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고오귀한 태생으로 세계평화를 위해 노오오오오력했지만
결국 세상에 배신 당하고 불합리한 폭력이 수반된 대참사에 모든 것을 잃고 부서진 모 조직 비쇼죠 지휘관 출신 여주가 되어
헤어진 동료들을 다시 모으고 조직을 재건하며 사태의 진상을 파악한 끝에 숨은 적을 찾아 복수하는 그런 컨셉.....
은 뭐 솔직히 변명이고
메기솔5의 그 사건을 당한 T모 양 같은 (사실상 그 자체인) 히로인이 메챠쿠챠 안타깝게 고생하는 그런 걸 (해)보고 싶었음
심지어 이런 컨셉에 미쳐서 쓰고 그린 게 어제오늘만이 아니라, 마침 이상성애자 소굴로 악명 높은 턀갤이라길래 조심스레 풀어봅니다.
불길, 총성, 비명, 시체, 다시 총성이 들리더니-
길고 무시무시했던 꿈은 갈매기 울음 섞인 소독약 냄새 속에 천천히 무너졌다.
그 소녀, 대령 양은 입에 붙은 인공호흡기가 문득 갑갑해졌다.
비쩍 마른 손이 위생 이불 밑을 헤매고, 허리 뒤로 정글 같이 뻗은 긴 머리카락을 정글처럼 빠져나간다.
대령 양은 십여 초 걸려 겨우 잡은 호흡기깔때기를 벽돌 드는 마냥 덜덜거리며 잡아뗐다.
스스로 마신 숨은 얼마나 오랜 만인지.
앙칼진 바닷바람 한 뭉터기가 대령 양의 마른 목에 들이치니 헛기침이 몰아쳤다.
“콜록! 크흑! 호흡기?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죠?”
풀린 동공이 천장 비닐 커튼레일을 따라 창문 밖에 다다르자 이 환자가 뻗은 침대 위, 어느 병실 구석진 창가가 명확해졌다.
삐걱대는 목을 애써 돌려 창틀 너머를 보자 괭이갈매기 하나가 눈이 맞아 깍깍거렸다.
모든 것이 제대로라면 대령 양은 기지 안에 있어야 했다.
납치? 뭐 대령 양이 하는 일이 일인 터라 그럴 수도.
아니, 차라리 어디 으슥한 데에 묶인 채로 일어났다면 말을 않았다.
소재 모를 병실, 것도 바닷가라니.
밤새 대령 양 저도 모른 사고를 당한 거면 부하 한 명이 옆에 있어야 할 테다.
그러나 대령 양은 지금 혼자였다.
뭐가 뭔지 몰라 현기증이 살짝 일었다.
“저기, 아무도 없어요? 누가 대답 좀 해요!”
대령 양은 몸을 돌아 세우려고 시도했지만 어깨, 팔, 목, 어느 곳도 힘이 실리지 않았다.
“으윽… 제발… 일어나야 해!
대령 양이 아랫입술 굳게 물며 없는 힘을 계속 주려드니 삭은 뼈마디가 지끈거렸다.
한 번 눌린 가위 참 오래 간다. 그래, 가위 하니 깨기 전의 그 소름 끼치는 환각들은 뭐고 저는 잠에 빠지기 전 무슨 일을 당한 건가.
마치 독한 술을 들이붓고 뻗은 뒤 홀딱 벗은 채로 깬 주당처럼, 망각 사이 지나가버린 것에 불안이 피어났다.
대령 양은 주체 못할 허리를 틀다 말고 창문 유리 위로 서린 허깨비를 알아차렸다.
“어라?”
왠지 많이 본 잿빛 머리카락 아가씨가 대령 양을 마주하고 있었다.
분명 열 일곱 생일 치루고 얼마 안 된 대령 양과 달리 저 아가씨는 병상 신세 몇 년은 찌든 티가 역력했다.
갓 무덤을 나온 시귀 같은 상처투성이 퀭한 몰골이 그저 안타까웠다.
지금 대령 양 같은 수술복을 입은 것만 빼면 말야.
“붕대?“
다름 아닌 붕대. 저 망할 놈의 붕대.
대령 양을 갉던 불안이 공포로 굳어버렸다.
"이게 왜 눈에, 아야! 으윽! 흐아아아?”
대령 양은 잠깐 오른 눈 위에 손을 올리더니, 허겁지겁 떼며 헐떡거렸다.
이마를 거쳐 오른 눈을 사선 긋듯 감긴 무명 천 위로 뭔가 축축한 것이 묻어났다.
대령 양 가슴 속에 역한 감정이 끓어올랐다. 혼란, 당혹, 모멸.
제가 어제 뭔 일을 당한 건지 모른 여자아이한테 이 이상 무슨 반응을 바라랴.
“보, 보이지 않아! 오른 눈이 안 보여?”
대령 양이 벗다 만 붕대 아래 왼쪽은 흐리게나마 빛이 쬐건만, 오른쪽은 눈꺼풀로 가린 살색 또는 핏빛도 없었다.
