이잉
헤르미온느 불쌍해여
근데 이제 3개 남은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