밝거나 어둡거나 한 것도 모를 공허, 뭔가 반응을 느끼려 할 때마다 드문드문 치미는 안와의 통증 밖에 없었다.
대령 양은 주체 없이 떠는 가슴을 움켜쥐며 암흑 앞에 있던 것들을 생각해냈다.
불길, 총성, 비명, 시체….
테러였다. 적습이 있었다.
그때 그 기지를 지키던 사람들 절반이 죽어나갔다.
대령 양은 어떻게든 빠져나가려 시도했지만-
“우욱!”
한 차례 큰 헛구역질이 병실 안을 흔들었다.
대령 양은 두 손을 포개 부푼 입을 틀어막았다.
기껏 초점 잡은 동공이 경련하며 대령 양이 보는 세상을 흐트러뜨렸다.
밑도 끝도 없는 총성이 고장 난 카세트마냥 늘어져 대령 양의 귀를 흔들었다.
불길, 총성, 그 다음….
아아, 생각났다.
누가 피하라며 소리치더니 폭발이 일어났다.
잠깐, 부하들은 무사하던가? 그보다 사고는 언제 터진 거고?
지난 밤? 글쎄, 당장 거울을 봤을 때 뭐를 봤더라?
병상에 몇 년 찌든 아가씨. 그래, 몇 년 찌든.
얼마나 지난 거야?
설마 아니겠지? 아닐 거야. 그럴 리 없어. 그럴 리 없어.
만약 대령 양의 곁눈에 그 신문이 보이지 않았다면 자리를 박찼을까?
만약 신문 년월일이… .
마침내 닥친 착란이 대령 양의 없던 냉정도 증발시켰다.
“돌아가야 해요! 여기서 나가야 해!”
대령 양은 비명을 터뜨리며 이부자리를 반쯤 감은 채로 침대 밖을 뛰쳐나갔다.
물론 착란상태라고 없는 힘이 생기겠나, 대령 양은 몇 걸음 못 가 비참하게 엎어졌다.
고작 일이 미터 높이건만 땅에 박은 어깨가 얼얼했다.
천만에, 그딴 거에 신경 쓸 때랴.
다들 기다리는데, 살아남은 모두가 기다리는데.
이딴 정체 모를 곳에 갇혀있을 소냐.
대령 양은 마른 두 팔을 허우적거리며 바닥을 기어갔다.
팔에 비해 몸이 무겁지만 숨을 고르며 끄니 어찌어찌 앞으로 나아갔다.
슬슬 다리도 움직여볼까, 대령 양은 허리 아래 미약한 감각을 곤두세웠다.
팔을 뻗고, 오른 다리를 움츠리고, 다시 팔을 뻗고-
어 잠깐.
대령 양은 뭔가 빠진 것을 알아차리고 바닥을 기다 말고 멈춰 돌아누웠다.
엉망으로 감긴 이불은 어느 새 벗겨져 대령 양의 하반신, 하나가 모자란 대령 양의 바짓가랑이를 드러냈다.
오른 다리. 허벅지부터 발 끝까지 문제 없었다.
왼 다리. 왼 다리? 그냥 감겨 있는 채로 남아있었으면.
왼쪽 무릎 아래 바지자락이 움푹 꺼져 있었다.
“이게… 뭐야….”
대령 양은 오른 눈과 같이 부조리로 사라진 현실, 왼쪽 무릎 밑을 한참 동안 쳐다봤다.
“농담이죠? 하, 그래 농담이요…."
대령 양이 빈 눈을 하고 웃던 말던, 왼쪽 무릎 아래 감각이 되살아나는 일은 없었다.
아냐, 아냐, 아냐. 이래서 안 된다고.
“누가, 누가 이건 아니라고 말해주세요!”
대령 양은 이를 덜덜 떨며 왼쪽 무릎에 손을 댔다.
여전히 마술은 없었다.
“이제 싫어! 그만! 그만!”
대령 양은 목을 들어 한껏 절규한 직후, 서서히 돌아누워 몸을 웅크렸다.
눈을 가려봤자 여전하겠지만 그대로 보는 것도 못할 참상에 더는 착란할 여유도 사라졌다.
그저 팔꿈치로 귀를 막고, 손을 모아 낯을 가린 채 흐느끼는 게 전부.
“흐윽… 흐으으으….”
결국 이 참상의 총합이 말하는 사실은 간단했다.
한때 세상을 지키려던 아가씨는 실패했고, 이제 두 번 다시 집에 갈 수 없다.
근데 내가 이걸 왜 지금 여기서 한탄이나 하고 있느냐면, 별 거 없음.
1. 여태 티알이라는 것과 인연이 없었음.
2. 막상 하려 해도 뭔 티알을 써서
3. 누가 나서서 나랑 이런 컨셉을 해줄지 모름
4. 그렇지만 이상성애 컨셉 쩌는 거 올리면 감탄 받는 이상성애갤이라 글이나마 써봄.
밑에 짤 맘에 든다
이거 새비지로 단점 잔뜩 박고 시작하면 되겠네
헉 그런 방법이
근데 새비지 단점의 단점은 단점 박은만큼 장점도 얻어야함;